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대리 Apr 06. 2019

아이를 안 좋아하는 엄마라고요?!

- 씨투로 불리는 엄마


"엄마는 아이를 안 좋아하지요?"


남편의 물음에 나는 잠시 할 말을 잃었다.


나는 스스로 아이를 좋아한다고 생각했다.

길가에 지나가던 아이들만 봐도 눈을 못 뗄 때가 많았고 아이가 나오는 육아 프로를 꼬박 애청하던 열혈 애청자이기도 했다.


또한 아이를 낳으면 잘 키워볼 요에 직장생활 중간에 방통대 유아교육과에 진학하는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그런 내가 아이를 싫어한다는 오명을 쓰다니..

말 그대로 치욕이었다.


그런 치욕에도 바로 남편의 말을 반박하지 못했던 건 진짜 내 아이를 낳고 리얼 육아를 겪고 있는 내 모습 때문이었다.


아이가    하는 밤이면  잠을 이기지 못해 아이에게 짜증을 내기도 했었고 아이의 울음소리에도 내가 하는 일을 우선시하느라 달래는 일을  미뤘던 적도 있었다.


그런 내 모습을 틈틈이 봐왔던 남편이었기에 내가 아이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오해를 하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반면 남편은 아이를 참 예뻐하는 사람이다.


남편은 지독한 딸바보이다


아이가 힘들게 하는 순간에도 아이에게 큰소리 한번 신경질 한 번을 낸 적이 없으니 남편이야 말로 진정으로 육아의 달인 인지도 모르겠다.


우습게도 내가 남편과 결혼하기로 결심한  아이를 예뻐하는  모습 때문이었다.


데이트를 하는 중간에도 아이가 보이면    , 길거리에 넘어지는 아이가 있으면 당장이라도 달려가  아이를 일으켜주곤 했었다.


그런 남편의 모습에 나는 그가 좋은 아빠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었다.


그 믿음 그대로 남편은 여전히 아이에게 참 좋은 아빠이자 적극적으로 육아를 함께하는 육아공동체가 되고 있다.


그렇지만 왜일까?

아이는 늘 웃으며 친절한 아빠보다는 감정 기복이 있는 엄마 를 더 좋아한다.


육아휴직이라는 기나긴 시간을 함께 했기 때문일 수도  뱃속부터 한 몸이었던  덕분이 겠지만,       있는 것을     다.




그런  우리 딸이 요즘 나를 씨투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  어."     "   ." 다.


씨투?!


무슨 의미 일까  생각하다  아이가 즐겨보는 니메이션 속의 캐릭터 하나가 생각다.


뽀로로 장난감 차에 앉아 타요를 보는게 그녀의 즐거움이다


꼬마버스 타요  에 나오는 버스 중 하나인 시티투어버스, 씨투가 바로 그것이었다.


우리 딸이   씨투를 좋아하는 것도 아닌데..

왜 나를 씨투라고 부르는 걸까?!


그 의문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풀렸다.


 아이가 보는   보다 보니 씨투는 그 만화 속에서 어른  자동차였다.


 꼬마버스인 타요와 친구들에게 이런저런 조언과 잔소리를  하는 캐릭터이기도 했다.


요녀석이 바로 씨투다 (출처 EBS)


'아.. 그래서 네가 그랬구나.'


"늘 예, 우리 딸 최고야."라는 말을 달고 사는 남편과는 달리 "조심해, 위험해, 그러면 안되지."라는 말을 달고 사는 엄마를 아이는    느꼈나 보다.


    당할 줄이야.

       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