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씨스피라시"리뷰와 결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휴일.
침대에서 좀처럼 일어나기 힘들어, 그냥 누워서 수많은 정리되지 않은 생각들 가운데, 허우적거리고 있을 때, 마침 핸드폰에서 알람이 울렸다. 휴일엔 휴대폰을 거의 보고 있지 않아서 오히려 알람을 켜 두고 다른 일을 할 때가 많았다. 그러니 한 번씩 알람이 울리면 뭔 소식이 있나 싶어 궁금해진다. 특별히 중요한 알람은 아니었으나. 복잡한 생각에 조금이라도 더 있다간 엉킨 실타래를 풀지 못하게 될까 봐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그러길 몇 분이 지나자. 나도 모르게 넷플릭스를 기웃거리고 있었다. 영화를 하나 고를까 하며, 외국 영화 카테고리에 "씨스피라시"라는 다큐를 클릭했다.
지금은 그때의 그 순간을 후회하기도 한다. 별일이 없었던 평범한 주말에 울려퍼지는 파장은 마치 잔잔한 바다에 잠수하던 고래가 솟아 올라 물결을 일으키듯 파장이 심했다. 끝까지 보고 나서 머리가 더 정리되지 않았다. 오히려 줄거리나 리뷰를 볼 때 보다 더 복잡해졌다. 내가 알고 있었던 사실이 전부는 아니었고, 내가 하고 있었던 일이 정말 작은 일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환경을 위해서 우리가 하는 일의 작고 큼을 나눌 수 없다. 누구든지 지금은 그 작은 일이라도 시작해야 할 때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상을 통해 알게 된 일이 나의 일상에 변화를 주기엔 부족함이 없었다.
영화시작은 주인공이 바닷가에 밀려들어오는 쓰레기를 줍는 것부터 시작한다. 브이로그를 하면서 환경을 지키기 위한 일을 하자는 캠페인을 하고 있다, 동시에 적지 않은 돈을 환경단체에 기부를 했다. 그러면서 점점 더 해양환경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장면이었다. 조금 더 근본적인 원인을 찾고자 바닷가에서 나와 인터넷 자료를 조사했다.
바다를 숨 쉬게 하고 물을 뒤엎는 일을 고래와 돌고래들이 해주는데. 그 고래를 잡아들이는 일본에 대한 추적에 들어갔다. 전개가 빨랐다. 원인을 플라스틱에서만 찾던 관점에서 벗어나 고래와 돌고래의 개체수 감소로 바꾸어 줬다. 그리고 카메라는 일본으로 배경을 전환했다.
일본에서의 포경 활동은 이미 우리나라에 널리 알려진 이야기였고, 그 심각성은 그린피스의 포스트를 통해 자주 접했던 터라 큰 충격은 없었으나 수치화된 포획 환경이나, 마릿수를 보니 저절로 신음을 토할 수 밖에 없었다. 일본도 켕기는 것이 있는지 다큐를 촬영하는 내내 경찰이 따라붙으며 영상 수집을 방해하고, 그들의 동선을 제한시키는 것을 보아 스스로도 잘못을 인정하고 있는 눈치였다.
고래와 돌고래가 그렇게 죽어나가는 모습을 담던 카메라는 다음 장면으로 상업적 어업으로 타깃을 바꾸었다. 돌고래 몰이를 통해 잡아들이는 고래보다, 상업적인 어업을 통해 그물에 걸리는 고래의 수가 훨씬 많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부터였다. 환경단체들도 이점에 대해서는 이미 알고 있는 듯 보였다. 그래서 공신력이 있도록 단체를 만들고 그곳에서 어업을 통해 돈을 버는 회사들은 상업적인 어업으로 포획되는 고래가 없다는 인증을 받는데, 여기서도 문제는 발생한다. 그 일을 고발해야 하는 단체가 결국 그들로부터 돈을 받아 운영되는 단체다 보니 결국 제대로 된 인증을 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게 된다.
