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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자기 Mar 16. 2022

두들두들, 두드러기ㅣㅣㅣ

기록하는 2022년│Episode 43│2022.03.15

아침에 일어났는데 등이 데인 것처럼 화끈하다. 날씨가 따뜻해져서 요새 전기담요를 끄고 자는데 어제는 나도 모르게 최고 온도로 켜고 잔 건가 싶다. 얼른 씻어야지-. 샤워를 마치고 로션을 바르려고 화장대 앞에 섰다.


"으악!"

"왜? 무슨 일이야!"


건너편 방에서 머리를 말리고 있던 남편이 놀라서 뛰어 들어오다가 놀라서 소리친다. 


"자기? 괜찮아? 왜 이래?"

"모르겠어."


얼굴을 제외한 몸의 모든 곳에 두드러기가 났다. 벌에 쏘인 듯 붓고, 벌겋게 달아올랐다. 왜 그런 건지는 모르겠다. 등도 마찬가지다. 이래서 아침에 등이 화끈거렸나 보다. 가슴과 배, 허벅지, 팔목, 팔꿈치, 겨드랑이, 종아리까지. 말 그대로 온몸에 두드러기가 났다. 딱 얼굴만 멀쩡하다. 거울 앞에서 서서 이상해진 몸을 보고 있는데 남편이 말한다.


"인터넷 찾아보니까 식중독 또는 극심한 스트레스가 원인일 수 있다는데, 혹시 어제 뭐 잘못 먹은 것이 있나?"

"글쎄. 어제 떡볶이 먹고, 마카롱 하나 먹고, 오렌지 먹은 게 다인데?"

"출근하자마자 병원 가봐야 할 것 같아."

"응. 알겠어."


그리고 출근했다. 출근해서 정신없이 오전 업무를 했다. 중간중간 가렵기는 했지만, 그래도 뭐 아침보다는 참을만했다. 얼핏 봐도 아침보다는 가라앉은 것 같았다. 왜인지 피부에 관련된 약을 먹는 것은 몸에 조금 부담스러운 기분이다. 그래. 병원 안 가고 이대로 괜찮아지면 좋겠다.


어느덧 점심시간. 맛있게 점심을 먹고 이를 닦으려고 화장실에 와서 마스크를 벗었는데, 맙소사. 얼굴까지 두드러기가 번졌다. 쉬이 가라앉지 않을 것 같다. 아무래도 병원에 가야 할 것 같다. 


병원에 왔다. 다행히 기다리는 사람이 없어 바로 진료를 볼 수 있었다. 특별히 뭐 잘못 먹은 것이 있냐는 의사 선생님의 질문에 어제 먹은 음식을 나열했다. 혹시 바뀐 환경이 있는지에 대한 의사 선생님의 질문에 그런 것은 없는 것 같다고 대답했다. 피부 두드러기는 아주 즉각적인 반응이라서 어제 무엇을 잘못 먹었을 수도 있고, 오늘 아침에 어떤 외부 요인에 의해 갑자기 발현된 것일 수도 있다고 했다. 요인을 찾는 것도 필요하지만, 우선 치료에 집중해보고, 요인을 찾아야 할 필요가 있다면 그때 가서 찾아보자고 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잘 자고, 잘 먹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피부는 리듬과 같은 것이라서 면역력이 떨어지게 되면 두드러기 등으로 발현이 될 수 있다고도 했다.


주사를 한 대 맞고, 4일 치의 약을 처방받아 왔다. 바로 점심 약을 먹는다. 한 시간쯤 지났을까. 신기하리만큼 두드러기가 가라앉았다. 짧은 시간만에 이렇게 좋아진 것이 신기하다. 동시에 혹시 약이 너무 독한 것은 아닌지 나도 모르게 걱정이 된다. 이상하게 나는 약을 먹는 것이 가끔 걱정이 된다. 몸이 약에 너무 적응해버리면 어떡하지. 하는 쓸데없는 걱정이다. 


이대로 그냥 쭉 괜찮아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저녁을 먹고 나니 다시 두드러기가 올라오기 시작한다. 약을 다시 챙겨 먹는다. 이 두드러기의 원인이 도대체 뭘까. 왜 두드러기가 올라오는지 알면 조금 쉬울 것 같은데, 도통 이유를 모르겠으니 어렵기만 하다. 뭘 잘못 먹어서 시간이 필요한 것이라면 기다리면 된다. 면역력이 떨어진 거라면 잘 먹고 잘 쉬는 것에 집중하면 되고, 침구 등에 알러지가 있는 거라면 침구를 바꾸면 된다. 그런데 이유를 모르겠으니 자꾸 찾게 되고 궁금하다. 이런 게 혹시 몸에 독소가 쌓여서 그런 건가, 운동을 안 해서 노폐물이 쌓여서 그런 건가. 자꾸만 원인을 찾게 된다. 어쨌든 조금 더 건강하게 살려고 노력해야 하는 것은 맞는 것 같다.


두드러기가 올라온 몸의 사진을 한 장 정도 첨부하려다가 아무래도 너무 혐짤인 것 같아서 올리지 않기로 한다. 아- 두들두들, 두드러기ㅣㅣㅣㅣㅣㅣ. 가렵고 궁금하고.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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