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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ny Sep 13. 2018

시칠리아에서 한 달 머물기

푸르른 바다와 지중해 음식. 좋지 아니한가

이탈리아 시칠리아(4주)

피렌체에서 지내는 동안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특히 이탈리안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는데 그 중 한 명이 시칠리아에서 자랐지만 피렌체에서 일하고 있는 F이다. 나는 이탈리아어 연습을 하고 싶어서, F는 영어를 배우고 싶어서 만나게 된 사이였는데 또래인데다가 대화도 잘 통해 토스카나 여기저기 여행도 같이 다녔던 좋은 친구였다. 

이탈리아에 가게 된 이유 중 하나인 "먹는 것"이 피렌체에서도 이미 중요한 테마였던지라 F와도 피렌체 구석 구석에 맛있는 음식들을 먹으러 다녔다. 그럴 때마다 F는 "음.. 이거 괜찮긴한데 시칠리아에는 이런 요리가 있는데 이거보다 훨씬 맛있어"라는 말을 붙였다. 흠.. 그렇단 말이지? 

또 내가 하도 이탈리안 음식 예찬을 하니 다른 친구들은 나에게 이탈리아에서 제대로 음식 기행을 하려면 시칠리아를 가라는 말을 했다. 처음에는 이들의 말을 흘려 들었는데 그게 몇 번이고 쌓이다 보니 "도대체 시칠리아는 어떤 곳인가"라는 호기심이 용솟음쳤다. 먹는 것이 인생의 즐거움 중 아주 큰 부분이라고 생각하는 나에게 시칠리아는 마약처럼 끌리는 곳이었다.

그리고 또 덧붙이자면 피렌체에 위치한 시칠리아식 디저트 가게에서 처음 먹어본 까놀로의 충격이 너무 컸고 까놀로의 본고장에서 먹어보고 싶다는 소망이 든 것도 시칠리아에 가게 된 큰 이유 중 하나였다 (진심이다).

팔레르모 Cappello 제과점의 카놀로. 미친듯이 먹고싶다
시칠리아 최고의 맛집 Vecchio club의 점심 식사


그러던 7월 어느 날 F와 함께 다른 피렌체 출신 친구가 깨끗한 바다라고 추천해 준 토스카나의 해변인 Castiglioncello로 갔다. 나는 그 바다가 너무 예뻐서 "여기 너무 아름답다"라고 하니 F는 어딘가 실망한 눈치였다. 다른 건 몰라도 바다 근처에 살고 싶다는 F는 이번에는 시칠리아 바다 예찬을 했다. 그가 끊임없이 말하던 시칠리아 해변의 아름다움, 투명하지만 푸르른 바다는 음식에 이어 나를 더 매료시켰다.  

Zingaro 생태 보전 구역 트레킹 길 위에서
Zingaro 생태 보전 구역 안에 위치한 Cala Capreria 해변
Altavilla Milicia의 숨겨져 있는 조용한 바다


그리고 나는 시칠리아에서 독일로 가기 전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었다. 지난 여행을 정리함과 동시에 독일로 돌아왔을 때 어떤 일부터 시작할 지 계획을 짜고 또 가능하다면 미리 초석을 다져놓고 싶었다. 


다시 한 번 내 선택을 믿고 시칠리아의 주도 팔레르모 에어비엔비 숙소에 4주 장기 예약을 했다. 그리고 이미 예약된 독일행 대신 시칠리아행에 비행기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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