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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워터멜론 Jan 20. 2021

요즘 사람들의 주머니 속 사정

그 어느 때보다 돈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동시에 돈을 바라보는 관점도, 소비하는 방식도 조금 달라진 것 같아요. ‘돈을 모으려면 적게 쓰고 많이 벌어야 한다’는 교과서적인 말은 옛말이죠. 이제 자주 쓰고 적게 벌며, 돈은 갖고 노는 게 대세거든요. 그 말인즉슨, 브랜드가 소비자의 지갑을 열려면 이전과는 다른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뜻 아닐까요?



1.  새로운 소비층을 발굴한

      카카오뱅크 ‘미니’ 


Z세대가 중요한 소비 주체로 떠오른다는 말은 많이 들어보셨을 거예요. 그런데 실제로 Z세대의 경제 파워가 얼마나 센지 체감이 되시나요? 그 어느 때보다 개인 투자자의 규모가 큰 주식시장에서 그 정도를 알 수 있어요. 지난해 국내 7개 증권사에 신규 개설된 미성년자 계좌는 무려 31만 554개로 전년 대비 791%나 급증했다고 해요. 성인들이 월급 으로부터 독립을 꿈꾸듯이 청소년들도 불안정한 경제 체제로부터 독립을 꿈꾸는 거죠. 실제로 유튜브나 페이스북, 틱톡 등 10대가 왕성히 활동하는 SNS에서는 차트 리딩이나 주식 공부 게시물이 왕성하게 업로드되고 있어요.


카카오 뱅크는 이런 흐름에 발 빠르게 움직였는데요. 우리나라 청소년 5명 중에 1명이 쓴다는 카카오뱅크 ‘미니’가 그 주인공입니다. 지난해 10월에 출시된 ‘미니’는 만 14세부터 18세의 청소년만 개설할 수 있는 선불 전자 지급수단으로, 통장 개설이 어려운 청소년을 위한 디지털 지갑이에요. 타 은행 계좌를 연동하지 않아도 입금과 이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체크카드처럼 온·오프라인 결제도 할 수 있죠. 이 모든 기능을 본인 명의의 휴대폰만 있으면 누릴 수 있어요. 기존에 만 14세 미만 청소년이 통장 하나를 만들려면 여권이나 청소년증, 주민등록등본 같은 서류를 발급받고 부모와 동행해야 하는 등 꽤 번거로웠잖아요. 번거로움은 곧 이탈을 의미하는 Z세대에게 기존 계좌 개설 방식이 매력적일 리는 만무하죠. 간편함 덕분에 미니는 출시 한 달 만에 가입자 50만 명을 넘겼어요.

카카오 뱅크 ‘미니’ 카드 5종


더 이상 10대를 주 소비층에서 배제해선 안 되겠어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금융 서비스나 상품 개발이 더 활발해질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이때 10대의 감성과 어울리는 디자인과 서비스 연계는 필수 조건이겠죠? 미니 카드가 귀여운 니니즈 캐릭터를 활용하고, 편의점을 많이 이용하는 청소년의 특징을 고려해 ‘CU 편의점에서 3000원 이상 첫 결제 시 1000원 상당의 쿠폰을 지급’하는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것처럼요.



2.  팔기 위해 사는 

     MZ세대의 놀이터, 리셀 시장


중고 시장 못지않게 ‘리셀(resell)’ 시장이 거대해지고 있어요. 중고 거래가 사용하던 물건을 저렴한 가격에 사고파는 것이라면 리셀은 한정판 제품을 기존가보다 비싸게 사고파는 거예요. 나이키와 지드래곤이 협업해 만든 한정판 운동화 ‘에어 포스 1파라-노이즈’가 정가 21만 원대에서 1300만 원대까지 올라 판매된 사례는 유명하죠. 리셀 시장은 MZ세대를 중심으로 우리나라에서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요. 한정판이라는 제품의 희귀 가치 덕분에 몇 배는 불려 판매할 수 있으니, 떠오르는 재테크로 각광받기도 합니다. 자신이 가치 있다고 여기는 것엔 아낌없이 투자하는 MZ세대의 소비 성향이 리셀 시장을 흥행시키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에서는 네이버의 계열사인 스노우의 자회사 ‘크렘(KREAM)’과 최근 롯데와 협업을 맺은 ‘아웃오브스탁(OUTOFSTOCK)’이 대표적인 리셀 중개 플랫폼입니다. 그동안의 중고 거래 플랫폼과 다른 점은 플랫폼이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에서 제품의 진위를 검증한 후에 거래를 매개해 준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구매자들은 혹여나 가품이 올까 마음을 졸일 필요가 없고, 판매자들은 구매자의 ‘먹튀’를 염려할 필요가 없죠.


