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일들은, 결국 내 마음먹기에 달렸다.

by 김성훈


모든 세상의 일들은 내 마음먹기에 달렸다.

이 말을 나는 살아오면서 수없이 되뇌어 왔고, 또 한 해가 저물어 가는 이 시점에서 다시 한번 깊이 실감하게 된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신기하리만치 같은 상황에서도 느끼는 바가 사람마다 제각각임을 깨닫게 된다. 똑같은 날씨, 비슷한 세상의 일들을 보면서도 누군가는 한숨을 쉬고, 또 다른 누군가는 감사의 마음으로 하루를 지낸다. 바쁜 도심의 한복판을 걸을 때도 어떤 이에게는 사람들과 자동차 소음이 곧 스트레스이지만, 또 다른 사람에게는 “이것이 바로 사람 사는 세상의 냄새”라며 미소를 짓기도 하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일까.

환경도, 조건도,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은데 삶의 체감온도는 왜 이렇게 다르게 느껴질까. 그 답은 결국 ‘마음먹기’라는 단순한 말로 생각된다.

세상은 늘 그 자리에 있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내 마음의 방향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하루하루가 버겁게 느껴지는 날에도 “그래도 이 정도면 잘하고 있잖아” 하고 자신을 다독이는 사람에게 세상은 조금 더 밝게 빛난다. 반면 매사에 “왜 나만 이렇게 힘드냐”며 투덜거리는 사람에게는 같은 하루가 더없이 무겁게 느껴진다.

프랑스 철학자 몽테뉴가 “고통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이미 그 두려움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아직 오지도 않은 불안과 걱정이 마음속에서 먼저 자라나, 현실보다 더 큰 무게로 우리를 짓누르곤 한다.


이런 생각은 손녀를 돌보며 더욱 또렷해졌다.

손녀가 처음 걸음마를 떼던 날, 손녀는 실제로 넘어진 적도 없는데 괜히 “혹시 넘어지면 어쩌나” 하고 내 마음이 먼저 조바심을 냈다. 넘어질지도 모른다는 상상이 앞서 걱정부터 했던 것이다. 그러나 손녀가 다시 꼿꼿이 일어서는 모습을 보며 깨달았다. 내가 해야 할 일은 미리 불안해하는 것이 아니라, “넘어져도 괜찮아. 다시 일어나면 돼” 하고 믿어주며 지켜보는 것이었다. 그 순간, 아이보다 내가 더 배웠다.



박완서 작가가 “무심히 스쳐 가는 소리에도 오래 귀 기울이면 삶을 지탱하는 힘이 깃들어 있다”라고 말한 것처럼, 순간순간 마음을 닫지 않고 천천히 들여다보면 우리가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곳에서 길이 열리기도 한다. 서두르지 않고, 미리 겁먹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 속에서 삶은 조금씩 균형을 되찾는다.

결국 매사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태도는 자기 자신을 믿는 마음에서 비롯된다. 포기하기 전에 다가올 희망을 한 번 더 떠올려 보는 일, 하찮아 보이는 사소함 속에서도 의미를 발견하려는 마음, 그런 선택들이 쌓이고 쌓여 우리가 마주하게 되는 인생의 그림을 바꿔 놓는다. 궁하고 절박했던 순간을 견뎌낸 이들이 마침내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결과는 어느 날 갑자기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방향이 오랜 시간 누적된 결과다.


우리는 살다 보면 인생의 롤러코스터를 수없이 탄다. 때로는 엄청나게 궁해서 도통 길이 보이지 않을 때도 있다. 대책 없이 주눅 든 자신감은 끝없는 수렁으로 빠져드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심지어는 나 자신조차 믿지 못하는 순간이 찾아오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순간이 올수록, 그동안 열심히 노력해 온 나 자신을 한 번쯤은 믿어보아야 한다. 나까지 나를 믿지 못한다면 과연 누가 나를 믿어주겠는가. 그렇게 마음을 다잡을 때, 우리는 비로소 그 순간에 몰입하며 내가 가진 최고의 역량을 최선을 다해 쏟아낼 수 있다.


부산 해운대 아쿠아리움 수족관 현장소장으로 근무하던 시절의 경험도 내 마음속에 깊이 남아 있다. 당시 감리단의 단장은 기술사 자격을 보유하고 있었다. 부산시와 호주 사업주가 참석한 회의에서 현장의 기술적 의견은 시공사의 경험보다 기술사 자격을 가진 감리단장의 견해가 우선적으로 반영되었다. 그 장면을 지켜보며 나는 분명히 느꼈다. 엔지니어는 결국 라이선스와 준비된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그때 마음속으로 결심했다. “나도 기술사 자격을 취득해야겠다.” 될 때까지 시험공부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러나 기술사 시험 준비는 결코 만만하지 않았다. 최소 1만 시간 가까운 공부가 필요했고, 당시 나는 회사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현장소장으로서 대내외 업무, 공정 관리, 안전 관리, 그리고 350명에 달하는 직원과 협력업체 작업자들을 책임지는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몇 해 전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해 응시했지만 불합격한 경험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때 나는 다시 마음을 먹었다. 반드시 합격할 때까지 한다고.

