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치열한 사회생활을 하며 살아가다 보면 어느 시점에 이르러 은퇴를 맞이하게 된다. 시기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5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평생 해왔던 일에서 물러나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된다.
은퇴는 단순한 끝이 아니라, 삶의 큰 전환점이다. 이제는 조직과 일 중심의 삶에서 벗어나 가족, 친구, 이웃과의 관계를 다시 맺고, 바빠서 미뤄두었던 배움이나 취미 생활에도 도전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 젊은 시절엔 자주 만나지 못했던 옛 친구들과의 만남도 다시 이어지고, 새로운 동호회나 모임에서 관계의 폭도 넓어진다.
하지만 은퇴가 곧 여유롭고 즐거운 삶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나이 들어감에 따라 주변 지인 중에는 건강상의 문제를 겪거나, 큰 병으로 인해 모임에 나오지 못하는 이들도 생겨난다. 사람마다 살아온 환경과 건강 습관에 따라 은퇴 이후의 삶의 질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은퇴는 곧 생활 패턴의 대변화를 의미한다. 규칙적인 직장생활이 사라지면서 운동량이 줄고, 정신적으로는 공허함과 우울감을 느끼기 쉬운 시기이기도 하다. 이처럼 신체적·정신적 변화가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은퇴 이후에는 그 어느 때보다 건강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 운동과 식습관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마음'가짐이다.
비중을 두자면, 음식과 운동은 20%에 불과하고, 마음의 상태는 80%를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긍정적이고 감사하는 마음은 면역세포를 활성화시켜 건강을 지키지만, 분노, 미움, 원망, 두려움, 불안 같은 부정적인 감정은 오히려 몸속에 독이 되어 질병을 일으킨다. 실제로, 암세포에 ‘정상 세포로 돌아가라’는 긍정적인 마인드 컨트롤을 하면 암세포 성장이 40%나 억제된다는 실험 결과도 있다.
우리 몸은 독사의 독처럼 독을 따로 배출할 구조가 없어, 부정적인 감정으로 생성된 독성 물질이 몸속을 돌며 결국 약한 곳에 질병을 일으키게 된다. 간암 진단을 오진받았던 한 사람은, 실제로 병은 없었지만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절망으로 인해 급사한 사례도 있다.
동의보감의 허준 선생은 “마음이 산란하면 병이 생기고, 마음이 안정되면 병도 저절로 낫는다”라고 했다. 이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진리이다.
실제로 평균 수명이 가장 높은 직업군은 스님, 목사, 신부 등 종교인들이라고 한다. 이들은 스스로 마음을 다스릴 줄 아는 사람들이다. 고대 중국의 사상가 공자, 맹자, 노자 역시 장수한 인물들이었는데, 그들 역시 마음을 잘 다스린 대표적인 사람들이다.
현대 의학에서도 가장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는 방법은 ‘감사하는 마음’이라고 강조한다. 감사를 일상화하는 삶은 스트레스를 줄이고, 행복감과 면역력을 높여준다.
은퇴는 인생의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다.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남은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 긍정적인 마음가짐, 스트레스 관리 기술, 사회적 관계의 유지, 자기 돌봄과 꾸준한 배움이 은퇴 후의 삶을 더욱 풍요롭고 만족스럽게 만들어 준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을 주저하지 말고, 자신만의 삶의 리듬을 찾아가길 바란다. 은퇴는 ‘쉬는 시간’이 아니라 ‘내 삶의 주인이 되는 시간’이다. 오늘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새로운 삶의 여정에서 건강하고 행복한 나날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