텃밭이라고 하기엔 좀 그런 텃밭 이야기 (1)
코로나 시절 손을 놓아 버린 탓에, 예닐곱 평 남짓한 텃밭은 한동안 그저 잡초밭에 불과했다. 그래도 잡초가 지나치다 싶으면 대충 정리하곤 했다. 오가는 동네 사람들 눈에는 아마도 ‘저 집은 잡초를 가꾸는구나’ 싶었을 것이다. 게으른 텃밭지기의 전형이었다.
그러다 올봄,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스스로도 알 수 없지만, 모처럼 마음을 다잡고 잡초를 죄 뽑아낸 뒤 감자를 심었다. 큰 기대는 없었다. 그러나 척박한 땅에서도 저버리지 않는 감자의 성질 덕분이었을까, 크진 않아도 조막만 한 알들이 상자 반쯤은 채웠다.
그 후 텃밭은 다시 방치되었다. 잡초가 무성하게 자란 밭을 지난주에 다시 뒤엎고, 예전에 사 두었다 남겨 둔 무씨를 뿌렸다. 흙도 좋지 않은 데다 코로나 이전에 산 씨앗이니, 싹이 나지 않아도 그러려니 했다.
어제는 하루 종일 촉촉한 비가 내렸다. 오늘 아침에 나가 보니 초록빛이 돋아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