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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웨이브컴퍼니 Jun 30. 2022

일하면서 쉬는, 워케이션을 위한 조건들

[Work & Vacation] 일곱 번째 글

※ 더웨이브컴퍼니는 서울을 떠나 강릉, 사무실에서 벗어난 해변, 그리고 로컬에서 일하고 활동하면서 새로운 방식으로 일하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서울과 지역 그리고 일과 휴가, 워케이션에 관한 저희의 생각과 고민을 담은 글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이하 출처 : 언스플래쉬


지난 3월, 영국 공영방송 BBC에서 발행한 워케이션에 대한 기사에서 눈에 띄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마즈네프스키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워라밸'보다는 일과 삶이 통합된 블레저(Bleisure = business + leisure)와 워케이션이 보다 현실적이라고 말한다. 일주일간 별장에서 일하는 것은 일과 여가를 분리하는 게 아니라, 여가를 언제 어떻게 어디에서 업무에 포함시킬 것인지를 정한다는 뜻이다. 마즈네프스키는 수세기 동안 사람들이 집 밖에서 생활하며 일을 해왔다고 지적한다. "이들 사이의 '균형'을 생각하게 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라는 것. 그녀는 워케이션을 통해 "일과 삶이 통합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우리는 모두 전환을 위한 훈련을 받았다' 중에서-」




※ 블레저 : 비즈니스(Business)와 레저(Leisure)를 합친 말로 일과 여행을 한번에 즐기는 것을 의미합니다. 쉽게 예를 든다면 '이번에 어느 지역으로 출장을 간 김에 그곳에서 할 수 있는 스킨스쿠버, 서핑, 관광도 하고 와야지'의 느낌으로 보시면 이해하기 편하실겁니다.




더웨이브컴퍼니 멤버들은 지난 수개월간 워케이션에 관한 여러 주제에 관해 이야기하고 콘텐츠로 발행하면서 고민하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과연 워케이션은 업무일까, 휴식일까하는 문제였죠. 물론 두 가지를 다 포함하고 있고, 서비스 제공자가 어느 측면을 강하게 할지 여부와 소비자가 두가지 중 어떤 부분을 선호할 지에 따라 결정될 것입니다. 


그럼에도 일과 여가 가운데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에 따라 나머지 하나가 따라오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상이죠. 이는 삶에서나 워케이션에서 동일하게 나타난다고 생각합니다. 가령 일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여기는 사람에게는 업무에 관한 부분, 업무를 완벽하게 하고 나서 다음 단계를 밟는게 중요할 것입니다. 일이 1순위가 되겠죠. 반면 여가가 중요한 사람은 워라밸을 맞추는 것, 일과 쉼을 구분하는 것이 우선이 될 것입니다.


회사에서 워케이션을 바라볼 때는 당연히 일을 하면서 조금 다른 환경에서 환기를 하는 결과를 원할 것이고, 근로자 입장에서는 일은 어쩔 수 없이 해야하지만, 조금 사무실을 벗어나서 편하게, 불필요한 간섭이 없기를 원합니다. 두 가지 부분이 충돌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일을 한다(Work)'와 '휴식을 취한다(Vacation)'는 내용을 공통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일이 바탕이 되면서 새로운 공간에서 경험을 한다'라는 것이 대전제가 되는 것이죠. 그렇다면 워케이션을 위한 세부조건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일과 휴가, 그리고 워케이션, 떠오르는 대로 쓰시오


멤버들에게 위와 같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리고 답변을 받았는데 참 다채로웠습니다. 생각치 못한 단어도 있었고 예상 가능한 말도 보였습니다. 그리고 이를 종류별로 나눠보았어요.


장소와 관련된 답변에는 

'바다, 산, 작렬하는 태양, 조용한 호숫가, 발을 담글 수 있는 개울가, 그 개울가에 올챙이 한마리, 조용한 워케이션의 도시 일본 가미야마, 해변이 보이는 인도네시아 발리, 북극해에 떠있는 해빙을 바라볼 수 있는 알래스카 어느 오두막, 와인 한 잔이 놓여있는 포르투의 어느 해변, 석양지는 세비야, 울릉도에서 떠오르는 해를 보고 나서 일하는 경험, 강원도 평창의 한적한 숲 속에서 조용히 홀로 근무하는 경험'과 같은 답이 나왔습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각국의 수도, 대도시, 사무실이 가득한 곳은 없었습니다. 어쩌면 워케이션을 가는데 굳이 평소 생활하는 빌딩숲과 비슷한 곳을 갈 필요가 있을까 하는 마음이 반영된건 아닐까요?


이하 촬영 : 더웨이브컴퍼니


다른 답변은 대부분 필요한 것이나 물품, 감정에 관한 부분이었습니다.