바쁜 현장생활 속에서도 시간을 쪼개고 일정을 조율하며 밤늦게까지 공부를 했다. 마음속에는 온통 기술사 시험 생각뿐이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업무와 공부를 병행하며 그해를 지내다 보니, 결국 그해 기술사 시험에 합격할 수 있었다. 그 순간 나는 책으로 배웠던 말을 몸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

불교에서 말하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모든 것은 오로지 마음이 짓는다는 뜻이다.

사물 자체에는 정(淨)도 부정(不淨)도 없으며,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려 있다는 가르침이다. "화엄경"에 나오는 이 말은 원효대사의 해골 물 이야기로도 잘 알려져 있다. 같은 물이 마음의 상태에 따라 전혀 다르게 느껴졌다는 그 깨달음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으니까 행복해진다.”

“좋은 일은 나쁜 일이라는 가면을 쓰고 나타난다.”

이렇게 생각하면, 우리는 한 발짝 물러서서 조금 더 넓은 시야로 상황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유럽을 정복하고 호령했던 '나폴레옹'은 자기 인생에서 행복한 날이 고작 여섯 날 뿐이었다고 고백했지만,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못했던 '헬렌 켈러'는 인생이 아름답고 사랑스럽고 귀중하다고 말했다. 차이는 조건이 아니라 마음가짐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꿈꾸는 인생은 아마도 행복일 것이다. 불행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모두가 행복하다고 말하지 못하는 이유는 단 하나, 마음가짐 때문이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마음에서 생겨난다. 행복은 우리가 만족하느냐, 만족하지 못하느냐에 달려 있다. 무턱대고 행복만을 좇는 사람은 결코 행복을 붙잡지 못하지만, 생활에 충실하고 성실한 사람은 자연스럽게 행복을 누리게 된다. 그러므로 행복을 찾기 위해 무조건 소매를 걷어붙이기보다, 먼저 마음속의 허망된 욕심을 내려놓는 것이 필요하다. 허망된 욕심을 내려놓을수록, 행복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은 그만큼 커진다. 불행이 있어야 행복도 있다. 어둠이 있어야 빛이 있는 것처럼, 고통 역시 삶의 일부로 받아들일 때 비로소 균형이 잡힌다.


심리학 실험에서도 행복은 나눌수록 커진다는 사실이 증명된다. 예일대학교 심리학자 에리카 부스비의 연구처럼, 사람들은 혼자보다 누군가와 함께할 때 더 큰 행복을 느낀다.

미국 대학의 심리학 강의에서 있었던 풍선 실험도 같은 메시지를 전한다.

교수는 풍선 속에 각자의 이름을 써넣고 바람을 빵빵하게 채우라고 했다. 그리고 풍선들을 한 군데에 모은 뒤에 천정으로 날려 보냈다. 한참이 지났다. 교수는 자기 이름이 들어있는 풍선을 찾으라고 했다. 정해진 시간은 5분이었다. 학생들은 풍선을 찾느라 정신이 없었다. 서로 부딪히고 밀리며 교실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5분이 흘렀다. 그러나 단 한 사람도 자신의 이름이 들어있는 풍선을 찾지 못했다. 이번에는 아무 풍선이나 붙잡고 거기 적어둔 이름을 보고 그 사람을 찾아 풍선을 주도록 했다. 그러자 순식간에 자기 이름이 들어있는 풍선을 찾았다. 교수는 말했다. "지금 시험한 자기 풍선 찾기는 우리네 삶과 똑같다. 여러 사람이 필사적으로 행복을 찾아다니지만 행복이 어디에 있는지는 잘 모른다. 장님과 같이 헤매고 있었다. 그럼 행복은 어디에 있을까? “ 행복은 다른 사람의 행복과 함께 들어 있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풍선을 찾아 주듯이 그들에게 행복을 찾아서 나누어주어야 한다. 그러면 반대로 여러분이 행복을 누리게 될 것이다”라고 말하였다.


'헤밍웨이'는 “행복을 가꾸는 것은, 손 닿는 꽃에서 꽃다발을 만드는 것이다.”라고 말해 행복은 가까운 곳에 있음을 강조했고, '괴테'는 “행복이란 전적으로 마음에 달려있다. 누가 가장 행복한 사람인가? 남의 장점을 존중해 주고 남의 기쁨을 자기의 것 인양 기뻐할 사람이다. 남을 기쁘게 하고 그것에서 기쁨을 찾는 자는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행복은 절대로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자신의 힘을 조금이나마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쓸 수 있다면 그것이 진정한 행복이다.



모든 것은 다 내 마음먹기에 달렸다.

하루의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의미는 달라진다. 공부를 하면 지식을 얻게 되고, 친구를 만나면 우정을 쌓게 되며, 방을 청소하면 깨끗한 공간이 만들어지듯, 사람의 마음도 마음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진다.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로 다가온다.


올 한 해도 저물어 가는 이 시점에서 나는 다시 생각해 본다. “그래, 세상의 일들은 정말로 내 마음먹기에 달려 있었다.”

이렇게 마음을 먹는 것만으로도 세상은 또 다른 얼굴로 나에게 다가온다. 이제 남은 날들, 가벼워진 마음으로 주변과 이웃을 조금 더 이해하고 사랑하며 한 해를 마무리하고 싶다.


마하트마 간디는 말했다. “앞으로의 미래는 오늘 당신이 하는 일에 달려 있다.”

이 말을 되새기며, 추운 날 옷깃을 세운다.

그리고 다시 한번, 마음을 바로 먹는다.

세상의 일들은, 결국 내 마음먹기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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