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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훈 Dec 20. 2024

부자들의 세상, VIP라는 이름의 특권

‘VIP’라는 호칭은 부와 명예를 상징하며, 값비싼 자산을 안전하게 보유한 이들에게만 허락된다. 은행, 백화점, 항공사, 호텔, 레스토랑, 리조트, 신용카드사까지

자본주의의 곳곳에서 VIP들은 자신만의 전용 출입구를 통해 특별 대우를 받는다.


VIP 선정의 핵심 기준은 자산 규모다. 은행은 순자산이 풍부한 이들에게 낮은 금리로, 까다로운 심사 없이 대출을 내어준다. 안정적 담보를 확보한 부자들이라면, 번거로운 절차 없이 거액의 자금을 손쉽게 이용한다. 강남 한복판의 고가 부동산은 은행이 바라보는 가장 확실한 담보물이다. 그들은 전용 상담실에서 우아한 조명 아래 편히 앉아 상담을 받는다. 반면 외곽 지역에서 집을 사려는 서민은 번잡한 대기줄을 지나 담당자 창구 앞에서 여러 번의 심사를 견뎌야 한다. 부자는 쉽고 편하게 돈을 굴리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문턱에서부터 주저앉는다.


백화점 VIP 전용 라운지는 세일 기간에도 조용하고 안락한 휴식공간을 제공한다. 응접실 같은 쇼핑 환경과 전담 직원의 배려는 부자들의 일상에 스며든 당연한 편의다. 해외여행 시 공항 라운지의 유려한 가구와 미식 코너, 비즈니스 클래스 탑승, 세계적 특급 호텔의 우선 예약과 할인 혜택은 ‘돈이 곧 권력’이라는 사실을 재차 각인시킨다. 아멕스 플래티넘 카드처럼 국가별 발행 수가 제한된 신용카드는 연중 항공권과 숙박권은 물론 별도 부가서비스까지 제공하며, VIP 소지자는 매년 업그레이드되는 혜택을 누린다.


이 모든 것이 부자들만의 게임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곧 신뢰이자 안정이며, 그러한 신뢰를 받을수록 부자들은 더욱 쉽게 더 많은 혜택과 기회를 얻는다. ‘VIP’라는 이름 아래 그들만의 세상은 거대한 사다리처럼 보인다. 누군가에게는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높은 사다리지만, 그 꼭대기에 선 사람들에게는 편안한 길이 펼쳐진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때로 인격과 권력처럼 작용한다. 그러니 부자들에게 특별한 대우를 하는 것은 낯설지 않다. VIP들이 누리는 세계는 모를 때는 궁금하고, 알고 나면 이해 가능한 구조다. 결국 서비스란 돈을 지불하는 이들에게 돌아가는 것, 그리고 그 돈이 안정적일수록 더 높은 서비스가 제공된다.

이 특권의 계단을 오르고 싶은 사람은 많다. 결국 누구나 부자가 되고 싶은 마음은, 조금 더 편안하고 안전한 삶의 서비스에 대한 갈망일지도 모른다. VIP를 꿈꾸는 이들, 이미 VIP인 이들, 그리고 그 너머에서 구경만 하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 이들은 모두 자본의 흐름 속에서 자신만의 위치를 찾고 있다.


결국 VIP라는 칭호는 안정된 자산을 가진 자들에게만 허용되는, 부유층의 사적 영역을 상징하는 이름표다.

누구나 들어가고 싶지만,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그들만의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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