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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나에서의 7일간의 특별한 여행

by 김성훈


아내와 함께 오랫동안 꿈꿔왔던 오스트리아의 수도, 비엔나. 이번 여행은 미국 포틀랜드에 사는 여동생 부부와 함께했다. 비엔나는 세계적인 문화 예술의 중심지이자 유럽에서 가장 매력적인 도시 중 하나로 손꼽힌다. 과거와 현대가 조화를 이루며 깨끗하게 정돈된 이곳은 모차르트, 베토벤, 슈베르트와 같은 음악 거장들이 활동했던 도시이자, 웅장한 궁전과 아름다운 건축물들이 곳곳에 자리한 곳이다.


이번 여행을 통해 우리는 비엔나가 어떻게 이토록 찬란한 문화적 유산과 도시 인프라를 갖춘, 세계인이 부러워하는 도시가 되었는지 직접 경험하고 싶었다.


합스부르크 왕가의 유산이 남아있는 도시

비엔나가 문화와 예술의 중심지가 된 배경에는 오랜 역사를 가진 합스부르크 왕가의 영향이 크다. 이들은 13세기부터 유럽 정치 무대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오스트리아를 유럽의 중심지로 성장시켰다. 15세기 말부터는 신성 로마제국의 수도 역할을 하며 정치, 경제, 문화의 핵심 도시로 자리 잡았다.


특히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는 교육과 예술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비엔나를 국제적인 문화 도시로 발전시켰다. 그녀의 정책 덕분에 수많은 예술가들이 비엔나에서 활동할 수 있었고, 공공 극장과 박물관이 세워졌다.


이번 여행에서 방문한 호프부르크 왕궁, 쇤부른 궁전, 벨베데레 궁전은 오스트리아 황실의 화려한 역사와 문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명소였다. 궁전의 웅장함과 아름다운 정원은 마치 한 시대를 여행하는 듯한 기분을 들게 했다.



클래식 음악의 수도, 비엔나

비엔나는 단순한 관광 도시가 아니라, 음악의 수도로 불릴 만큼 클래식 음악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 초반까지 모차르트, 하이든, 베토벤 같은 거장들이 비엔나에서 활동했으며, 이후 요한 슈트라우스 2세가 왈츠 음악을 발전시키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에는 구스타프 말러, 아르놀트 쇤베르크,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등 혁신적인 작곡가들이 활동하며 음악적 변화를 주도했다.


이번 여행에서 우리는 비엔나의 대표적인 음악 명소인 국립 오페라극장(Staatsoper)을 방문했다. 마침 베르디의 오페라 '아이다'가 공연 중이어서 여동생 부부와 함께 감상했다. 웅장한 무대와 감미로운 오케스트라의 연주, 뛰어난 성악가들의 공연은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했다.


새해에는 집에서 TV로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새해 음악회를 시청했었는데, 이번 여행에서는 비엔나의 공연장에서 직접 음악을 들을 수 있어 더욱 특별했다.



비엔나의 건축과 미술, 그리고 예술

비엔나는 뛰어난 건축물과 미술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우리는 먼저 성 스테판 대성당(St. Stephen’s Cathedral)을 방문했다. 중세 시대에 건립된 이 성당은 비엔나의 상징적인 건축물 중 하나로, 높은 첨탑과 화려한 모자이크 지붕이 인상적이었다.


이후 우리는 18세기에 지어진 쇤부른 궁전과 벨베데레 궁전을 방문했다. 궁전 내부의 화려한 장식과 정원의 조경은 과거 합스부르크 왕가의 위엄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비엔나의 또 다른 매력은 미술이다.

우리는 알베르티나 미술관(Albertina Museum)을 방문하여 미술책에서만 보던 피카소와 모네 등의 명작을 직접 감상할 수 있었다. 또한 구스타프 클림트(Gustav Klimt)와 에곤 실레(Egon Schiele)의 작품도 전시되어 있어, 20세기 초 비엔나 미술의 흐름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비엔나의 카페 문화와 도시의 매력

비엔나는 단순한 역사 유적지가 아니라, 현대적인 도시 생활과 문화 이벤트가 조화를 이루는 곳이다.

특히 이곳의 카페 문화는 매우 특별하다. 우리는 카페 센트럴(Café Central)에서 커피와 함께 달콤한 디저트를 즐겼다. 이곳은 19세기부터 많은 예술가와 철학자들이 찾던 곳으로, 지금도 클래식한 분위기와 함께 품격 있는 휴식을 제공한다.


비엔나는 유럽에서 삶의 질이 가장 높은 도시 중 하나로 꼽힌다. 현대적인 편의시설과 전통적인 문화유산이 균형 있게 공존하며, 도시 곳곳에서 열리는 다양한 문화 행사와 축제도 비엔나를 더욱 매력적인 곳으로 만든다.


다음 여행지, 부다페스트로 이동

일주일간 비엔나에서 열 곳 이상의 유명 관광지를 돌아보며 예술과 음악이 살아 숨 쉬는 도시를 마음껏 즐겼다.

이제 여동생 부부와 함께 다음 여행지인 헝가리 부다페스트로 이동할 차례다. 유로스타 열차를 이용하면 약 3시간 반이 걸린다.


비엔나는 우리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아름답고 감동적인 도시였다.

언젠가 다시 한 번 이곳을 찾아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감상하고, 비엔나의 낭만적인 거리를 거닐고 싶은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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