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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태 Aug 09. 2022

쿠팡은 왜 3분짜리 다큐를 만든 걸까?

콘텐츠 시대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전략 ‘브랜드 저널리즘’


브랜드 저널리즘은 새로운 용어가 아닙니다. 마케팅과 브랜딩의 일환으로, 기업이 직접 미디어를 구축하여 구독자를 모으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전략입니다. 2010년대 후반부터 많은 기업이 채널을 개설하고 기존 미디어만큼의 신뢰를 쌓기 위해 정보 콘텐츠를 발행해왔습니다.


‘개설’과 ‘운영’에 초점을 맞췄던 초기 단계에서 벗어난 지금. 브랜드 저널리즘의 개념은 저널보다는 미디어에 가까워졌습니다. 콘텐츠를 배포하기보다는 콘텐츠를 통해 공감대를 만들고자 하는 브랜드도 늘어났고요. 그렇다면 ‘소통 거리’가 있는 콘텐츠는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브랜드 자산을 재밌되 의미 있게 풀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이 과정을 스토리리빙(storyliving)이라고 부릅니다. 이번 시간에는 브랜드 저널리즘 속 스토리리빙 콘텐츠를 살펴보겠습니다.




상생의 가치를 내세운 콘텐츠 포털


이커머스 기업이 뉴스룸은 운영하는 사례는 많지 않습니다. 특히 소비재 시장의 전반을 아우르는 퍼블릭 커머스 기업의 경우는 더욱 그렇습니다. 버티컬 커머스 기업과 달리 특정 카테고리의 제품만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게 아니다 보니, 기업이 주력해서 소통할 만한 이야깃거리가 한정 됐거든요. CS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이 가능한 판매 채널이 이미 있기 때문에 새로운 채널을 구축하는 것이 누수로 여겨질 수도 있고요.


쿠팡은 이러한 편견을 깨고 일찍이 뉴스룸을 개설했습니다. 초창기에는 회사 소식과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정도에 그쳤지만, 2021년을 기점으로 판매자 소비자 모두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포털’로의 전환을 시도했습니다. 실제로 쿠팡 뉴스룸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 수는 그룹 공식 채널보다 월등히 높습니다.


▲ Youtube '쿠팡 뉴스룸'


지난달 공개된 <통영 20대 청년 어부의 흔한 어촌 플렉스>라는 제목의  다큐는 쿠팡의 지향점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화자는 쿠팡에서 입점해  매출 1억을 달성한 수산물 셀러인데요.  3분가량의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를 정도로 흡입력 있는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대입  상경해 취업 전선에 뛰어든 친구들과 대비되는 ‘고졸 20 청년 어부라는 캐릭터, 쿠팡 마켓플레이스에 입점하게  서사, 성장기로 전개돼 성공기로 마무리되는 결말까지.


판매자의 공감대를 자극하면서 소비자의 궁금증을 해소하는 매력적인 스토리리빙입니다. 쿠팡과의 접점이 없는 일반 시청자에게는 쿠팡이 추구하는 ‘상생’이 무엇인지를 은유적으로 전달하는데요. 이는 곧 브랜드 메시지를 인지하고 각인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뒷광고 걱정 없는 진솔한 앞광고


예기치 못한 광고나 불필요한 PPL은 소비자의 눈살을 찌푸립니다. 하지만 브랜드 미디어에서는 상황이 다릅니다. 소비자는 제품과 서비스를 이야기하는 것을 당연히 여기고 오히려 반기기도 합니다. 애당초 브랜드 자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채널이고, 브랜드에 우호적인 이들이 유입되니까요.


▲ 소셜 매거진 'LiVE LG'


LG전자는 'LiVE LG'라는 소셜 매거진을 운영합니다. 브랜드 소식은 물론이고 소비자와 제품을 주제로 한 다양한 콘텐츠를 발행하는데요. 그중 ‘LG 라이프’ 카테고리에서는 타깃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제품을 녹인 에세이 형태입니다. 신혼부부, 아이를 둔 부모의 목소리로 ‘LG전자 제품은 모든 타깃에게 더 나은 구매 경험을 제공한다’라는 의도를 부드럽게 전달합니다.


▲ 라이프스타일 속 LG전자 #1 육아와 일, 그 일상 속에서


<육아와 일, 그 일상 속에서>라는 에세이 콘텐츠의 화자는 일과 육아로 쉴 틈 없이 바쁜 맞벌이 부부. '육아를 하다 보니 몸이 열 개라도 모자라다 싶을 정도로 시간이 부족한 경우가 있다'로 시작하는 글은 가전의 편리함과 기능성을 일상의 단편을 빌려 이야기합니다. 'LG ThinQ 앱을 이용해 원격으로 작동 가능한 LG 코드제로 R9 로봇청소기'라는 설명 대신 '아침에 켜놓는 것을 깜빡하면 신랑이 회사에 도착에서 앱으로 원격 작동하는 로봇 청소기'로 제품을 노출하죠. 이외에도 따로 말릴 필요 없이 세탁 후 바로 옷을 입을 수 있는 건조기, 호흡기가 예민한 자녀를 위한 공기청정기 등 제품의 USP(User Selling Point)를 활용했습니다.



콘텐츠 커뮤니티에서 커머스로 가는 임계점


'인테리어는 발품을 팔아야 한다'는 말도 이제 옛말이 됐습니다. 똑똑한 소비자는 전시 공간을 구경하는 대신, 다양한 제품과 리뷰를 한눈에 비교합니다. 인테리어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들 또한 온라인을 기점으로 오프라인 시장을 확대하는 O2O(Oline to Offline) 전략을 펼치고 있는데요. 그중 하나가 인테리어 전문 블로그 'LX지인'(LX Z:IN)을 운영하는 'LX하우시스'입니다.


▲ Blog 'LX지인'


LX지인의 콘텐츠는 실제 시공 사례를 기반으로 합니다. 시즌 별로 소비자 소구점이 높은 키워드를 선정하는데, 이 키워드가 적절한 배경과 만나면 매력적인 소재가 됩니다. 소재를 충분히 매력적이고 틀림없이 전달할 때, 소비자가 인지하는 콘텐츠의 가치는 올라갑니다. 돈 주고 사 보는 인테리어 매거진 대신 LX지인을 구독하고, SNS 채널을 팔로우하는 비율이 늘어나는 거죠. 그리고 채널 안에서 비슷한 공감대와 후기를 나눌 수 있는 비교군이 생깁니다. 실제로 이곳의 콘텐츠는 '좋아요'나 댓글 등에서 매우 높은 인터랙션을 자랑하는데요. 채널 방문자들이 모여 일종의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커뮤니티에 소속된 소비자는 콘텐츠를 통해 제품 및 서비스의 필요성(needs)과 관심을(wants) 자연스레 느끼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다른 업체를 찾는 대신 관련 구독 중인 '브랜드'를 선택할 가능성이 커지겠죠. 제품의 활용 방법을 알기도 쉽고, 무엇보다 구매에 관련한 구체적 정보를 파악하기 용이하니까요.


브랜드 저널리즘을 빌려 이야기했지만, 결국 마케팅이란 소비자를 내 편으로 설득하는 겁니다. 나의 이야기를 피력하려면, 상대도 같은 관심사를 갖고 있어야겠죠. 관건은 물꼬를 틀 '소통 거리' 찾기. 설득도 대화의 한 종류라는 걸 잊지 마세요.





⭕ The SMC Group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는 여기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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