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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워터멜론 Jan 29. 2019

과거의 방식과 현대의 감성이 만나다-비즈빔 VISVIM

더.워터멜론 마케터 Z의 취향

출퇴근길, 책을 볼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 사이에 끼어 있다면 저는 웬만하면 스마트폰으로 패션 브랜드들 룩북을 휙휙 넘겨보곤 한답니다. 오늘도 팔을 겨우 움직일 수 있는 지옥철에서 한 브랜드의 19ss 룩북을 보다가, 어라 브런치에 이 브랜드를 소개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유는 요즘 제 머릿속에 계속 맴도는 키워드가 휘발성 그리고 지속성이거든요. 다양한 경험을 하고, 많은 곳에 돌아다니지만 이 모든 것들이 너무나도 빨리 돌아가 금방 사라져 버리는 느낌이 들곤 해요. 그래서 그런지 이것들을 어딘가에 붙잡고, 그리고 오래토록 소장할 수 있도록 지속하고자 하는 열망이 요즘 들어 계속 커졌던 것 같아요.


제가 오늘 소개하려는 제 최애 브랜드는 ‘비즈빔(VISVIM)’이라는 일본 패션 브랜드입니다. ‘영원히 신는 신발’을 모토로 제작하고 있다고 하니, 요즘 제가 추구하는 방향과도 일치해서 이건 꼭 브런치든, 어디에든 기록해놔야겠다 싶었어요.




비즈빔 VISVIM


오늘 제가 본 비즈빔의 19ss 룩북입니다.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인디언 모카신, 일본 전통 문양, 빈티지, 거친 데님 정도의 키워드들이 떠오르지 않으세요? (강요아님)

출처 : visvim.tv



나카무라 히로키 (Hiroki Nakamura)


Hiroki Nakamura, 출처 : fashion-headline


비즈빔은 일본의 나카무라 히로키(Hiroki Nakamura)씨가 2001년 설립한 브랜드입니다. VISVIM에 엄청난 뜻이 담겨있다고 하진 않아요. 단순히 V의 어감이 좋았다고 하시네요.(하하?) 그는 14살 때부터 빈티지 의류에 관심이 많았답니다. 어느 날 두 켤레의 빈티지 부츠를 관찰하고 있었는데, 하나는 엄청 강렬한 분위기를 풍겼다고 해요. 그런데 다른 하나는 그저 오래된, 낡은, 약한 느낌이 나서 같은 빈티지인데도 저렇게 다르게 표현될 수 있구나를 느꼈다네요. 그래서 이후 비즈빔을 만들 때, 내면에서부터 강인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옷들을 만들고자 노력했다고 합니다.


그가 어린시절 느꼈던 것처럼, 빈티지 제품을 끊임없이 연구하면서 어떤 것은 강인하고, 어떤 건 왜 그렇지 않은지를 분석하고 파고들었답니다. 그래서 그가 만드는 모든 물건들은 빈티지 같지만 단순히 낡은, 바랜 느낌이 아니었나 봐요. 그리고 그런 강인함에 전통 있는 제작 기술과 수공예 기술이 합쳐져 오래도록 소장할 수 있는 비즈빔이 된 것 같네요.




고집불통, 장인정신


계속해서 우리가 등외시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전통 기술, 하나하나 염색하는 기술 등. 오래된 방식의 소중함을 모른 채 우리는 그저 살아갑니다. 그런데 나카무라는 그런 장인정신에 한 표를 던집니다. 그는 장인들과 함께 자신의 컬렉션을 5년이 넘는 시간 동안 계속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비즈빔의 옷들은 천연염료를 사용함은 물론, 전통기술을 통해 제작됩니다. 감성은 철저하게 현대적이지만, 만드는 방식은 철저히 과거의 것인 거죠.



비즈빔의 인디고 INDIGO

MR.PORTER Youtube
MR.PORTER Youtube


비즈빔은 아직도 데님 천을 방직합니다. 방직? 베틀? 정말 오랜만에 들어보는 단어인데요. 비즈빔이 표방하는 거친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선, 데님 천을 방직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했습니다. 몇 시간 공을 들여야 나오는 고작 몇 평짜리 직조물. 나무로 짓이기고 하나하나 꼬아 완성되는 수준의 직조물들로 비즈빔의 수많은 옷이 탄생합니다.


그리고 이 천을 해체하기도 하고, 다시 쌓아 올리기도 하면서 비즈빔만의 시그니쳐인 조각 작품 같은 디자인이 생겨나게 되죠. 그리고 이 천에 인디고 물을 직접 사람 손으로 문질러 입히는 과정까지. 모든 것이 자동화되고 빠르게 돌아가는 21세기에 18세기 산업혁명 이전의 방식으로 옷을 만들고 있다니. 그리고 이런 장인정신이 오뜨 꾸뛰르도 아닌 스트릿 브랜드에 적용된다는 게 가히 놀라웠습니다.


NY Pop Up Store
NY Pop Up Store




비즈빔의 모카신


A traditional Native American moccasin


모카신은 본디 수백 년간 미대륙의 원주민들이 일상적으로 착용하던 가죽신입니다. 요즘 나오는 신발들은 발등 부분과 아웃솔이 따로 제작되는데, 모카신은 동물 가죽 한 장으로 만들어지죠. 나카무라는 어릴 적 접했던 모카신을 바탕으로 시장에 선보인 적 없는 획기적인 아이템을 내보내고 싶었다고 해요. 모카신의 클래식한 실루엣에 도시 생활에 적합한 기능성을 갖춘 신발로요.



그래서 비즈빔의 모카신 FBT는 솔이 다 닳아 헤지면 솔 교체가 가능하도록 제작되었습니다. 또한 모카신 원형의 느낌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햇빛에 태닝한 엘크(moose, 북미 지역의 사슴) 가죽을 사용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비즈빔의 모카신, FBT는 시간이 지날수록 발 모양에 맞게 모양도 변하고, 본인에 맞게 길들여져 신는 순간순간마다 색다른 멋을 선사한답니다. 그리고 여기에 다양한 소재를 덧대어 요즘 세상에 신기 편하게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신소재는 계속해서 업데이트된다고 해요. 어떤 소재의 조합이 발에 더 편안함을 선사할지, 어떤 현대적 기능성을 더해야 일상의 편의성이 극대화될지를 끊임없이 고민한다네요. 정말이지 변하지 않은 듯 끊임없이 진화하는 비즈빔만의 매력입니다.




물론 비즈빔의 가격을 들으면 '헉? → 이게? → 이런 누더기가?'라는 분들도 물론 계실겁니다. 하지만 비즈빔만의 브랜드 철학, 제조 과정, 지키고자 하는 신념을 듣고 난 후에 다시 가격을 보면 아- 하고 수긍하게 될지도요. 소중한 전통방식과 최신의 테크놀로지가 결합된 완벽한 비즈빔이니까요.



그럼 저는 이만 비즈빔 앓이를 하며 퇴근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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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빔 산주로 갖고 싶어요 대표님! Z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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