KREAM 이용하는 방법


리셀 시장에 주목해볼 만한 이유는 단연 MZ세대를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된다는 점에 있겠죠? 디지털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트렌드를 주도한다는 MZ세대가 이끄는 시장에서 트렌드를 읽을 수 있을 테니까요. 다만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시장이 스니커즈 위주로만 형성돼 있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판매 목적이 아닌 제품을 정말 원하는 사람이나 제품을 공들여 만든 원작자에게는 불쾌한 거래라는 찝찝함도 해결해야 할 문제고요. 개발 가능성이 큰 만큼 개선해야 할 부분도 많은 시장이라고 할 수 있겠어요.



3.  이색 짠테크로

     주목 받는 테사


고위 관직의 인사나 대기업 총수들의 집을 압수 수색할 때 고가의 미술품이 쏟아지듯 나오는 장면, 뉴스에서 많이들 보셨죠? 그래서인지 미술품 투자는 소위 돈 많은 부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것 같아요. 실제로 미술품은 진품을 감별하기 어려운 데다가, 대외적으로 인정을 받은 작품은 너무 고가여서 일반인이 투자하기엔 어려움이 있어요. 그런데 요즘엔 서민들도 어렵지 않게 고가의 미술품에 투자를 한다고 합니다. 그것도 단돈 천 원으로요!


미술품 투자 플랫폼인 ‘테사(TESSA)’에서 그게 가능하대요. 테사는 영국의 유명 작가인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의 작품으로 사업을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당시에 모바일 앱 개발이 되지 않아 오프라인으로 150명 정도의 신청자를 모집했는데, 600여 명이 신청할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고 해요. 테사는 큐레이터처럼 작품에 대한 소개도 하지만, 가치 유동성이나 유사 작품의 수익률 등을 설명하면서 펀드매니저와 같은 역할에 포커스를 맞춘다네요. 무명 작가의 작품이 아닌 대형 작가의 고가 작품을 다루는 이유도 수익성 보장을 위해서죠. 고객들은 최소 연 15% 정도의 수익률을 기대한다고 하니, 꽤 괜찮은 것 같죠?

테사에서 실제 거래가 진행됐던 장 미쉘 바스키아(Jean Michel Basquiat)의 작품


소유권을 나눠 갖는다는 개념은 주식 시장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미술품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게 참 신기해요. 시중 금리가 계속 낮아지면서 많은 사람이 재테크로 눈을 돌리는데요. 그러다 보니 다양한 영역에서 재테크 상품이 나오고 있어요. 재테크 상품을 개발할 땐 무엇보다 안전성이 중요하겠죠. 요즘처럼 불안정한 경제 상황이 길어질수록, 사람들은 저수익 일지라도 안전한 투자를 원할 테니까요. 사람을 끌어모으려면 의외성도 중요한 것 같아요. 테사의 아트테크가 인기를 끄는 건, 부자들만 사는 미술품을 나도 살 수 있다고?’ 하는 흥미로움 덕도 있거든요. 재테크 상품을 개발 중에 있다면, 이 두 부분을 꼭 고려해보세요!

 


4.  잔돈’에 스토리를 더한

      적금 이벤트


어릴 적 돼지 저금통 하나쯤 키워 보셨을 텐데요. 심부름하고 남은 천 원이나 100원, 10원을 저금통에 차곡차곡 채워 넣으면 제 속이 다 든든해졌어요. 조금씩 채운 저금통의 배를 가를 때 기분은 액수와 상관없이 늘 짜릿했죠. 생각해 보면 그때 부모님은 우리에게 얼마를 모아라, 하는 목표를 주신 게 아니라 돈 모으는 습관, 돈을 갖고 노는 재미를 맛보게 해주신 것 같아요.


‘제로금리’ 시대에 적금 신규 가입자가 줄면서 동전 단위의 잔돈으로 저금통 채워 넣기 식의 적금 상품이 계속 개발되고 있어요. ‘토스’의 잔돈 저축, ‘IBK 기업은행’의 평생 설계 저금통이 그런 상품들인데요. 다양한 이름으로 개발된 상품들이지만, 소액을 자동 저금한다는 면에서 비슷한 모습을 취하고 있어요. 그래서인지, 돈을 모으는 행위보다 퀘스트를 깼을 때 얻는 보상에 포커스를 맞춘 ‘카카오뱅크’의 26주 적금이 더 눈에 띄는 것 같아요. (웬만하면 두 사례나 카카오뱅크를 소개하고 싶지 않았는데... 과연 아시아머니 선정 대한민국 최고의 은행답죠?) 

