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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대리 Oct 16. 2019

아이의 소풍이 엄마의 소풍이 아닌이유


오늘은 아이의 어린이집 소풍날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일년에 한번 하는 부모님과 함께 하는 어린이집 소풍날인것이다.


부모님과 함께한다고 해서 더 특별한곳을 가는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한두명의 선생님들이 여러명의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기는 힘든 장소를 가는것 같기는 하다.


오늘의 소풍장소는 아이들이 동물들을 직접 만지고 체험할수 있다는 실내 동물원이다.

노란 미니버스에 타서 아이의 손을 잡고 향한 그곳에는 조류나 토끼,파충류등의 크고 작은 동물들이 있었다.



아이는 동물들에 대한 신기함보다는 두려움이 앞서는지 나의 손을 더욱 더 꼬옥 잡았다.

직원분들의 지시에 따라 아이와 함께 동물들에게 먹이주기도 하고 직접 만져보기하다가 금세 지루해진 아이들이 찾은곳은 동물원안에 마련되어 있는 실내 놀이터였다.


그곳에 있는 미끄럼틀과 방방이를 타고 내리 환한 미소를 짓는 아이들을 보면서 함께 따라온 엄마, 아빠 또는 할머니들은 그런 아이들을 부지런히 따라 다니거나 잠시라도 시선을 놓지 못했다.


"오늘 도시락 싸느라 일찍 일어났더니 피곤하네요."


어떤 엄마의 한마디를 시작으로 연신 다른 엄마들의 입이 열렸다.

다들 시선은 자신의 아이로부터 떼지 못면서 입은 부지런히 육아에 대한 얘기들을 이어나갔다.


"아침부터 멘탈이 털털 털렸네요. 아침부터 기분이 별로 였는지 울고 떼쓰는 바람에."



아침 등교길에 우는 아이를 데리고 왔던 한 어머니가 꽤나 지친 표정으로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놀던 아이들을 달래어 함께 싸온 점심을 챙겨먹고 다시 원으로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아이들은 무척이나 이 난 표정이었고 함께 왔던 부모님들은 무척이나 지친 표정이었다.


"동물원에 가서 미끄럼틀도 타고 동물도 보고 재밌었어."


버스안에서 딸아이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며 돌아오는 내내 쫑알쫑알거렸다.

아이가 오늘 하루 겁게 보내다행이라는 생각과 함께 이제부터 남은시간을 뭘 하며 보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에 한숨이 밀려왔다.


그렇게 원에 도착하고 안녕 잘가라며 서로에게 손을 흔드는 아이들 사이로 나는 보았다. 


친구들과 헤어지는 아이들의 얼굴에는 더 놀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안녕히 가세요 라고 인사를 나누는 부모님들의 얼굴에는 오늘 하루 단함이 묻어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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