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의 기쁨

문어 스테이크, 니스 - 프랑스

by 스토리텔러

먹는 게 남는 거 #5


바다를 떠올리면 싱싱한 회와 매운탕을 떠올리게 된다. 더 나아가 조개구이, 해물탕, 등등의 바닷 향 물씬 머금은 해산물 요리들이 아른거린다. 니스에서 마주한 해산물 요리는 사뭇 달랐다. 양식의 그 특유한 무거운 식감과 해산물이 어우러져 새로운 경험을 선사했다. 특히 문어로 만든 스테이크는 생전 처음 먹어보는 맛이었다. 스테이크는 소고기로만 만드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해 준 음식이다.


전채요리인 '니스의 기쁨(Nice's Delight)'


스테이크를 먹기 전에 전채요리로 니스의 기쁨이라는 메뉴를 주문했다. 터키시 딜라이트와 같은 네이밍 방식이기에 단순히 호기심에 시킨 음식이었다. 플레이트 위에 총 열세 가지나 되는 다양한 음식들이 올려진 메뉴였다. 설명을 들어보니 니스에서 직접 재배하고 양식한 재료들로 만든 간단한 요리기에 '니스의 기쁨'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왠지 모르게 이름에서 정감이 느껴졌고, 지역의 음식을 사랑하는 요리사가 만들었다는 게 전해졌다.


SAM_2179.JPG 스테이크라고는 믿기 힘든 비주얼


먹음직스러운 양념 위에 문어로 만든 스테이크가 함께 나온다. 그리고 스테이크 위에 뿌릴 치즈를 위해 치즈 그라인더가 함께 나온다. 취향에 맞는 대로 적당한 양의 치즈를 갈아 넣는 재미까지 가미된 요리였다. 조심스레 한 입 베어 무니, 문어 특유의 쫀득한 식감과 소금기 들어간 양념, 그리고 스테이크 특유의 묵직한 맛이 한 번에 입 안에서 어우러졌다. 분명 해산물 요리인데, 날것의 신선함보다 잘 정제된 부드러움이 더 부각되는 맛이었다.


한국에서는 정말 찾아가지 않는 이상 먹기 힘든 요리다. 심지어 하는 곳도 그리 많지는 않고, 그마저도 한국식으로 변형되어 제공된다. 확실히 희소성이라는 건 기억을 미화시키는 것 같다. 니스에서만 먹을 수 있는 문어 스테이크를 먹었다는 사실이 이렇게나 그 기억을 특별하게 만들어준다. 이게 어쩌면 여행지에서 유명한 맛집보다 로컬 음식을 찾아다니는 로망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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