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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ny Sep 13. 2018

그래, 나를 위한 인생을 살자. 근데 회사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 vs 쏘쿨하게 다 내려놓기

생각보다 짧은 시간 내에 WANNA LIST 중 몇 가지를 이루고 내 삶을 새롭게 채우고 나니 나는 내 직장에 대해 다시 생각했다. 이 때까지만 해도 리스트 목록 이루는 일을 회사 일과 병행했었다. 하지만 꿈을 이루는 그 달콤한 성취감은 회사 일에 동기 부여를 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 직장에 대한 애정은 점점 더 식어 갔지만 "회사 나가면 뭐 먹고 살래?"의 질문에 자신있게 대답할 거리가 없어 다시 머리를 쥐어짰고 시간은 시간대로 흘러갔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까지도 안전지대에서 빠져 나올 수 있을 정도로 호기롭지가 않았고 더 중요한 건 내 리스트에 대한 확신이 지금보다는 적었던 게 망설임의 이유였다. 


그러는 사이에 내 리스트는 가슴 뛰는 일들로 더 채워졌고 그와 함께 나의 삶에 대한 비전은 점점 뚜렷해지고 있었다. 그러던 2018년 1월 갑자기 그 순간이 왔다. 


"나는 나를 위한 인생을 살 것이다." 

를 자신있게 외칠 수 있게 된 그 순간이.



마침내 상사에게 내 상황을 설명해 드리면서 2018년 3월부터 3개월 휴가를 내고 싶다는 입장을 조심스럽게 전달했다. 물론 그 당시 모든 것을 내려 놓고 쿨하게 떠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꿈들을 이루는 과정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안 좋은 상황에 처하게 될 경우 누구에게 기대지 않고 내 발로 다시 설 수 있는 기회를 열어 놓고 가고 싶었다. 비록 완전한 자유를 얻지는 못할지라도 쏘쿨이 밥을 먹여주는 것도 아니니 나는 그 당시 내가 할 수 있던 최선의 선택을 했다.  

복귀에 대한 확신은 100퍼센트 드릴 수 없어 너무나도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퇴사 대신 장기 휴가를 요청하니 처음 나의 상사분은 난색을 표하셨다. 충분히 이해할 만 했다. 하지만 정말 다행히도 나는 상사 뿐만 아니라 동료들과도 굉장히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고 상사도 나의 업무 스타일을 좋아했기에 상사는 며칠 고민 후에 다음과 같은 말을 건네며 승낙을 해 주었다. 


„Sunny, 네가 이렇게 장기간 자리를 비우게 되면 내 일에 어려움이 많다는 건 너도 잘 알거야. 하지만 며칠 생각해 보고 나니 나는 너의 고민을 이해할 수 있었어. 나도 아직까지 가끔 내가 잘하고 있는가를 고민할 때가 있거든 (참고로 나의 상사는 대학 교수님이시다). 그래서 휴가를 승인해 주기로 결정했어. 아직 너는 나이가 어리고 잃을 것도 많지 않으니 그 기간 동안 너가 원하는 것을 충분히 하러 다녀오도록 해. 그렇지만 휴가 후에 꼭 돌아와 주었으면 좋겠어. 어느 날 갑자기 너가 발리에서 쓴 우리를 떠난다는 내용의 카드를 받지는 않았으면 해“ 


그렇게 나는 태양처럼 빛나는 인생을 시작하러 발리행 비행기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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