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여행기록:플뢰옌 하이킹
5014 Bergen, Norway
https://www.floyen.no/en
숲의 경치를 감상하면서 하이킹할 수 있는 여러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으며, 30~40분이면 정상에 닿을 수 있다. 또는 Fløibanen에서 푸니쿨라를 타고 산 정상의 전망대까지 이동할 수 있다. 전망대에서 베르겐 시가지와 멀리 펼쳐진 바다를 함께 볼 수 있다.
노르웨이 베르겐에서의 셋째 날 아침 눈뜨자마자 세수만 하고 가벼운 차림으로 나섰다. 전날 도심지를 둘러보고 잠들기 전 내일은 산에 올라야겠다고 생각했다. 언덕 위에 위치하여 캐리어 옮기느라 고생했던 에어비앤비는 등산로 초입 근처라 어렵지 않게 시작할 수 있었다. 마치 서울에서처럼 주말 아침 동네 뒷산을 오르는 것 같았다.
어제저녁부터 내려앉은 안개를 뚫고 구불구불한 등산로를 따라 걸었다. 가족 혹은 반려견과 함께 오르는 사람, 러닝 하는 사람, 자전거를 타고 오르는 사람 등 주말을 보내는 현지인들과 함께 올랐다. 목적지로 둔 호수를 향해 걷다 보니 어느새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고 혼자 걸으며 맞는 방향으로 가는지 의구심이 들 때쯤 호수를 발견했다.
출발할 때의 흐린 날씨는 어디 가고 푸른 하늘을 담은 파란 호수가 눈앞에 나타났다. 나무 사이 벤치에 자리를 잡고 챙겨 온 간식을 먹으며 잔잔한 호수를 보며 멍 때리고 잠시 쉬었다. 문득 이 장면을 혼자 보는 것이 아까워 공유하고 싶은 사람에게 사진을 보내거나 영상통화를 걸었다.
잠시 여유를 부리니 하늘은 더 파래졌고 길을 따라 걸었다. 갈림길의 안내표지판은 어디로 갈지 고민하게 하였고 끌리는 곳으로 향했다. 발길 닿는 대로 걷다 보니 숲으로 둘러싸인 또 다른 호수를 발견했다. 호수 앞에는 주변 자연과 일체화된 듯한 카페가 있었다.
메뉴판은 따로 없지만 원하는 것을 다 주문할 수 있다는 스태프의 말에 핫초코를 시키고 자리를 잡았다. 떨어진 당을 보충하며 잠시 쉬다 보니 현지인들이 먹는 팬케이크에 눈길이 갔다. 잼, 생크림, 치즈 등 다양한 재료를 자신의 입맛에 맞게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었다. 팬케이크와 함께 브라운 치즈와 라즈베리 잼을 추가로 주문했다. 산에서 먹어서인지 브라운 치즈를 처음 맛봐서인지 이번 여행에서 먹은 음식 중 가장 기억에 남았다.
배를 채운 후 테이크아웃 커피를 들고 나와 호수를 바라보며 주말을 즐기는 사람들을 구경했다. 산에서 점심 먹는 가족, 호수 옆 데크에 누워 일광욕하는 사람 등 각자의 방식대로 즐기고 있었다. 6-8월에는 이곳에서 카누나 패들보드를 탈 수 있다고 하는데 여름이 아닌 것을 아쉬워하며 호수를 뒤로하고 다시 걸었다. 몇 발자국 옮기니 또 다른 자연이 펼쳐졌다. 이곳에서 캠핑하며 지난밤을 보낸 사람들도 만날 수 있었다. 여러 풍경을 즐기다 전망대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다.
사실 전날 저녁에도 석양을 보기 위해 푸니쿨라를 타고 이곳에 올랐지만 안개가 풍경을 가렸다. 아쉽지만 발걸음을 돌렸고 아침에 오를 때만 해도 흐린 날씨에 큰 기대 없었다. 걷다 보니 날씨가 점차 맑아졌고 전망대에 도착하니 거짓말처럼 말로만 듣던 풍경이 눈앞에 나타났다. 전날 보여주지 않았던 전망이라 그런지 감동이 더 했다. 그렇게 오가는 사람들 사이 계단에 앉아 한참 동안 베르겐 시내를 눈에 담았다.
산 정상 근처 놀이터에는 이곳에 사는 아이들이 다 모인 것 같았고, 저마다 이름이 있는 염소들도 만났다. 오를 때와 다른 길로 내려오며 한 번 더 도시 구석구석을 담았다. 베르겐에 방문한다면 플뢰옌 하이킹을 추천한다. 다양한 트레킹 코스와 아이들이 뛰놀 수 있는 놀이공간,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다. 아래 링크에서 다양한 트레킹 코스를 소개하고 있으니 도전해 보시길 바란다. 등산이 어렵거나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면 푸니쿨라를 타고 산 정상에 올라 전망을 즐긴 후, 10분 정도 떨어진 호수를 담은 카페에서 노르웨지안 스타일의 팬케이크를 맛보는 것으로도 충분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