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마켓컬리 김슬아 대표 <창업가의 브랜딩>
마켓컬리(Market Kurly)는 직장 동료였던 김슬아 대표와 박길남 이사가 공동 창업한 더파머스의 온라인 쇼핑몰입니다. 맛있는 음식이 삶의 가장 큰 즐거움이라고 믿으며 소비자들에게 진짜 맛을 소개해 주고 싶다는 마켓컬리.
밤 11시에 주문해도 다음 날 새벽에 받아볼 수 있는 샛별 배송, 그리고 높은 품질과 더불어 구매욕을 자극하는 플레이팅 사진으로 입소문을 타고 명실상부한 프리미엄 온라인 식품회사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안전한 먹거리로 식품 시장을 장악한, 마켓컬리의 김슬아 대표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보았습니다.
Q. 대표님 본인과 마켓컬리 소개 간단히 부탁드려요.
2015년 1월에 창업했고, 5월 말에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채소가게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종합식품회사고요.
기존의 많은 유통회사들이 온/오프라인을 통틀어 대단히 제조회사 마인드였어요. 고객이 원하는 상품이 아니라 시장에 나와 있는 상품을 진열했죠. 고객이 원하는 가격대에 좋은 상품을 공급하는 게 아니라 가장 싸고 컨트롤 하기 쉬운 상품들을 팔았죠.
저희는 이걸 온디맨드(on demand)로 만들자고 한 거죠. 마트를 못 가는 시간에 편하게 배송해주자. 고객 입장에서 생각해서 한 번 제대로 된 서비스를 만들어보자 해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온라인에서 쇼핑하는 사람들은 항상 더 싸거나 빠르거나에 집착하는데 저는 그런 서비스를 만들고 싶지 않았어요. 식품은 언제나 저에게 즐거웠고, 같이 먹는 기쁨이었거든요. 이걸 그대로 고객에게 전달하고 싶었어요. 싸니가 산다가 아니라, 안 사도 들어와서 보고 싶고, 같이 향유하고 즐기는 사이트.
당시 했던 황당한 결정 중 하나가 모바일 웹을 만드는 비용보다, 사진에 비용을 더 쓴 거예요. 화면에서 보여줄 수 있는 음식의 요소가 시각적인 부분밖에 없더라고요. 고기의 환상적인 마블링, 숙성 잘된 고기의 아름다운 빛깔만 생각했던 것 같아요.
Q. 마켓컬리가 빠른 시간에 자리를 잡게 된 이유를 브랜드적 관점에서 설명할 수 있다면요?
이건 진짜 덕후들이 하는 사업이란 걸 고객들이 바로 알아보셨다고 생각해요. 저나 우리 팀이 먹어보지 않은 상품은 한 개도 판 적이 없어요. 그래서 고객이 싫어하면 속상해요. 우리는 다 먹어보고 감동했는데, 왜 싫어할까.
저희는 내부에 상품위원회를 두고 있어요. MD들은 기획서를 쓰고 70여 가지의 기준으로 상품의 모든 측면을 검토합니다. 맛, 가격, 스토리를 보며 마케터, 재무팀, CS팀 등등 모든 팀이 다 들어와 정말 괜찮다 싶은 것들만 팔아요.
공급자 관점이 아니라 소비자 관점에서 많은 부분을 설계했는데요. 정말 뻔한 이야기긴 하지만, '내가 진짜 소비자인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별로라고 생각하는 상품은 고객에게 팔지 않는 게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그 원칙을 지키고 이를 고객에게 끊임없이 커뮤니케이션하는 노력을 합니다.
Q. 그 원칙을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일단 좋아하는 일이니까 순수성을 지켜가면서 했으면 좋겠다는 점이에요. 저희 직원들은 다른 걸 포기하고 이 일을 할 만큼 좋아한다, 약간의 줏대가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부끄럽게 살지 말자. 고객들에게 부끄러운 일을 하지 말자고 생각하죠.
오래가는 좋은 브랜드, 고객들이 좋아할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드는 게 저희에게는 가장 의미 있는 일 일거라 생각했고, 그럴 때 회사는 영속할 수 있다 생각해요.
Long term greedy(장기적 욕심)란 말을 좋아하는데요. 당장 이걸 하지 않는 게 단기적으로는 수익을 못 올리는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는 그게 큰 자산이 될 거다라고 생각해요. 먼 미래에 좋은 브랜드를 만들 수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잘 버텨야죠.
Q. 대표님이 생각하는 스타트업의 정의란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생각해요. 특히 저희 같은 중개업은 효율성 싸움으로 가는 경향이 있는데, 이건 낭비라 생각해요. 작은 시장에서라도 퀀텀점프(Quantum jump)를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IT기반이 아니더라도 테크를 어떻게 잘 쓸지 이해는 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인류 역사상 가장 싼 테크를 쓰고 있는 세대예요. 모든 게 오픈소스거든요. 싼 기술을 기반으로 자기 산업에서 퀀텀점프를 이루어낼 수 있는 회사가 스타트업의 본질에 가장 가깝다 생각합니다. 저도 계속해서 싼 기술을 기반으로 계속 혁신을 시도해보고 싶어요. 이게 결국 장기적인 브랜드 가치로 나타날 거고, 산업의 혁신일 겁니다.
Q. 브랜드란?
브랜드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하느냐의 관점에서 '지속가능성'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우리가 오늘 하는 일을 내일도 할 수 있는가. 그리고 오늘 하루 5000명의 고객에게 하던 것을 5만 명에게도 할 수 있는가. 그리고 남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가치인가.
어제보다 오늘 하나 더 낫게 하기를 지속적으로 반복해야 한다 생각합니다.
- 더.워터멜론 작성
출처 : <창업가의 브랜딩> - 우승우, 차상우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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