‘26주 적금 위드 마켓컬리’ 이벤트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8월 ‘26주 적금 위드 이마트’ 상품을 출시했어요. 기존 26주 적금 상품에 최대 8만 8천 원어치의 이마트 할인 쿠폰과 캐시백 혜택을 추가한 것이죠. 12월엔 마켓컬리와 함께 콜라보를 해서 최대 31만 8천 원어치의 할인 쿠폰을 제공했고요. 예를 들면 1주 차 연속 성공 시 5% 할인 쿠폰을 제공하는 식으로요. 콜라보를 벌인 이마트와 마켓컬리 모두 사람들이 식재료나 생필품을 구매할 때 애용하는 브랜드로, 생활과 밀접한 브랜드라는 점도 눈에 띄어요. 고객의 일상과 가까운 브랜드인 만큼 혜택을 체감하는 정도가 크니까요. 또, 생활에서 발생하는 잔돈을 아껴 생활비를 번다는 스토리를 형성한 것 같네요. 이 사례를 통해 어떤 브랜드와 콜라보를 하느냐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어요. 만약 카카오뱅크가 이마트나 마켓컬리가 아닌 의류 브랜드와 콜라보를 했다면, 어떤 성과가 나왔을까요?



5.  토스가 통하는 이유


카카오뱅크가 기발한 상품으로 시장을 빠르게 치고 나가는 브랜드라면 토스는 고객과 천천히 눈을 맞추며 걸어 나가는 브랜드입니다. 토스의 서비스를 떠올리면 어떤 인상이 남나요? 가장 먼저 쉽고 편하다는 생각이 들 거예요. 그도 그럴 게, 토스는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거든요.

토스 홈페이지에 공개된 ‘금융이 불편한 순간’


토스의 메인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고객이 직접 '금융이 불편한 순간'에 대한 의견을 남길 수 있는데요. 토스 고객들이 불편해하는 금융 서비스 1위부터 5위까지를 가져와봤어요. 여러분은 위 상황 중 어떤 때에 가장 불편함을 느끼시나요? 토스는 이렇게 고객의 의견을 받아서 불편사항을 개선한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어요. 그리고 불편 사항을 받는 과정부터 개선 사례까지 전부 공개하고 있죠. 고객들은 문제를 개선하는 과정에 참여함으로써 서비스에 소속감을 느끼고, 덕분에 서비스 만족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어요.

토스 앱에서 볼 수 있는 ‘금융 팁’


뿐만 아니라 누구나 금융을 쉽게 이해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금융 팁을 알려주기도 하는데요. 토스 앱을 이용하지 않는 고객도 토스 공식 네이버 포스트에서 정보를 접할 수 있어요.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요즘 역시 가장 인기 있는 포스트는 ‘내 집 마련 위한 주택자금대출 총정리’였네요. 내 집 마련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포스트에 관심이 갈 것 같아요. 이렇게 정보를 찾기 위해 유입된 고객은 다른 금융 정보들도 얻으며 토스라는 브랜드가 궁금해질 테고요.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금융 커뮤니티 역할까지 하는 토스. 금융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면 네이버보다 토스를 먼저 찾게 될지도 모르겠어요.



수박C의 참견

돈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거운 지금, 돈은 그저 돈이 아니라 트렌드입니다. 요즘 같은 시기에 '돈이 돈을 낳는다'는 말을 '부를 축적한다'는 의미보다, '돈을 소재로 만든 상품과 서비스를 판다'는 식으로 해석해보면 어떨까요? 물론 지금 사람들의 관심사는 돈을 어떻게 모을 것인가, 이죠.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모을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돈을 영리하게 쓸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먼저 시작해보세요. 사람들이 지갑을 재밌게 열도록 만드는 방법은 그 다음입니다. 



바쁜 분들을 위한 5줄 요약

1.  청소년을 경제 주체에서 제외하지 말 것. 기존 금융 상품은 청소년들에게 장벽이 높았는데, 카카오뱅크 ‘미니’는 간단한 가입 절차와 10대 감성의 디자인과 기능으로 청소년 고객을 확보.


2.  가치 있다고 여기는 것엔 투자를 아끼지 않는 MZ세대가 선도하는 ‘리셀 시장’. 아직 스니커즈를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개발 여지가 많은 시장이지만, 한정판을 진정성 있게 대하는 이들과의 갈등을 중재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


3.  불안정한 경제 상황 속에서 안전하고 작게 할 수 있는 짠테크가 주목받는 중. 이에 더해 ‘테사’의 아트 테크는 부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미술품 투자를 쉽게 할 수 있다는 의외성으로 관심을 유발.


4.  카카오뱅크는 적금 신규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생활에서 발생하는 잔돈의 스토리를 살려 이벤트 진행. 고객의 생활과 밀접한 브랜드 ‘이마트’, ‘컬리’와 함께한 덕에 고객의 혜택을 체감도를 높임.


5.  ‘토스’는 고객의 불편함을 수렴하고 개선하는 과정을 공개함으로써 고객에게 소속감을 느끼게 함. 또, 어렵게 느껴지던 금융 정보를 쉽게 제공하면서 금융 커뮤니티 역할까지 수행하고자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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