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k & Vacation] 열두 번째 글
※ 더웨이브컴퍼니는 서울을 떠나 강릉, 사무실에서 벗어난 해변, 그리고 로컬에서 일하고 활동하면서 새로운 방식으로 일하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서울과 지역 그리고 일과 휴가, 워케이션에 관한 저희의 생각과 고민을 담은 글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로오션에서는 어떤 걸 할 수 있나요?"
일로오션에 관심 있는 분들이나 프로그램 이름만 들은 분들께서 흔히 여쭤보시는 질문입니다. 저희 역시 워케이션이라는 프로그램 본연의 목적과 함께 어떤 점을 특별하게 가져갈 수 있도록 할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앞선 글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워케이션은 일이 바탕이 된 휴식이지만, '사무실을 벗어난다', '일상의 공간에서 떠나 다른 곳으로 간다'라는 사실은 그 자체로 하나의 여행과 특별한 경험이 될 거라는 기대를 심어줍니다. 조금 더 독특하고 기억에 남을 무언가를 하고 싶은 게 사실이죠.
워케이션을 참여하는 분들이 기대하는 것에는 무엇이 있을지 생각해봤습니다. 편안하게 일을 할 수 있는 공간과 여건, 휴가가 될 수 있는 편안한 숙소와 분위기, 그리고 그 지역에서만 해볼 수 있는 경험이 있을 겁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워케이션을 알아보려고 합니다.
1. 도심형 워케이션
도심형 워케이션은 말 그대로 도심에 마련된 코워킹 스페이스와 숙소, 프로그램이 결합돼 진행되는 워케이션을 뜻합니다. 자신이 머무는 도시에서 진행될 수도 있고, 전혀 다른 도시에서 진행될 수도 있습니다.
가령 강릉 도심에서 도심형 워케이션이 진행된다면 강릉 시내의 인프라를 워케이션에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코워킹 스페이스로 마련된 파도살롱, 명주동과 같은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가득한 원도심, 강릉 중앙시장과 서부시장 등의 마켓, 그 외 여러 가지 편의 시설 등 강릉 시민들이 이용 가능한 시설과 공간을 워케이션 참가자들도 함께 이용하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죠. 파도살롱에서 일하다가 점심시간을 이용해 명주동을 거닐며 산책을 할 수도 있습니다. 강릉 스타일의 카페, 적산가옥, 영화 촬영지 등 독특한 지역 문화를 경험할 수 있고, 시나미 명주 나들이를 통해 실제 주민들이 사는 공간을 방문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기차역, 버스터미널, 공항 등 도심 교통 시설을 활용하기 쉬워집니다. 접근성이 좋기 때문에 워크 아워(Work Hour)가 끝나고 나서 도보, 대중교통을 이용한 도심 관광자원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도심형 숙소, 호텔 등과 연계해 낯선 공간에서 호캉스를 즐기며 일을 이어갈 수 있는 점도 장점입니다.
2. 자연 친화형 워케이션
현재 더웨이브컴퍼니에서 진행 중인 일로오션은 워케이션인 동시에,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한 자연 친화형 워케이션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이름에서 느껴지듯이 일과 바다를 함께 누릴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죠. 국내 여러 지방자치단체와 기업들은 자신들의 지역에서 갖고 있는 자연경관과 관광 요소를 활용해 워케이션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강릉과 강원 지역을 예로 들자면, 강릉에서 진행 중인 일로오션을 비롯해, 양양에서 더웨이브컴퍼니와 데스커, 디캠프가 함께 진행하는 양양 워케이션, 고성과 속초 등에서도 바다를 기반으로 한 워케이션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강원 지역에는 바다만 있는 게 아니죠. 대관령과 태백산맥으로 대표되는 거대한 산 또한 워케이션의 재료가 될 수 있습니다.
강릉과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평창의 경우, 올림픽을 치러낸 인프라와 산으로 대표되는 천혜의 자연경관, KTX 진부역과 고속도로가 지나가는 교통편을 갖고 있어 산을 바탕으로 한 워케이션을 위해 좋은 조건을 갖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일본의 대표적인 워케이션 장소로 알려진 가미야마 지역도 산과 하천으로 둘러싸인 작은 마을이었습니다. 산에서 느끼는 편안함과 완벽한 워케이션 공간, 그리고 이에 협조적인 주민들의 노력이 더해져 지금의 명성을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글램핑, 캠핑, 차박 등과 같이 야외 활동을 즐기는 인구가 늘면서 캠케이션도 워케이션의 하나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0년과 2021년 팬데믹으로 인해 해외여행, 크루즈 여행 등이 불가능해지면서 캠핑 인구가 급격이 늘었습니다. 캠케이션은 일을 하는 동시에 여행의 요소가 강한 측면이 있습니다.
워케이션 기간 동안 마련된 캠핑 공간에서 일과 생활을 함께 이어갈 수도 있고, 생활은 텐트에서, 일은 따로 마련된 워케이션 공간에서 하는 방식 등이 있습니다.
3. 문화 체험형 + 네트워크형 워케이션
다음으로 알아볼 워케이션은 공간보다 프로그램 그 자체가 중심이 되는 형태입니다. 문화 체험형으로 명명된 워케이션은 각 도시의 특성, 역사 유적이 많은 도시라면 일과 답사를 함께 하는 형태로, 음료, 음식, 술 등 먹을거리가 풍부한 고장은 식도락을 더한 형태로 진행되는 것을 말합니다. 도시가 성장하면서 독특한 역사를 갖고 있을수록 그 고장만의 고유성이 클수록 더 확고한 콘텐츠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강릉의 경우, 예로부터 대관령 동쪽에 위치해 대관령 서쪽 지방과는 단절된, 이곳만의 독특한 역사와 분위기를 키워왔습니다. 하슬라, 명주로 불리던 시기의 강릉은 고장 자체가 하나의 독립적인 왕국처럼 역사와 문화를 꽃피웠고, 이에 여기서만 볼 수 있는 문화유적지들 역시 많습니다.
음식에 있어서도 커피, 순두부, 장칼국수, 맥주와 막걸리 등 오랫동안 내려오던 전통 음식부터 새롭게 선보이는 요리까지 다양한 형태를 즐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음식들을 떠올릴 때면 다른 어느 고장보다 강릉이 먼저 떠오르죠.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요즘, 문화체험형 워케이션에 '팻케이션' 역시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겁니다. 여행을 가거나 장시간 자리를 비울 경우, 반려동물 돌봄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애견, 애묘 호텔을 이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이는 워케이션을 신청하는 참가자들도 겪을 수 있는 문제입니다. 팻케이션은 이를 모두 해결함과 동시에 주인과 반려동물의 유대감을 강화하고 새로운 지역에서 사람과 동물 모두 특별한 추억을 쌓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네트워크가 중심이 된 워케이션입니다. 서울, 경기, 대도시를 중심으로 소셜 모임을 사업화하는 사례를 자주 볼 수 있습니다. 평소 주변 사람들과 얘기하기 힘들었던 이야기를 특별한 공간과 주제, 책, 영화, 체험 등 공통의 관심사가 될 수 있는 매개체를 중심으로 진행하면서 21세기 또 다른 커뮤니티를 생성하고 있습니다.
현재 일로오션에서 진행 중인 '내일의 대화'의 경우, 이를 프로그램에 녹여낸 예로 볼 수 있습니다. 평소 생각하지 못했던 깊은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며 몸의 휴식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휴식, 생각의 전환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또한 참가자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워케이션 이후, 일상으로 돌아가서 새롭게 무언가를 시작할 수 있는 원동력이자,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