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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훈 Dec 19. 2024

티끌 모아 태산


11월의 마지막 월요일 아침 햇살이, 차가운 공기를 부드럽게 조금씩 데우고 있다.


며칠 만에 가벼운 아침운동을 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하루는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을까? 1분? 1초? 아니면 그보다 더 작고 사소한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속담 한 구절을 떠올려보았다. ‘티끌 모아 태산’ 짧고 단순한 말이지만, 왠지 모르게 그 속에 담긴 힘이 무겁게 느껴진다.


작고 사소한 것들이 모여 거대한 무언가를 만든다는 이 문장은 어쩌면 내가 평소 잊고 지내던 삶의 진리를 은유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작은 것의 위대함 우리는 종종 큰 성공이나 멋진 목표를 추구하면서, 화려한 성취와 높은 정상에 도달하는 순간을 꿈꾸며 살아간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정작 그 과정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주저앉기도 한다.

나도 그랬었고 누구나 그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알 수 없었고,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머뭇거리기도 했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깨닫게 되었다. 삶은 거창한 계획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작고 소박한 선택들, 매일 반복되는 사소한 행동들 속에서 천천히 그려져 간다.

예를 들어, 한 권의 두꺼운 책을 끝까지 읽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루아침에 그 모든 페이지를 읽어낼 수는 없다.

단지 하루에 몇 쪽씩 꾸준히 읽어 나가는 것이다. 그렇게 천천히, 그러나 멈추지 않고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어느 순간 책의 끝에 도달해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나는 이런 경험을 통해 한 가지 중요한 진리를 깨달았다. 작은 것이야말로 위대함을 만드는 씨앗이다.

우리는 흔히 작고 보잘것없는 것을 무시하지만, 그 조각들이 쌓여 결국 커다란 꿈을 이룬다. 그것이 바로 '티끌 모아 태산'의 진짜 의미다.


십 년 전부터 나는 아침마다 카톡 글쓰기를 하고 있다.

처음에는 스마트폰 화면에 한 문장 완성하기가 힘들었다. 손가락이 무뎌 자판을 두들기는 손바닥에서 땀이 나는 지경이었다.

"이걸 왜 하고 있지?"라는 회의감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매일 조금씩 나 자신과 타협했다. 1 문장을 2 문장으로, 다시 3 문장 쓰기로 늘려갔다. 그렇게 작은 글쓰기를 반복하며 오랜 시간 하다 보니, 마침내 10년 넘게 아침 카톡 글쓰기를 즐기며 할 수 있다.


카톡 글쓰기를 하면서 느낀 것은 성공이란 결국 반복의 결과라는 점이다.

단 하루 만에 큰 성과를 이루려고 하면 실패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아주 작은 목표라도 매일 반복하며 쌓아 간다면 언젠가 믿을 수 없는 변화가 찾아온다.


내가 카톡 글쓰기를 시작했을 때 가장 두려웠던 것은 내가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었다. 하지만 결국 그것을 할 수 있게 해 준 것은 거창한 계획이 아니라 짧은 글쓰기를 매일 쌓아가는 단순한 반복이었다.


‘티끌 모아 태산’의 내용은 인내심을 요구한다.

작은 노력이 커다란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는 이 시간을 견디는 법을 배워야 한다. 하지만 현대 사회는 인내보다는 즉각적인 결과를 원한다.

버튼 하나로 음식을 주문하고, 스마트폰을 통해 전 세계와 연결되는 시대에 우리는 기다리는 법을 잊어가고 있다.


그러나 진짜 의미 있는 것은 기다림 속에서 싹튼다. 거대한 나무가 자라기 위해서는 하루아침의 비가 아니라 오랜 시간의 햇빛과 비가 필요하다.

그러니 우리의 노력 역시 마찬가지다. 티끌 같은 작은 노력이 쌓여 커다란 성공이 되기 위해서는 긴 시간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그 시간을 견디는 것이야말로 진짜 성취의 본질이다.


매일 반복되는 우리의 하루는 티끌 같다. 그러나 그 티끌은 쓸모없지 않다.

우리의 하루가 쌓여 우리의 삶이 된다. 그러니 오늘 하루도 귀하게 여겨야 한다. 오늘 해야 할 일을 미루지 말고, 작더라도 시작해 보자.

아주 작은 일이라도 그것이 반복될 때 반드시 변화는 찾아온다.


밝아오는 창밖을 다시 바라보았다.

어느새 햇살은 집 안을 더 환히 밝히고 있다. 작은 빛 입자들이 먼지 속에서 반짝이는 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이 왠지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말을 상징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저 먼지 입자 하나가 햇살과 만나 빛나는 것처럼, 우리의 사소한 노력이 언젠가 빛을 발할 것이다.


삶은 결국 작은 선택들의 반복이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고 오늘을 살아가자.

오늘 당신이 쌓는 작은 티끌은 내일의 꿈을 이루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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