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안학교 설립을 위한 프로젝트는 원래 6번으로 기획했으나 1번을 추가해서 총 7번 워크숍을 진행했다. 각 회차 별 워크숍 주제를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았다.
1st 워크숍: 우리의 학생은 누구인가? 우리가 학교를 설립하는데 어려움을 주는 장애요인은 무엇이 있는가? 등 지금까지 겪고 있었던 갈등과 문제점을 도출하였다.
2nd 워크숍: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대안학교는 어떤 모습인가? 라는 주제로 함께 학교 모습을 구상하면서 우리 모두가 한 방향을 바라보는 동반자임을 인식하게 하고 싶었다.
3rd 워크숍: 세 번째 워크숍의 주제는 ‘우리가 구상한 대안학교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였다. 이 세션을 통해 어떻게 우리의 ‘일’과 ‘체계’를 구체화할지를 논의했다. 특히 세번째 세션부터 가장 집중했던 노력은 ‘학생 모집을 위한 홍보’였다.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홍보 체널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각 체널들의 담당자들이 원하는 정보는 무엇인지, 우리는 어떤 자료를 준비해야 하고 언제까지 그들을 만날지 등등 홍보에 대한 큰 그림을 기획하는데 시간을 많이 썼다. 3번째 세션에 와서야 우리 모두는 학교 설립을 목표로 달릴 수 있게 되었다.
위의 추진 로드맵은 그 당시 공유했던 내용인데, ‘학교 정관’은 내 전문 분야가 아니다 보니 최종 결과에 포함하지 못했다. 프로젝트 이후 학교측에서 자체적으로 정관을 만들었지 싶다.
4th 워크숍: 네 번째 워크숍에서는 학교가 해야 할 ‘일’이 주제였다. 학생관리를 어떻게 할지, 학사관리는 어떻게 하며 입학과 졸업 기준은 어떻게 정할지, 교사의 역할과 외부 초청강사들에겐 어떤 교육을 요청할지, 여기에 학교 시설관리까지 우리가 학교로 존재하기 위한 ‘일’을 다뤘다. 정말 다행인 건, 그래도 이전부터 학교 설립을 추진하던 직원들이 구상한 초안이 있었기에, 함께 논의하며 보완하고 다듬으면서 만들어갈 수 있었다.
5th 워크숍: 이번 워크숍에서야 비로소 조직구조를 만들 수 있었다. 각 영역의 담당을 정하고, 최고 의결기관을 정했다. 또 최고 의결기관 운영 방법을 명확히 했고, 각 담당들은 누구에게 언제 보고할지, 프로젝트 이후 학교 운영을 하면서 발생할 다양한 문제들은 어떤 프로세스로 해결할지 등에 대한 규율을 정했다. 마지막으로는 각 영역 담당에게 자신이 책임진 영역을 어떻게 운영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획안을 준비해서 다음 세션에서 발표해달라고 요청하였다.
6th 워크숍: 원래 기획했던 마지막 워크숍이었는데, 이번 워크숍에서는 앞에 5번 동안 숨차게 달려온 모든 것을 재 점검하였다. 특히 그동안 모두 고생했지만 더 고생해야 할 홍보와 모집현황에 대해 집중적인 대화가 오갔다.
7th 워크숍: 진짜 마지막 워크숍이었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학교가 자립하기 위해 향후 추진해야 할 추진과제들을 도출했다. 이 과제들 중 조금 쉽게 할 수 있는 것들과 힘들지만 중장기적으로 꼭 갖춰야 하는 것들, 그 중 추진 우선순위 등을 정했다. 개인적으로 기뻤던 일은 이 워크숍을 학교 교수실 한쪽 회의방에서 진행하고 있었는데, 부부가 들어오셨다. 잠깐 응대하다 보니 학교에 자녀를 입학시키고 싶어서 찾아왔다고 하시는데…어찌나 기쁘던지. 그동안의 고생을 한 순간 모두 보상받는 느낌이랄까...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그때 기분이 되살아난다.
7번의 워크숍은 연말부터 연초까지 해를 넘기면서 숨가쁘게 진행을 했다. 다행히 학교는 목표한 일정에 목표한 인원과 함께 개교를 했다. 그때 함께 했던 학교관계자분들과는 지금도 가끔 인연을 맺곤 한다. 돌아보면 학교가 잘 설립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학교 관계자들의 사명감에 있었다. 자신의 이익이 아닌 학생들과 세상에 기여를 하고 싶어하는 그 순수한 열정 말이다. 나는 워크숍 때만 등장했지만, 그분들은 워크숍에서 일을 점검하고 또 해야 할 일을 나눴으며 모두 한마음으로 실행했다. 다음 워크숍에서는 또 점검하고 일을 나누는 무한 루프속에서도 순수하게 즐거워하시는 그 모습이 좋았다.
또 하나 개인적으로 큰 소득이라면 이번 프로젝트의 1~3번 세션은 이후 내가 추진하는 모든 프로젝트의 골격이 되었다. 억지로 그렇게 의도한 건 아닌데,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내가 가장 익숙한 방법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