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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인생 시계는 몇 시쯤 일까?

by 김성훈


한때는 늘 청춘일 것만 같았다.

언제까지나 청춘으로 살아갈 줄 알았다.

그러나 어느 날 ‘덜컥’ 오십을 맞았고, 예고 없이 인생의 전반전이 끝났다.

눈 깜짝할 사이 육십이 넘었고, 인생의 후반전도 빠르게 지나고 있다.

이제는 남은 시간이 얼마인지 생각을 해야 하는 나이가 되었다.

앞으로 가야 할 길에 얼마나 시간이 남았을까?

그 길 위에서 나는 무엇을 하면서,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참 많이 받기만 하는 삶을 살았다.

나는 지난날을 되돌아 보면 참 많이 받고 살아왔다.

젊었을 때는 그것이 당연한 줄로 생각을 했었다.

부모님께 받은 사랑, 친구들에게 받은 우정, 사회와 직장에서 받은 기회.

나는 그것을 누리기만 했고, 고마운 줄은 모르고 바쁘게만 살았다.


바쁘다는 이유로, 여유가 없다는 이유로, 주변을 돌아보는 여유도 없이.

그저 앞만 보고 달려왔고, 성공만을 위해 살아왔다.

하지만 이제는 알겠다.

내가 받은 것만큼 세상에 고마움을 느끼지 못하면, 이 삶이 불완전할 것임을.

내가 받기만 하고 누려온 것들이 나 혼자만을 위한 것이 아닌 나누고 베푸는 삶을 살아가야 하는 것을 느낀다.

나눌 수 있을 때 나누고, 도울 수 있을 때 돕고, 배려할 수 있을 때 배려해야 한다.

인생은 네 시기로 나누는 삶이다.

영국 사회학자 피터 라스렛은 인생을 네 단계로 얘기했다.


1기는 출생부터 교육까지 – 의존과 배움의 시기

2기는 취업부터 은퇴까지 – 독립과 책임의 시기

3기는 퇴직 후부터 건강이 허락되는 동안 – 자기 성취의 시기

4기는 건강이 악화된 후부터 세상 뜨기까지 – 다시 의존의 시기


이제 나는 제3기의 문턱을 넘어섰다.

가족을 부양하며 생활전선에서 바빴던 시기를 지나, 이제는 진정 내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는 시간이다.

하고 싶었던 일, 꿈꿨던 일, 끝내지 못한 일들을 마저 할 수 있는 시기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주변을 돌아보며 도와준 이웃에게 고마움을 되돌려주는 시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삶을 살아가는 힘의 원천은 무엇인가

어려운 일이 와도 버틸 수 있었던 힘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젊었을 때는 그것이 노력과 의지라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게 생각이 든다.


그 힘은 감사에서 온다고 생각이 든다.

내가 더 힘든 상황에 처하지 않았음을 감사하는 것.

내가 견딜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는 것.

그러면 세상을 살아가 지혜가 생긴다.


지금 힘들다고 느낀다면, 어려운 터널을 아직 다 지나온 것이 아니다.

나는 그 터널을 지나보지 않은 사람에게 "나는 가장 힘들다"라고 말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았다.

다만, 힘들다고 느낄 뿐이다.

그러나 나는 지금 힘든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

당신은 지금 잘하고 있다.

버티며 살아가고 있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것이다.



부드럽게, 유연하게 살아가야겠다.

내가 좋은 생각을 가지면 어긋날 일이 없고,

부드러운 말을 한다면 다툴 일이 없으며,

경청하는 귀를 가지면 화날 일이 없고,

겸손과 배려의 마음을 가지면 불편한 일이 없다.


인생은 강한 사람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부드러운 사람이 끝까지 살아남는 것이다.

물처럼 유연한 사람이 결국 모든 어려움을 넘는다.


"상대와 친해지고 싶다면 공통점을 찾고,

상대와 멀어지고 싶다면 차이점을 찾아라."

살아보니, 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누가 맞는가’가 아니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것이었다.

너무 앞서가려 하지 말고, 너무 서두르지 말자.

세상은 빨리 가는 사람이 이기는 것이 아니라,

바른길로 끝까지 가는 사람이 최후의 승자가 되는 것이다.


생각이 운명을 결정한다

나는 젊었을 때 생각이 중요하다는 말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생각과 말을 조심하고

행동과 습관을 조심하면

성공과 운명이 된다는 사실을,

나는 내 삶을 바꾸고 싶다면,

내 운명을 바꾸고 싶다면,

생각부터 바꿔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

누구나 지금 힘들다면, 잘하고 있는 것이다.

포기하지 않고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면, 그 사람은 대단한 것이다.


그것이 비록 큰 도전이 아니더라도, 그것이 비록 사소한 일일지라도, 지금 괴로울 만큼 힘들다면,

그 사람은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삶이다.

그러니, 지금 힘들다면, 잘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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