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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대리 Nov 19. 2019

꼭 찾고 싶습니다


생각이 많은 요즘이다.


올해 초부터 꼬리에 꼬리를 물기 시작했던 생각과 잡념들이 연말이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헤어나지 못하고 계속되고 있다.


"뭘 하고 살 것인가?"

"뭘로 먹고 살 것인가?"


비슷하지만 미묘하게 뉘앙스만 다른 두 가지 질문이 계속해서 내 마음속과 머릿속을 때리고 있다.






믿어 의심치 않았다.

아니 그렇게 믿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직장상사들이 그런 것처럼 이곳에서 정년이 될 때까지 일하며 차곡차곡 저금한 돈으로 집도 사고 매달 받은 월급으로 아이를 키우며 생활하다 보면 어떻게든 내 노후의 삶은 보장받는 거라 생각했다.


그렇지만 생각해보니 그 조건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의 선 건이 성립해야만 했다.


첫 번째, 회사에서 정년까지 나를 내쫓지 않는다.

두 번째, 회사가 망하지 않는다.


지금까지는 운이 좋게도 우리 회사에서는 비자발적인 퇴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거기다 건드리기에는 애매한 규모이기 때문인 건지 아님 후배의 말처럼 고유의 기능이 있는 업무라 당장은 대체가 어려워서 그랬던 건지 동안 그런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올초부터 싹퉈온 회사에 대한 불신과 함께 원인을 모르는 불안감이 계속해서 급습하기 시작했다.


그 불안감은 위에 적은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나의 응답을 자꾸만 요구했다.


여러 가지 애매한 들을 내밀어봤지만 이제는 그런 대답만으로는 나의 불안감에 응답할 수가 없다.


나는 이제 정확하게 지금부터 무엇을 준비하여 회사 밖에서도 괜찮은 돈벌이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대답해야 했다.


나에게 이만큼이나 회사 밖의 돈벌이라는 단어가 절실하게 느껴지게 된 건 정말 냉정하게 나를 돌아봤을 때 난 회사라는 이름표를 떼고는 돈벌이를 할만한 능력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어쩜 회사 안에서 자리만 차지하고 있 상사들보다는 능력 있다는 얘기듣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그 능력이 회사 밖에서는 먹힐 것이 없는 것이 냉정하지만 슬픈 지금의 내 현실이다.





자랑 같지만 살면서 성실하다는 말 착하다는 말 수도 없이 들어왔다.


그래서 회사생활에서도 그렇게만 처신하면 될 줄 알았다

그렇지만 내가 십 년이 넘는 시간 동안 회사생활에서 느낀 건 성실하다는 말과 착하다는 말이 칭찬이 아니라 약점이나 욕이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착하고 성실하게만 살면 되는 시대가 아니라 다른 특징과 능력 외에 그것도 있으면 괜찮은 시대에 내가 살고 있다는 것이었다.


시대 분석과 나에 대한 분석은 나름 마친것 같은데 아직도 난 앞에서 한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명쾌한 답은 못 찾았다.


여전히 나는 회사에서 자리를 지키며 그 답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고 끊임없이 전쟁터 같은 회사 밖을 기웃거리고 있다.


오늘같이 그런 생각들로 답답한 날이면 진짜 드라마 시그널 속 이재한 형사처럼 낡은 무전기라도 찾아서 미래의 누군가에게 교신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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