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이라고 하기엔 좀 그런 텃밭 이야기 (5)
내 밭이라 부르지만, 사실 텃밭이라고 하기도 어정쩡하다. 긴 자루 호미로 흙을 긁다 보면 15분이면 잡초가 사라진다. 하루 15분. 아니, 굳이 매일일 필요도 없다. 일주일에 한두 번만 마음을 내주면, 잡초가 무섭다느니 전쟁이라느니 괜한 투덜거림은 사라진다.
그걸 알면서도 손이 가지 않던 시절이 있었다. 씨앗을 뿌릴 마음 자체가 스러져 버린 듯, 토마토도 오이도 감자도 내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삼 년쯤은 그렇게 흘려보냈다. 가끔 무슨 바람이 불어 하루 씨앗을 뿌려도, 결국 방치한 채 잊어버리곤 했다.
이제는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들선들 가을 냄새가 스민 바람이 분다. 텃밭이라 하기에도, 정성이라 하기에도 부족한 내 밭에서 흰무와 빨간무가 자라난다. 하루 15분 남짓한 내 마음을, 어쩌면 그것조차 모자란 정성을, 흙이 묵묵히 받아들이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