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의 후유증

by 최대리


금요일 휴가를 내고 나니 자연스럽게 일요일까지 3일을 연속으로 쉬게 되었다.


늘 금요일에 휴가를 낼 것인가 아님 월요일에 휴가를 낼 것인가를 고민하게 되지 만 생각 해보면 언제 휴가를 내어도 심각한 휴가의 후유증에 시달리게 된다.


은 회사들이 그렇겠지만 우리 회사 또한 일부 책임자 직급을 제외하면 모두 다 본인이 맡은 고유업무가 있다.


그러다 보니 휴가를 낸다고 누군가가 내 일을 대신해주는 꿈같은 시스템은 없다.


내가 휴가를 내서 일을 못하면 못한 만큼 그대로 그 일이 쌓여있다.


그래서 그런지 휴가가 끝나가는 저녁, 잠이 들 때면 나도 모르게 가슴이 답답해지고 두근거릴 때가 있다.


휴가가 끝나고 난 다음날 아침, 분명 나의 책상에는 내가 지난날 하지 못하고 갔던 지난 일들과 내가 다시 손대야 하는 새로운 일들이 가득 쌓여있을 것이고, 휴가 동안 나에게 왔던 전화 메시지들이 컴퓨터 이곳저곳에 포스트잇으로 남겨져 있을 것이다.


이런 컴퓨터를 휴가 다음날 아침 맞이하게 된다


그러니 나는 휴가를 길게 내는 것보다 짧게 짧게 여러 번 내는 것을 선호한다.


일주일간 휴가를 냈다는 것은 그만큼의 일이 쌓여있다는 반증이며 내가 그 일을 처리하기 위해 일주일을 더 빡세게 일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휴가의 후유증이 회사에 대한 마음을 조금씩 내려놓고 있는 나한테도 아직은 치유되지 못한 불치병 아니 아직은 치유하기 어려운.. 그러나 언젠가는 치유하고 싶은 난치병처럼 남아있다.


어느 순간 휴가 다음날은 머리가 아프다


난 여전히 회사가 두렵고 업무가 무서운 쪼렙의 직장인이다.


십 년이라는 가까운 시간을 회사 속에서 살았고 앞으로 더 얼마만큼의 시간을 회사에서 살아야 될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회사와 진심 어린 그리고 자발적인 이별을 하게 되는 순간이 온다면 그때는 회사도 업무도 그리고 지금 겪고 있는 격한 휴가의 후유증도 두려워하지 않는 만렙의 직장인이 되었으면 좋겠다.


하긴, 그런 두려움이 없는 만렙의 직장인이 된다면 굳이 안정적으로 매달 나에게 월급을 주는 이곳을 떠나고 싶지 않은 아이러니가 생길지도 모르겠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애쓰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