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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대리 May 21. 2019

오랜만이야


이번 주말 몇 년 만에 교생실습을 함께 했던 사람들을 만났다.


벌써 12년 전 모교에서 교사의 꿈을 꾸며 한자리에 모였던 사람들이 이제는 다 각기 자신의 길을 찾아 30대 중후반이 되었다.



이번에 몇 년 만에 다시 모이게 된 건 멤버 중 한 명이 결혼을 하게 되면서 오랜만에 약속을 잡게 된 것이었는데, 그 친구를 마지막으로 6명 모두 유부녀가 된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도 하면서 뜻깊었다.



새신부가 될 그친구는 정말 행복해보였다



오랜만에 만난 자리였지만 아무런 거리감도 없이 서로의 변한 모습과 근황에 대해 우리는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결혼을 앞둔 친구는 새신랑에 대한 얘기와 결혼 준비에 대한 설렘이 가득했고, 이미 애엄마가 된 나를 비롯한 나머지 멤버들은 아이와 남편에 대한 얘기들로 이야기꽃이 .




"아직 우리나라는 애 키우기 힘든 사회인 것 같아."



누군가의 이 한마디로 시작된 냉혹한 현실 육아에 워킹맘인 사람도 전업 맘인 사람도 고개를 끄덕였다.



워킹맘인 친구와 나는 비교적 거리가 가까운 직장을 다니며 친정부모님 찬스를 쓰고 있는 운 좋은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회사육아에서 느끼는 어려움 고개를 끄덕였다.



친정엄마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의 미안함과 안타까움우리는 공통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반면 아이를 가지면서 전업맘이 된 다른 친구는 갓돌이 지난 아이를 보육시설에 맡기고 다시 일을 시작하고 싶지만 자신으로 인해 발생하게 될 육아의 공백을 걱정하고 있었다.


어린이집에 맡길 수 있는 시간을 우리에게 묻다가 그 시간에 데려갈 수 없으면 어떻게 하냐며 한숨짓는 그녀를 보며 우리는 떠한 대답도 할 수 없어 말을 흐렸다.




"산에서 발을 헛딯어서 넘어질 뻔했는데 넘어지는 순간에도 그런 생각부터 들더라.
 내가 잘못해서 다치면 우리 손녀 못 봐주는데, 그럼 안되는데.."


얼마  친구분들과 운동삼아 등산을 다녀오셨다는 엄마께서  넘어지는 순간에도 자신이 아픈 것보다 자신 때문에 발생하게 될 육아 공백이 걱정었다는 말씀에 괜스레 마음이 찡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래도 애는 참 이뻐.
힘든데도 이쁘니까 낳는 것 같아.



심각한 얼굴로 현실적인 고민들을 쏟아내면서도 결국은 아이를 생각하면 저절로 엄마미소가 지어진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우리는 웃으며 헤어졌다.



언제쯤 이런 걱정과 고민들이 먼 시대의 유물이 될까?



내 딸이 엄마가 되는 시대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아닌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의 행복함만 생각할수 있는 시대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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