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늘 Feb 08. 2016

5화_장거리 연애, 점점 지쳐가는 마음

괜찮을 줄 알았는데 점점 지쳐가네요.... 누구의 잘못도 없는데

1화에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장거리 연애는 쉽지 않습니다. 

특히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 멀어진다'는  말처럼 당장 옆에 없으니 이로 인한 공허함도 어마어마 합니다. 그냥 서로 만나면서 좋게좋게 물 흐르듯이 장거리 연애도 그렇게 지나가면 좋겠지만, 그러기엔 '물리적 제약'이 너무 크게 와 닿곤 하죠...


또 서로 잘못한 것도 없는데 처음에 타오르던 마음이, 그렇게 굳게 다짐했던 내 마음이 나도 모르게 

서서히 사그라지고 외로움에 까맣게 그을음만 남은 내 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초반에 저는 '나는 이런 장거리 연애 다 할 수 있어! 내 마음은 변하지  않아!'라고 초반 파이팅을 심하게 했죠. 그러다 보니 되려 쉽게 지치고 혼자  속앓이를 많이 했습니다. 당시엔 지금보다도 어렸으니  이성보다 감성, 감정이 앞섰고요. ^^; 


그리고 오랜 장거리 연애 경험상, 깨달은 것은 옆에 없다면 함께 있을 때보다 배로 더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마음이라도  온종일 영상통화에서 사랑한다 사랑한다, 얼굴만 보고 웃고 있을 순 없더라고요. 


계획 없는 장거리 연애는, 물속에 잠기는 관계와도 같다. 미래에 대한 '목표'를 함께 세우자



장거리 연애의 단점 중 하나가 '공통 관심사'의  부재입니다. 하지만 이를 역 이용하면 '공통 관심사 부재'는 '우리의 관계'에 대해 집중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다른 것들에 관해 이야기할 것이 부족한 만큼 우리 관계에 대해 이야기할 시간이 늘어나는 것이죠. 


연인이 친밀해지고 관계를 유지하는 단계는 다음의 요소를 포함한다고 생각하는데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아주 굵고 짧게 정리하면 


['호감' -> '알아가는 단계' -> '익숙해지는 단계' -> '미래를 계획하는 단계' -> '미래를 실천하는 단계' -> '미래를 계획하는 단계' ]


이렇게 되는 것이죠. 연인이 익숙해지는 단계에서 서로 지겨워지지 않으려면 발전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것이 미래를 계획하는 단계라고 보는데요, (순전히 제 경험상 저렇게  나누어지더라고요^^;)


'미래를 계획하는  단계'에서 서로가 나누는 대화의 양과 질은 생각보다 어마어마 합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목표'를 발견하기도 합니다. 저희는 이 '목표'는 장거리 연애를 유지하는데 큰 윤활유가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서로 국가를 언제  방문할 것인지. 각자의 커리어 패스는 어떻게 되는지, 어느 나라/지역에서 살 것인지, 1년 계획, 2년 계획 혹은 6개월 내의 계획 등등 단기 계획부터 장기 계획까지 여러 가지를 세울 수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장기  계획보다는 덜 기다릴 수 있는 단기 계획, 즉 '언제  만나는지' 이러한 이야기들이 힘이 됐습니다. 

또 만날 날짜를 정해 놓으면 생각보다도 시간은 빨리 가게 되어 

'아~3달 뒤 언제 와~ ㅜㅜ ' 이러다가도 금방 공항에 도착해 있는 저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서프라이즈~! 깜짝 방문을 기획해보는 것도 좋다. 단, 너무 자주는 안 됨 ^^;

너무 보고 싶고 힘이 들 때는 서로의 나라를 깜짝  방문하는 것도 활력소가 됩니다. 예상치도 못한 만남은 계획된 만남과는 다른 새로움을  선사할 수 있고 일단 서프라이즈 선물 받는 기분이기 때문에 관계를 환기시키는 효과도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서프라이즈 방문 기획을 시어머니랑 했는데요, 아마  그때가 남자친구  생일쯤이었던 걸로 기억됩니다. 


