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이라고 하기엔 좀 그런 텃밭 이야기 (6)
아침 일찍 무에게 물을 주었다. 텃밭이라고 하기엔 좀 그런 텃밭이지만, 어느새 있을 것들은 다 모여 있는 듯하다.
빨간 무는 제 빛깔을 닮아 간다. 밑둥은 제법 튼실해졌고, 잎은 그늘을 드리우며 작은 천막 같기도, 햇빛을 받아내는 태양광 패널 같기도 하다.
흰무는 수난이다. 잎사귀는 배짱이에게 갉혀 반쪽이 되었고, 정체 모를 애벌레들이 드나든 흔적은 작은 구멍으로 송송 남아 있다.
설 익은 가을이 익어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