'노트북, 와이파이, 비치타올, 슬리퍼, 헐렁한 티셔츠, 선글라스, 필름카메라, 망원경, 스마트폰, 썬베드, 반려동물, 책, 편안함, 몰입, 집중, 커피 한잔, 칵테일 한잔, 디지털 노마드, 프리랜서, 휴식,영감, 인사이트, 지역, 관광, 서류가방'


필요한 건 챙기돼, 최대한 몸과 마음을 가볍게 하며 워케이션을 즐기겠다는 무언의 표시가 아닐까 생각이 되네요. 마지막으로는 평소 해보고 싶었던 개인적인 바람이 묻어나는 단어였습니다.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미드나잇 인 파리>,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환상, 몽환, 서핑, 산책, 트레킹, 스포츠, 모험, 익스트림 스포츠'



워케이션에 녹아있는 우리의 바람


단어들을 가만히 바라보면서 일상에서 진행하던 일을 완벽하게 진행하는 동시에 평소 하지 못했던, 관광지와 여행지에서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모두 하고 싶은 마음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워케이션을 향한 우리 모두의 마음과 바람을 알게 된 느낌이랄까요?


둘 다 너무나도 중요해서 어느 하나도 놓칠 수 없는 워케이션. 그래서 사무실이 아닐 뿐이지 완벽한 업무 환경, 혹은 그에 준하는 이용공간과 휴양지, 관광지, 또는 새로운 시각과 감정을 일깨울만한 장소가 다 필요할 것입니다. 


쉼을 중요한 부분으로 생각한 사람들은 특별한 경험을 먼저 언급한 반면, 일에 초점을 맞췄던 멤버들은 업무와 숙박을 하는 공간에 대해 바라는 점, 요구 사항 등이 많았습니다. 



"저는 사무실과 다른, 자유로운 환경이면서 사무실에서 사용할 수 있는 최소한의 물품이나 장비는 있었으면 해요. 노트북은 제가 가져가니까 상관없지만 프린터기를 들고 다닐 수도 없고, 와이파이되는 카페를 찾아 여기저기 전전하는건 시간낭비가 될게 뻔하니까요."


"고개를 들었을 때 자연이 있으면 더 없이 좋을 것 같아요. 그러면서 중간중간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지요. 회사 휴게실 한 편에 놓인 안마의자말고 워케이션을 통해 일하면서 족욕을 하거나 쉬는 시간에 하늘을 올려다보며 멍때릴 수 있는 해먹같은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어딜가든 잘 자는 편이지만, 당연히 편한 침대와 따뜻한 물로 샤워하는 게 잘 되면 좋죠. 내 집만큼은 아니더라도 깔끔하면 좋고요. 다 먹고 자고, 살려고 하는건데 기본적인 숙박이 불편하다면 일할 때, 쉴 때 아무리 만족스럽더라도 피곤할게 뻔해요."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일한다'라는 말이 참 와닿았습니다. 일하는 것도, 쉬는 것도 모두 사람답게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 하고 있는 것들이니까요. 워케이션 역시 업무에 있어 더 나은 방향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행하고 있고, 저희 더웨이브컴퍼니 역시 '일로오션'을 통해 삶의 연장선상에서 더 나은 가치를 찾으려는 이들과 함께 하기 위해 서비스를 갈고 닦아야겠다고 느꼈습니다.




강릉의 워케이션을 넘어


일로오션은 저희가 운영하고 있는 강릉 워케이션 프로그램 서비스입니다. 지난해 베타 서비스를 시작으로 다양한 참가자들과 강릉의 산과 바다, 그리고 사람을 경험하면서 참가자들도, 저희도 함께 성장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강릉이라는 도시를 사랑하고 좋아하지만 강릉이라서 워케이션이 더 특별하다고는 생각치 않습니다. 다만 일로오션에서 저희가 드리고 싶은 부분은 단순히 도시를 벗어난 곳에서 잠깐 일하고 가는 것,  일반적인 관광처럼 자연을 잠시 만나고 가는 것을 넘어서는 특별한 경험을 드리는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 만난 사람과 진솔한 얘기를 나누며 일과 삶을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고, 새로운 환경에 스스로 노출되면서 만날 수 있는 영감, 창의성 등을 얻으며 일상의 '새로고침' 버튼이 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물론 ktx와 산과 바다를 만날 수 있는 위치, 다양한 지역 문화와 가성비 높은 스테이 공간 등이 이곳의 장점이지만, 더 중요한 건 워케이션에서 어떤 프로그램을 하고 어떤 이들을 만나 워커(Worker)에게 새로움과 특별함을 줄 수 있느냐 일겁니다.



앞서 나온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의 마지막 장면에는 주인공 월터 미티가 자신이 근무했던 잡지 '라이프'지를 바라보는 모습으로 마무리됩니다. 그리고 라이프 잡지에는 이런 말이 나옵니다.


"세상을 보고 무수한 장애물을 넘어 벽을 허물고 더 가까이 다가가 서로를 알아가고 느끼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의 목적이다"


삶의 무수한 경험 중 하나가 될 워케이션에서도 이런 감동과 새로움의 연속이 지속되는 것, 그것이 목적이자 요소가 되어야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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