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의 추위가 한낮의 햇살에 스며들며 조금씩 누그러지는 오후, 움츠렸던 마음도 문득 느슨해짐을 느낀다. 이럴 때 가만히 생각해 본다.
‘나는 지금 이 여유를 어떻게 누리고 있는가? 혹시 다가올지도 모를 어려움을 잊고 있는 건 아닐까?’
삶은 균형을 필요로 한다.
풍족할 때는 부족함을 떠올려 절제해야 하고, 그 절제는 단순히 물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일상의 여유, 건강, 주변 사람들의 마음까지 소중히 아껴야 한다.
건강도 마찬가지다.
젊음으로 가득 찬 시절에는 마치 삶이 끝이 없는 것처럼 무리하게 살기 쉽다. 밤을 지새우거나, 폭식과 폭음을 아무렇지도 않게 반복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프고 나면 비로소 깨닫는다. 그동안 얼마나 내 몸을 소홀히 대했는지. 건강은 뒤늦게 후회하지 않기 위해 지금 돌봐야 한다. 가벼운 운동 한 번, 잠깐의 휴식도 내일의 나를 위한 준비다.
권력 또한 그렇다.
권력을 쥔 사람은 종종 거대한 파도처럼 보인다. 파도는 모든 것을 삼킬 듯 위세를 떨치지만, 결국에는 조용히 물러가 바다에 스며든다. 권력도 이와 다르지 않다. 한때의 자만심을 경계하고, 물러날 때를 준비하며 겸손을 배우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돈도 다르지 않다.
풍족할 때 우리는 흔히 헛된 낭비를 한다. 그러나 진정한 부란 ‘부족할 때를 염두에 두는 마음’에서 비롯된다. 여행을 떠나기 전 차곡차곡 준비물을 챙기듯, 삶에서도 미래를 위한 빈틈없는 준비가 필요하다.
젊음이 영원할 것처럼 착각하지만, 결국에는 늦가을 석양처럼 인생의 황혼을 맞이하게 된다. 그러니 오늘의 열정을 헛되이 흩뿌리지 말고, 늙은 내일을 그려보며 묵묵히 걷는다면, 노년의 삶도 한결 평안해질 것이다.
배움 또한 평생 함께하는 친구다.
많은 사람이 공부를 특정 시기에만 필요한 일로 여기지만, 진정한 배움은 기회가 아니라 삶의 자세다. 행복을 배우고 마음에 담아둔다면, 불행이 찾아와도 그것이 든든한 밑천이 된다.
사랑은 또 다른 이야기다.
누군가의 사랑을 받는 것은 달콤하지만, 그 이면에 상처와 미움도 숨어 있다. 받는 사랑보다 주는 사랑이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받은 사랑을 다른 이들에게도 전한다면, 세상은 조금 더 따뜻해질 것이다.
삶은 만남과 이별, 안정과 불안정, 편안함과 불편함이 교차하는 여정이다. 그 대비와 준비가 내일의 행복을 가능하게 하고, 오늘의 삶을 더욱 깊이 있게 만든다.
타인을 이해하는 마음의 여유, 그리고 배려.
내가 평안할 때 힘든 이웃에게 손을 내미는 마음은 단순한 친절을 넘어, 삶의 진정한 선물이 된다.
창밖의 겨울바람을 느끼며, 그 뒤에 숨어 있는 봄을 준비하는 것처럼, 오늘의 여유와 풍요 속에서도 내일을 생각하는 삶이야말로 우리를 단단히 지탱해 주는 힘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