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 케밥, 이스탄불 - 터키
이스탄불을 방문하면 질리도록 먹게 되는 음식이 있다. 바로 케밥. 그 특유의 향이 입맛에만 맞으면 하루에 한 번씩은 꼭 케밥을 먹게 될 것이다. 이스탄불에 머무는 7일 동안 케밥을 먹은 숫자만 세도 다섯 손가락을 넘어간다. 그중 가장 맛있는 케밥을 뽑으라면 단연코 고등어 케밥이다. 혹자는 고개를 갸우뚱할지도 모른다. '고등어 케밥?'. 보통 소고기, 양고기, 돼지고기, 닭고기로 만들어진 케밥을 먹지, 고등어 케밥은 상당히 생소할 것이다. 하지만 감히 말하건대 그 어떤 것도 고등어 케밥을 따라오지 못한다.
고등어 케밥을 먹기 위해서는 에미뇌뉘 근처로 가야 한다. 카라쿄이와 에미뇌뉘를 연결하는 갈라타 다리 밑에는 수산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마르마라해와 흑해를 연결하는 금각만의 바다에서 갓 잡은 생선들을 파는 곳이다. 으레 수산시장이 그러듯, 근처에는 그 재료들로 만든 즉석요리들을 파는 곳들이 널려있다. 마리오 아저씨의 고등어 케밥은 그중에서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곳이다.
상당히 긴 줄을 선 뒤에 메뉴를 주문하면, 고등어 케밥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두 눈으로 생생하게 지켜볼 수 있다. 갓 잡은 싱싱한 고등어를 손질하고, 바로 뼈를 발라내서 불판 위에 굽는다. 그리고는 각종 향신료, 야채와 함께 빵에 넣으면 고등어 케밥이 완성된다. 언뜻 보면 그냥 생선이 통으로 들어간 샌드위치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들어간 재료들이 내는 풍미는 기존에 먹던 케밥이라는 것을 증명한다.
생선으로 케밥을 만든다는 신선함과 불맛이 내는 케밥 향이 어우러져 환상의 맛을 자아낸다. 옆에서 들리는 갈매기 소리, 뱃고동 소리, 그리고 찰싹이는 파도 소리는 청각을 자극하는데 그치지 않고, 입안에 남아있는 미각마저 자극한다. 이스탄불 해안가에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경험이다.
심지어 한국에서는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파는 곳도 만드는 곳도. 현지에서만 먹을 수 있는 완벽한 '로컬 푸드'인 것이다. 그 희소성은 고등어 케밥을 추억하는데 더욱 강한 힘을 부여한다. 물론 사람마다 호불호가 극명히 갈리는 음식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자신이 향신료에 강하고 음식을 안 가리는 편이라면 무조건 추천하는 이스탄불의 '꼭 먹어봐야 하는 음식'이다. 터키의 바클라마, 터키시 딜라이트, 쟁반 케밥 등을 모두 제치고 내 뇌리에 가장 강하게 박혀있는 음식이기도 하다.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이스탄불의 현지인이 되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