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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회사가는게 왜이렇게나 싫은건지
아니 어쩜 활동하는 모든것들이 귀찮고 무기력하게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쉬고싶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않다..
누워만 있고 싶다..
하루에도 습관처럼 그런 말들과 생각들을 입안으로만 수백번 삼키고 있었다.
그렇지만 알고있었다.
그렇게 살수없다는것도
그렇게 되려면 아파서 할수없는 극단적인 상황이 될수밖에 없다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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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생각과 말들이 건강이상의 전초현상이었던것이었을까
아님 그런 생각과 말들 때문에 그렇게 된걸까?
저번달 받았던 정밀검진에서 난 덜컥 암판정을 받았다
그나마 암들중에는 착하다는 갑상선암이었고 크기도 크지 않은것이 다행이었다.
서둘러 추가검사를 하고 수술을 위한 일정을 잡고
회사에도 휴직을 요청했다
그리고 이번주 병원에 입원하여 수술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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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전 준비를 위해 입원한 입원실에는 나 외에도 네분이 더 계셨는데 다들 70대 환자분들이었다.
이제 막40대의 문턱을 넘은 내가 왠지 똑같은 환자복을 입고 수술을 앞둔채 병실에 누워있으려니 괜히 서글픈 생각이 밀려왔다.
이만하면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아직 할일이 많은데 왜 이렇게 되었나 싶기도 하고 ..
집에 있는 아직 어린 아이들 생각에 입원전까지 담담했던 눈가가 괜스레 촉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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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 반응검사 좀 할게요.
좀 아프실수있어요."
나랑 같은날 입원하신 70대 후반 어르신에게 간호사분이 다가와 항생제 알러지 반응검사라며 주사바늘을 꽂으려하자 어르신이 약해진 목소리로 중얼거리신다.
"나.. 무서워..
많이 아파?? 간호사선생님이 안아프게 잘 좀 해줘."
"최대한 조심히 할게요
근데 이게 약물자체가 아픈거라 투약될때 아픈건 어쩔수없어요.
금방 끝나니까 조금만 참으세요."
간호사분도 어르신을 최대한 달래며 그분의 팔목을 살피는 순간에도 어르신은 많이 무서우신지 떨리는 목소리로 반복해서 중얼거렸다.
"아프지 않게 해줘요 살살
나 아픈걸 잘 못견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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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병실에 들어와 다들 나보다는 연배들이 한참 높으시다는것을 알고 솔직히 이런생각을 했다.
'그래도 저분들은 연세도 이제 많으셔서 사실날보다 산날이 더 많고 자식분들도 다 키우셨을테니 지금같은 순간이 덜 두렵고 덜 무서우시겠지.'
근데 아니었다.
삶이 흔들리는 순간
생과 사의 갈림길같이 느껴지는 순간이 다가오면
나이와 상관없이 다 무섭고 다 두렵다는걸..
누구나 다를게 없다는걸 그 순간이 와보니 알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