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이룬 몽상가 #Level 1
1999년,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꾼 대단한 녀석을 만났다. SONY에서 출시한 Play Station 1이었다. 현재는 5까지 나온, 긴 시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기기의 어머니 격 되는 녀석이다.
학교를 마치고 집에 오면 제일 먼저 했던 것이 이 기기를 즐기는 것이었다. 집에 있을 때나 없을 때나 항상 게임할 생각에 젖어있곤 했다. 아마 어머니는 나에게 이걸 사준 걸 꽤 오랜 시간 동안 후회했을 것이다. (결국 어머니의 손에 의해 유명을 달리한 녀석...)
처음으로 게임에 중독에 가까운 수준으로 빠져들기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내 삶을 휘어잡은 두 개의 게임이 있었으니.
첫 번째는 철권3이라는 대전 게임이다. 아마 이 게임을 해본 사람은 적을지 몰라도, 들어는 본 사람은 꽤 많을 것이다. 이 게임 역시 긴 역사를 자랑하고 국제 대회가 있을 정도로 많은 팬덤을 보유한 게임이기 때문이다. 혼자서 컴퓨터와 대결하는 것도 재밌었지만, 동생 혹은 집에 친구들을 초대해서 그들과 대결하는 것이 어찌나 재밌었는지. 게임 내에서 남들과 경쟁하고, 그 안에서 느껴지는 수많은 감정들을 체험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는 슈퍼로봇대전F라는 게임이었다. 당시 한글화도 안 되어서 일본어로 된 게임을 내용 이해 하나도 못하고 즐겁게 플레이했던 기억이 선명하다. 알아들을 수 없는 내용들을 화면만 보고 상상해나가며 내 나름의 이야기를 써나가는 것이 재미에 큰 역할을 했다. 이때부터 서브컬처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다양한 로봇들에 관련된 애니메이션을 보며 그 영역을 점점 넓혀나가기 시작했다. 아마 이것이 내가 '나만의 이야기'를 창조해내기 시작한 역사적인 순간이 아니었나 싶다.
사실 이건 내 아집이 시작된 계기기도 했다. 첫 게임을 플레이스테이션으로 해서 그런지, 나에게는 한 가지 집념? 아집이 생겨났다.
콘솔 게임이야말로 진정한 게임이다.
지금도 완전히 버리지는 못한 신념 같은 캐치프레이즈다. 지금도 여전히 콘솔 플랫폼 위주로 게임을 즐기고는 한다. 국내 대기업들이 대부분 모바일용 게임을 만든다는 것을 고려했을 때, 내 이런 신념은 회사에서 성장해나가는데 어찌 보면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 모바일 게임을 만들어야 할 사람이 모바일 게임을 안 한다니? 마치 파스타를 한 번도 안 먹어본 요리사가 파스타 전문점을 차린다는 것과 뭐가 다를까.
면접을 거치면서도 면접관분들께 항상 들었던 말이다. 콘솔 게임이 재밌는 건 인정하지만, 일을 하기 위해서는 모바일 게임에 대한 이해도도 더욱 심화시켰으면 한다고. 여전히 마음이 내키지는 않지만, 이제는 게임을 즐기는 것이 단순히 기호를 넘어서서 프로의 자세로 비즈니스에 임해야 한다. 그렇기에 앞으로는 모바일 게임에 대한 애정을 더욱 키워가보려한다. 물론, 집에 고이 모셔다 둔 플레이스테이션4를 향한 사랑도 간직한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