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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자기 Mar 27. 2022

귀여운 것이 나를 구한다(플라잉타이거에서 데려온 것들)

기록하는 2022년│Episode 52│2022.03.24

남편이 저녁을 먹고 온다고 한다. 오늘은 맛있는 무엇인가를 배불리 먹고 싶었는데 괜히 조금 아쉽다. 그렇지만 맛있는 저녁을 포기할 수는 없어서 집 근처 스타필드로 향한다. <쉑쉑버거>를 먹기로 한다.

언제 먹어도 맛있는 햄버거를 먹고 아이쇼핑을 시작한다. 오랜만에 <플라잉타이거코펜하겐>에 들어갔다. 

주말에는 늘 사람이 많았다. 그래서 물건들을 구경하기도 힘들고, 구매하기도 힘들었다. 무엇인가 살 것을 찾았다가도  ‘내가 이런 물건을 사는데 이렇게까지 에너지를 쏟아야 하나.’ 싶어 골랐던 물건을 내려놓고 그냥 나오기가 대부분이었다. 그런 오늘은 다르다. 평일이라 그런지 한산하다. 물건을 보기 위해 줄을 설 필요가 없다. 그 덕분에 궁금했던 물건을 충분히 볼 수 있었다. 세상에. 여기 이렇게 귀여운 것들이 많았나. 충동 소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추리고 추려서 줄였는데 결국 몇 개 사서 나왔다. 플라잉타이거에서 데려온 귀여운 몇 가지를 소개한다.


#1. 너맘대로 꾸며! 포스트카드(5,000원)

물감과 포스트카드가 한 장씩 붙어 있어 붓에 물만 묻히면 엽서 위에 바로 그림을 그릴 수 있다. 그리고 바로 그 엽서를 뜯어 편지를 보낼 수 있다. 이렇게 낭만적이고도 이렇게 귀여운 엽서라니. 조만간 우리 귀여운 낑깡나무를 담아 봄맞이 편지를 쓰려고 샀다.


#2. 마그네틱 페이퍼 A5(3,000원)

앞 면은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흰색 종이고, 뒷면은 자석이다. 앞면에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고 그림의 모양에 맞게 자르면 나만의 마그네틱이 되는 것이다. 어디를 가더라도 기념품으로 마그네틱을 꼭 사는 나에게는 이보다 귀여운 것이 없다. 나만의 자석을 만들 수 있다는 것에 꽤 충격적이라 두 개나 데려왔다.


#3. 웃는 얼굴에 공던지기(7,000원)

찍찍이가 붙어 있는 모자를 쓰고 공을 머리에 붙인다. 남편과 하려고 샀다. 집에 와서 해보니 생각보다 찍찍이가 세지 않아 잘 붙지 않는다. 그럼에도 저 모자를 쓴 남편과 내가 꽤 귀여워서 마음에 든다.


#4. 체리팡팡 지퍼백(3,000원) / 봄길만 걷자 지퍼백(2,000원)

지퍼백의 기능과 품질은 둘째치고 일단 너무 귀엽다. 무엇을 담아도 귀엽게 만든다.


세상에 이렇게 귀여운 것들은 누가 만드는 것인가. 어떻게 생각해내는 것인가. 세상에는 귀여운 것들이 정말 많다. 내가 이곳에서 산 몇 가지 물건들은 아주 일부분이다. 함께 하고 싶은 귀여운 것들이 하루 종일 차고 넘친다. 귀여운 것이 세상을 구한다는 말은 진리다. 귀여운 것은 그 자체로 충분한 의미가 있다. 귀여운 것은 세상을 구하고, 나라를 구하고, 나를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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