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묘한 숫자의 속임수
학생들의 시험기간으로 덩달아 나도 바빠졌다.
시험 준비를 해주면서 오히려 내가 더 시험공부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코로나 사태로 일어난 교차 등교와 온, 오프라인의 수업으로 인한 진도의 차이는 한 반에 다양한 학교의 학생이 있는 학원에서는 평준화시키기 힘든 일이다, 그러다 보니 품이 더 들긴 하지만 학생들이 조금이나마 도움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하여 주말도 없이 시험 준비를 시켜주고 있는 중이다,
이번 이야기는 큰 수와 작은 수에 대한 이야길 해보고자 한다.
마트를 다녀왔는데. 마트에서 겪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마트에 가면 우리의 지갑을 기다리는 많은 제품들이 있다. 그 제품을 보고 있노라면 괜스레 집에 하나쯤은 있어야 되겠다 하는 생각이 든다. 분명 혼자 사는데 베개는 4개나 되고, 아토피가 있어 밀가루 음식을 많이 먹을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과자는 늘 묶음으로 사버린다. 환경을 걱정한다고 리필을 사러 갔지만, 더 가격이 저렴한 완제품을 사서 온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조금 합리적인 소비를 위해 단단히 마음을 먹고 마트로 갔다. 그리고 일단 마트에서 살 것들만 핸드폰 메모장을 열어 적어 두었다. 마트에 도착하니 여전히 많은 제품들이 나의 손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 나의 손에는 메모가 있기 때문에 절대 과소비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마트에 들어서니 제일 먼저 묶음 상품이 눈에 띈다. 3개를 고르면 4천이라고 한다. 하나씩 사면 4천4500원이 되는데. 묶어서 사면 4000원이 되니, 조금은 효과적이라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필요한 것은 딱 하나만 있으면 된다. 나머지는 굳이 살 필요는 없다. 있으면 다음에 또 사러 오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지만, 오래 쓰는 제품으로 꼭 지금 나 놓지 않고 필요하면 사도 된다.
들었던 물건은 내려놓고, 필요한 하나만 집어 들고, 유제품이 있는 곳으로 왔다. 우유가 하나 필요해서 집으려고 제품을 둘러봤다. 주로 마시는 제품이 없어 그냥 1A등급에 우유를 사기만 하면 되니, 고르긴 쉬웠다. 하지만 문제는 각기 다른 용기에 담겨 각기 다른 가격으로 표시되어 뭐가 괜찮은 가격인지 한눈에 알아볼 수 없다는 점이다.
어떤 우유는 900밀리리터, 다른 우유는 1리터, 어떤 우유는 1.3리터에 들어 있다. 그래도 요즘은 가격표에 단위 무게나 단위용량 당 가격이 표시되어 있다. 그래서 훨씬 보기 편하긴 하다. 하지만 이것도 마케팅인가? 조금 저렴해 보이는 우유는 단위 용량이 100밀리당 금액이, 조금 비싼 우유는 10밀리당 금액이 표시되어 있다, 당연히 많은 용량이 금액이 크게 나올 텐데, 같은 제품에 다른 용량으로 금액을 표시하는 것은 아마 그 이면에 다른 뜻이 있을 것이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니 내가 사는 물건이 같은 제품의 다른 회사끼리 금액 비교를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 요즘은 물건을 꼭 한 개의 회사만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선택권이 생기니 비교 대상도 많이 생겨서 좋다.
큰 수는 우리가 한 번에 읽을 수 있을 만큼만 눈에 들어온다. 그래서 작은 수로 표현하고 단위를 붙여준다. 언듯 보면 작은 수처럼 보이지만. (100,000 = 10만 ) 결코 그렇지 않을 수 있다. 이번 단위 변환은 초등학생들이 제일 헷갈려하는 부분이다. 우리나라의 지폐 단위가 1000원, 10000원, 50000원 같이 조금 큰 수로 되어 있어서 꼭 배워야 하지만, '0'이 많으니 그 수가 그 숫자 같은 느낌이 들 것 같다. (가끔 '0'을 많이 그려놓고, 물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