이익의 충돌이다.
영화는 본격적으로 상업적인 어업을 통해 무너지는 해양 환경을 조명하기 시작했다. 환경이 오염으로 물고기개체가 감소하는 것보다, 무분별한 어류 남획으로 인한 감소율이 더 높다는 것과 멸종을 야기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조사를 하면 할수록 감독은 더 위험하게 되고, 사람들을 만날 면 만날수록 상업적 어업이 환경을 파괴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버려진 그물과 상업적 어업의 폐기물의 플라스틱이 해양 쓰레기의 50퍼센트를 넘어섰고, 바다 생물에게는 더욱 치명적이었다.
마지막 장면은 상업적 어업의 차선책으로 마련된 양식장은 오히려 생명의 면역력을 떨어트리고, 알 수 없는 병을 키우게 된다는 점을 보여주며 연어의 유해성을 보여준다. 생산에만 목적을 둔 양식은 약품과 색소를 사용하여 변이 된 생명체를 만들어 내고, 그것이 오히려 환경을 파괴시키게 된다. 물론 우리 식탁에 올라온 연어와 그 밖의 생선들이 건강할리가 없어보였다.
여기까지가 내가 본 영화의 내용이다.
내가 하고 있는 작은 일이 허무하고, 의미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시야에서 조금 더 멀리 보고, 확장된 시선을 두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들고 있는 일회용 컵이 바다를 오염시키고 미세 플라스틱을 만들며, 작은 생선들의 위조 먹이로 바뀌면서 생태를 파괴시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뿐 아니라 현재 이익만 쫒아 해양 생물을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여긴다면 언젠가는 바다가 더 이상의 산출을 할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그것을 염려하게 되었다.
얼마 전 뉴스에서 생선을 사, 배를 갈랐더니 그 속에서 쓰레기가 발견되었다는 기사를 읽었다. 어쩌면 우리가 벌써 알고 있지만 믿고 싶지 않았을 내용이었을 것이다. 그 생선을 산 사람도, 그 생선을 잡아 온 사람들도 아직은 괜찮겠지 하는 생각에 그랬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점점 현실이 되었다. 아니, 지금의 모습이 이렇다.
텀블러와 에코백이라고 부르는 가방을 만들기 위해 들어간 에너지와 쓰레기는 텀블러와 에코백을 1000번 이상 사용했을 때 그 가치를 넘어선다고 한다. 그러니 무턱대고 친환경 제품이라고 구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사용빈도를 생각해서 내가 가치 있게 사용 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구입해야 한다. 유행처럼 번지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도움이 될 수 있게 사용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정부는 일회용품을 줄이거나 재활용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는데 투자를 하고, 상업적으로 어업을 하고 있는 대기업 및 하청 업체에게는 잡아들이는 생선의 무게만큼 쓰레기를 수거하는 법안을 만들어서, 우리가 먹고 있는 해양 생물에 더 이상의 피해를 주지 않게 했으면 좋겠다. 물론 어디까지나 내 생각으로 그 칠 수 있는 이야기지만. 우리나라부터 시행하고 점차 그 영역을 넓혀 나간다면 환경은 다시 우리에게 큰 선물을 줄 것이라 믿는다.
영상이 마무리되기 전 잠시 나온 생선 대체식을 검색해 봤는데. 해초를 이용해 만든 해산물을 파는 업체들이 생기고 있었다. 바다의 해초를 이용하여 어업을 하지 않고도 비슷한 식감과 맛을 느끼게 하는 새로운 식품을 개발하게 된 것이다. 이미 잘 알려진 식품은 건강을 생각하는 몇몇 셀럽에 의해 이름이 알려진 상태지만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무엇이 그 자리를 대체하든, 현재 잡히는 물고기 양을 줄이게 되고, 그물에 같이 잡히는 고래가 없어지면 바다는 다시 돌아올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오늘도 작은 실천이지만 나름의 환경운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