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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자기 Apr 18. 2022

엄마가 되고 싶다, 마음이 조금은 더 커지고 싶다

기록하는 2022년│Episode 73│2022.04.16-17

#1. 토요일 점심. 주례 선생님이시자 결혼 교육을 해주신 선생님을 찾아뵈었다. 나와 남편은 결혼 전 6주 정도 결혼 교육을 받았다. 결혼을 어떤 마음으로 해야 하는지부터 결혼의 의미, 결혼 생활을 기대하는 나의 태도는 어떤지 등에 대해 점검했다. 또 결혼생활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배웠다. 물론 배운 대로 100% 실천하지는 못했지만, 그럼에도 배운 것들은 늘 중요한 순간에 함께 했다. 그래서 지금까지 비교적 행복하고, 즐겁게 결혼생활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번에는 임신 전 태교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 들었다.


#2. 일요일 오후. 최근에 아기를 낳은 친구를 만났다. 친구의 출산과정부터 아기를 양육하면서 느꼈던 감정, 그리고 해결해야 하고 생각해야 할 문제들이 그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졌음에 대해 들었다.




나는 결혼 3년 차다. 아니다. 19년에 결혼했으니 4년 차인가. 어쨌든 결혼을 하고 참 신나게도 살았다. 아기는 아직 없다. 아기를 안 낳을 생각은 전혀 없었으나, 나름의 준비를 하고 계획해서 갖고 싶은 마음에 여기까지 왔다. 아직 부족한 것이 많은 사람인지라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친구들에 비해 조금 일찍 결혼한 편이라 시간적 여유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계획을 계획하니 아기를 갖자고 마음먹기가 어려웠다. 용기가 안 났다. 경제적 준비나 마음적 준비는 계속 부족했고, 아이를 당장 갖지 못할 크고 작은 핑계들은 이어졌다. 이렇게 가다간 평생 용기가 나지 않을 것 같다. 결혼생활에 아이가 필수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한 번도 아이 없는 삶을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너무 중요해 여태 미뤘던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올해는 아기를 갖고 싶다. 결혼 초에 비해 준비된 것은 사실 여전히 아무것도 없지만 더 늦으면 최소한의 체력도 없을 것 같다. 이럴 줄 알았더라면 결혼하자마자 임신 준비를 해보는 거였는데. 후회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 시간들 덕분에 지금 더 용기를 낼 수 있는 것 같다.


임신을 준비하기로 계획하고 결혼 전 받았던 산전 검사도 다시 받았다. 그리고 선생님을 뵙고 임신 전 태교에 대해서도 간단하게나마 들었다. 또 우연인지 일요일 점심에는 얼마 전 출산한 친구를 만났다. (친한 친구 중-출산에 대해 적나라하게 들을 수 있는 정도의 관계-에 출산은 처음이다.) 여러모로 마음이 어렵다. 너무 예쁜 친구의 아이를 보며 나도 얼른 빨리 만나고 싶은 마음과 힘들지만 어쨌든 잘 이겨내고 해결해나가고 있다는 친구를 보며 나는 저렇게 잘할 수 없을 것만 같은 걱정이 동시에 들었다.


돌이켜보면 난 참 마음이 작은 사람이다. 물론 마음이 작은 것을 제외하고도 내가 바꾸고 싶고 고치고 싶은 단점들은 수두룩하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작은 마음이 요즘 나의 가장 큰 문제다. 작은 마음은 갈수록 점점 작아져 나를 힘들게 한다. 타인의 안 좋은 모습을 보고 화가 나고,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크게 상처받는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서운한 마음이 든다. 이것저것 신경 쓸 것이 많아 대범하게 나아가지 못한다. 아주 작은 일에도 깜짝 놀라 마음이 철렁 내려앉는다. 자식은 부모를 닮는다던데. 태어날 나의 아기가 나의 이런 안 좋은 모습을 닮는다면. 그래서 종종 나처럼 힘들어한다면. 그건 정말 생각만으로 속상한 일이다. 


그래서 나는 나를 좀 바꾸고 싶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만나게 될 미래의 아이를 위해 나의 안 좋은 모습을 조금이라도 바꾸고 없애고 싶다. 몸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고 몸에 좋지 않은 것을 먹지 않고, 엽산 등을 미리 챙겨 먹는 것처럼 마음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노력할 것이다. 쓸데없는 것에서 서운함을 느끼고, 누군가를 미워하고, 이런저런 생각들만 많은 나를 바꾸고 싶다. 그래서 조금은 더 커진 마음으로 미래의 아이를 만나고 싶다. 나, 스스로 파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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