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담화에 흥미를 잃다

by 최대리

회사에 대한 얘깃거리는 늘 무궁무진했다.


싫어하는 상사에 대한 분노섞인 뒷담화가 그랬고 누가 어디에 집을 샀다느니 누가 애를 한다느니 하는 일상의 소소한 얘깃거리가 회사 내에는 늘 끊이지 않았다.


나도 회사에서 뒷담화를 좋아하는 사람한 명이었다.


누군가의 흉을 보는 뒷담화뿐만 아니라 회사의 방침과 인사정책 그밖에 직원소한 소식까지 메신저 티타임을 통해 수없이 나며 나는 나름 회사의 많은 부분과 소통하고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였을까?

영화 예고편보다도 흥미진진고 뒷얘기가 궁금했던 회사의 야기들이 이제는 미가 없졌다.


"최대리 그 얘기 들었어?"


언제나 뒷담화의 시작은 그 얘기 들었어라는 말로 시작된다


잠시 쉬는 틈을 타 팀장님께서는 나에게 할 얘기가 있으신 듯 뒷담화의 운을 띄우셨다.


그 얘기는 평소 여러 가지 민폐가 되는 행동들로 직원들 사이에서 평가가 좋지 않은 직원의 얘기였다.


나 또한 그 직원과 함께 일을 하면서 겪었던 안 좋은 감정들이 많았던지라 예전 같았다면 여러 번 공감 섞인 리액션들을 하며 관심 있게 들었을 텐데 그날만큼은 그저 아무런 말없이 묵묵히 듣고만 있었다.


재미가 없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 직원이 또 어떤 나쁜 행동들로 욕을 먹고 있는지가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겠냐는 회의적인 생각이 들었다.


여전히 그녀에 대한 나의 감정은 좋지 않은 것이 분명하고 함께 일하게 되는 것 또한 상상하기 싫지만 그렇다고 해도 회사에 대한 그 어느 것에도 나의 감정을 소비하고 싶지 않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다.


그제야 모든 뒷담화는 상대에 대한 애정 관심이 뒷받침되어 한다는 누군가의 말이 이해되 시작했다.


나는 여전히 회사에 적을 두고 있지만 더 이상 회사 사람고 싶지 은 애매모호한 상태 되어 버린 것이었다.



"그냥 언제든지 그만둘 수 있다는 마음으로 편하게 일하면 안 될까?"



내가 첫 회사에 입사하고 6개월 만에 퇴사를 결심했을 때 과장님께서 나를 붙잡으시며 하신 말씀이셨다.


퇴사 결심을 하기 전까지 울 것만 같던 얼굴로 회사를 다니던 내가 퇴사 날짜를 결정한 이후부터 너무나도 평온해진 걸 보신 과장님께서 그냥 그런 마음으로 좀 더 버텼으면 하는 생각에서 하신 말씀이셨다.



솔직히 그때는 그 말이 잘 이해가 되질 않았다.


오히려 어떻게 퇴사한다는 마음으로 회사를 다닐 수 있냐고 과장님께 반문하고 싶을 정도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회사에서 수많은 감정을 껴본 지금, 그 말의 의미를 조금은 알 것만 같다.


회사에 대한 담화가 재미없어진 것도, 언제든지 퇴사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회사생활을 버텨나가는 것도 어쩜 같은 맥락일지도 모르겠다.


떠나고 싶지만 떠날 수 없는 처지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대의 방어전략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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