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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대리 Jun 19. 2019

전화받기, 그 미묘한 눈치싸움


- 띠리리리


사무실 전체에 전화소리가 울려 퍼진다.


업무를 개시하기도  시간임에도  전화는 여지없이 울리고 그때부터 업무의 반을 차지하는 전화받는 일이 시작된다.


우리 사무실 같은 경우는 각자 자리 번호가 따로 없는 탓에 군가가 전화를 걸면 맨 앞자리에 놓인 전화기 두 개가 먼저 목놓아 울기 시작한다.


그럼 그때부터 묘한 눈치 싸움이 시작된다.


물론 답은 정해져 있고 이미 암묵적인 룰은 존재하고 있다.


직급이 낮은 순부터 전화를 당겨 받을 것.
직급이 같다면 연차가 낮은 자가 먼저 받는다.



이것은 누가 그러라고 얘기한 것도, 꼭 그래야만 한다고 회사 내부적으 것도 아니지만 언제나 이러한 암묵적인 룰은 우리 사무실 안에서 적용되고 있다.


여기서 만약 연차가 낮은 1순위 수신자가 통화 중이거나 자리를 비운다면?!


그렇다면 그다음으로 연차가 낮은 직원이 댕겨받아야겠지만 때로는 사무실 안에 묘한 눈치 싸움이 벌어지기도 한다.


하루에 한두 통씩 오는 전화라면 기꺼이 기쁜 마음으로 받겠지만 하루 수십 통씩 매일 똑같은 답변을 해야 하는 이 전화와의 전쟁치를 때면 정말 계급장 떼고 이 묘한 눈치 싸움에 합류하고 싶은 생각이 저절로 들곤 한다.


그리고 나는 실제로도 이 전화와의 전쟁지쳐 뒷자리에 평온하게 앉아계시는 윗분들이 제발 전화를  받아주길 기다리며 바쁜 척을 할 때도 있다.





전화받기는 대단한 스킬이 필요한 업무도 아니다.


그렇다고 이 수고로움을 그 누군가가 알아주거나 칭찬해주는 일도 아니다.


그냥 그런 전화받기라면, 제발 양심적으로 아니 민주적으로 비슷하게 나눠서라도 받자.


제일 좋은 전화기를 책상 위에 올려놓고 계시는 그분들에게 앞에서 매일 전화 받이가 되고 있는 하급직원이 요청하는 바이다.



# 다행히 지금 팀에서는 비교적 직급과 상관없이 전화를 고루고루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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