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미스터리 7가지', '7대 불가사의', '세계 7대 불가사의' 등등 수많은 비슷한 이름의 책들을 본 적이 있는가? 아마존에는 여자만 사는 부족이 있고, 피라미드 안에 사람이 살고 있으며, 마야 민족은 원래 외계에서 왔다는 이야기. 또한 버뮤다 삼각지를 지나는 비행기는 시간여행을 하기도 하며 사람들이 순시간에 사라져 세상에서 자취를 감추었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있는가?
한 방송에서 개그맨 정형돈 님은 진실 혹은 거짓이라는 프로그램을 아주 좋아한다는 이야길 한 적이 있었는데, 그는 세상의 미스터리한 사건을 탐구하고자 하는 호기심이 아주 큰 사람이었다. (지금도 유튜브 '정형돈 TV라는 지식 탐구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그분이 좋아하는 프로그램 방송을 담당했던 작가님도 수많은 스토리와 소문들을 듣고, 보고 확인하는 일을 했지 싶다. 그래야 그만한 이야기들을 방송으로 만들 수 있으니 말이다. 어릴 때 나도 읽고 있던 책 속에 나온 이야기를 확인하고 싶었다. 지금이야 여러 방법으로 사실을 확인하는 방법이 생겼지만 아직 인터넷이라는 게 없던 시절엔 소문하나 확인하는 일이 꽤나 힘든 일이니 최대한 믿을 만한 출판사에서 나온 책이 아니라면 믿을 수도 없긴 하다.
사실 제목처럼 그렇게 살진 않는다. 무조건 눈으로 확인해야 믿는 것은 아니지만 여기까지 와서 이걸 안 보고 간다면 아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나스카에 도착했다.
넓은 광야와 대지에 누군가 그렸는지 전혀 알지 못한 채, 이들이 그린 그림은 초현실적으로 남겨져 있다. 실제로 보면 알겠지만 이런 그림은 하늘에서 보고 그리지 않는 이상 불가능에 가까운 그림이라. 과연 누가 어떻게 그렸는가에 관심이 생겼다.
그도 그럴 것이 생각보다 그림이 정교했고, 누가 어떻게 보든 그림이 잘 보이는 탓에 놀랍게도 사람들은 그린 사람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게 되었다. 연구자들이 투입되고, 자료가 모이며 여러 사람들의 정보가 오갔다. 현재까지도 밝혀진 바가 거의 없는 탓에 미스터리한 일로 남아 있는 곳이다.
이러한 그림이 하루아침에 생겨났을 것이라 생각하진 않지만 이 그림이 발견되고 나서 비행을 통해 발견된 또 다른 그림들 역시 선명하게 보이긴 마찬가지였다. 이 지역을 비행하던 조종사에 의해 발견되었을 뿐 지상에선 관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비교적 최근에 발견된 고대 유산이다.
페루의 원주민이며 약 1만 년 전으로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면 '나스카 문영'을 만나게 된다. 나스카인의 유물에 발견된 도자기에 그려진 벌새와 똑같은 모양의 벌새가 지상에 그려져 있기 때문에 나스카 문명의 유산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어떤 용도였는지, 누가 그렸는지에 대한 정보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나스카 지상화를 보기 위해선 반드시 상공에서 보는 걸 추천한다. 망루나 탑에서 볼 수 있다곤 하지만 하나의 지상화를 볼 수밖에 없고, 차량으로 이동하는 거리가 적지 않기 때문에 육체적으로 어렵다. 하지만 가까지 볼 수 있고, 그림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은 존재한다.
나스카에 도착해 비행장으로 향했다. 태어나 처음으로 경 비행기를 타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비행기의 몸체가 겨우 내 키 정도의 높이 밖엔 안되는데, 두 명의 조종사와 두 사람의 관광객이 비행기에 오른다.
비행 시작 전, 기내 안전 교육은 비행기가 작으니 외부에서 교육이 있었다. 교육 내용은 비상시 안내 및 행동요령에 대해서였는데, 인원은 동시에 비행하는 모든 이들이 같이 받아야만 했다. 비행가 크면 원래 승무원이나 비행기에 올라 교육을 받지만 비행기가 워낙 작고 안전교육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적어 한번에 교육을 하는 것 같았다.
교육을 마치고 비행장으로 가면 마치 보물 지도처럼 생긴 인쇄물을 하나 건넨다. 크기는 A5 사이즈로 된 크긴데, A4용지를 반 접어 인쇄한 모양이다. 지도를 받아 들고나니 다양한 스폿이 있다는 걸 그제야 알게 되었다. 원숭이나 나선형 원은 이미 알고 있던 부분이라 이미 짐작하고 있었는데 다른 포인트들이 그렇게나 많이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벌새, 도마뱀, 나무, 외계인 등등 수많은 지상화 들이 보였고, 우리 비행기가 날아올라 운항되는 루트도 표시되어 있었다. 지도만 뚫어져라 보고 있는데, 프로펠러가 돌기시작했다. 보물지도를 다시 접어 두고 안전벨트와 비행기 이용 수칙 및 안전 사항에 대해 파일럿이 안내를 해줬다.
각 의자 앞에 있는 봉투는 멀미가 생기면 구토를 할 수 있으니 반드시 이용하라는 안내까지 마쳤다. 그리고 우린 활주로를 벗어났다.
하늘에서 바라보는 나스카의 지상화는 그야말로 놀라움이었다. 나무 한그루, 풀 한 포기 없는 그 장소에 누군가 그렸는지도 알 수 없는 그림이 수 십 개가 존재했다. 비행기는 적정고도에 다다르자 그림을 중심으로 선회하기 시작했다.
원숭이와 기하학적 도형, 늑대, 벌새, 공작새, 나무, 외계인 등 사람이 전혀 그렸을 것 같지 않은 그림 수 십 점을 볼 수 있었다.
비행기 창 밖에 보이는 모습은 마치 이집트에서 이집트 대 박물관에 방문했을 때, 유적을 보면서 느끼는 감정이 또 한 번 일렁였다. 내가 존재하지 않았던 시기의 유물에 손을 대면 마치 내가 그때 시절을 산 사람들을 엿볼 수 있는 능력이 생긴 것 마냥 그때를 상상하게 된다.
나스카 지상화를 보면서도 그런 느낌을 받는다. 이걸 그렸을 그 당시의 느낌. 뭐라 설명할 수 없는 상상의 세계가 그려진다. 나만의 추측이라 말하기엔 부끄럽지만 아무튼 상상으로도 여행을 하는 느낌이다.
어쩌면 한 번뿐 일지도 모를 나스카 여행이라면 어린 시절 책에서 봤던 그림 하나 들고 해 보는 이런 여행도 어쩌면 행복한 여행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