시어머니께 미리  말씀드린 점은 어쨌든 제가 가게 되면 손님이고 (그 당시) 어른들께는 양해를 드리고 방문하는 것이 맞는 것 같아 시부모님께만 미리  말씀드렸습니다. (남자친구 놀라게 해주고 싶다고 비밀 지켜 주십소서...)


우선 반은 성공, 반은  실패였던 것 같습니다. 가기 전에 들켰기 때문에 실패, 

그래도 서프라이즈라서 반은 성공 ^^


단, 이 방법은 정말 간혹가다 딱 한 번? 정도  추천드립니다. ^^; 왜냐하면 상대방의 일정 및 생활 패턴이 있기 때문입니다. 


각 나라별 상황별 업무에 대한 강도도 다르고 일정을 조정할 수 있는 범위도 다르므로

급작스러운 방문은 반갑긴 하지만, 함께 하고 싶은데 업무 일정 때문에 그러지 못하면 그 또한 속이 상하거든요. 


그래도 장거리 연애 중 한  번쯤은  추천합니다. 


최선을 다 했는데도  반복되는 패턴에 힘이 빠진다, 내가 뭘 하고 있지 라고 생각이 들 때면,,,



'정말 아등바등 모든 힘을 다해 관계를 지키기 위해 노력을 했어요, 그런데요.... 앞이 하나도 보이지 않아요. 이제는 더는 지칠 마음도 힘도 아무것도  없어요....'라고 하실 수 있습니다. 


먼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장거리 연애를 하면서 지쳐가고 힘이 든다는 '그 마음'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현상이 오히려 자연스럽고, 너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그런 마음이 든다고 해서 상대방에게 자책감, 자신을 끈기없는 사람이라고 몰아가지 않아도 좋습니다. 


저는 모든 관계에는 만남이 있듯이 헤어짐도 있다고 생각하는  주의입니다. 

모든 연애의 끝이 결혼이 아니고, 연애 그 자체 역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설령 연애를 하다 결혼을 했다고 쳐도 어쨌든 우리는 상대방과 훗날 헤어지게 됩니다. 이는 저희 부부 모두 동감하는데요, 그것이 죽음이든 이혼이던, 갑작스러운 사고이던. 우리 인생이 내일 당장 어찌 될지 모르니까요....

그래서 저희는 서로에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저는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분들 어느 누구도 쉽게 '아 힘들어, 그러니  그만둘래'라고 자신의 인연을 가벼이 여긴다고 보지 않습니다. 수천 번 수만 번 생각하고  힘들어하셨겠죠.... 정말 열심히 노력했는데도 오히려 상황이 더 안 좋아지고 엉망진창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만약 너무 힘이 들고 서로에게 되물어 우리의 관계가 행복하지 않다고 결정을 내리셨다면,

장거리 연애, 그만  내려놓으셔도 좋습니다. 


그저 헤어지는 시점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이른  것뿐입니다. 그 어떤 누구도 그 마음을 '판단'할 자격이 없습니다. 오직 나와 상대방만이  이야기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들이죠. 



맺으며....


오늘 글 맨 서두에 관계에도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렸지요,  그만큼 '타이밍'도 관계에서 매우, 아주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타이밍은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지요. 


그러니 너무 힘이 들고  주저앉고 싶을 때는 애써 기운 내시지 않아도 됩니다. 그렇게 얼마 동안  주저앉아서 엉엉 우셔도 괜찮습니다. 


그렇게  밑바닥까지 감정이 드러나 보고 정신이 들 때면, 오히려 정신이 맑아질 수도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너무 힘이 들 때면 아주 바닥 끝까지 감정을  끌어내리고 최악의 지점까지 가봅니다. 그리고 그 바닥을 치고 올라가던가, 아니면 바닥을 치고 올라갈 만한 가치가 아니라고 판단이 들면 그 자리에서 포기합니다. 


장거리 연애는 커플 간의 연애이기도 하지만 '스스로'와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자신'입니다. 장거리 연애를 하고 있는 여러분은 그 누구보다도 아름답고, 너무 소중한 분들입니다. 그러니 마음이 너무 아플 때는 굳이 괜찮아지려고 애쓰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다 괜찮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