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 workation] 강릉 명주동
※ 'Do Workation'은 강릉에서 일하거나 워케이션을 진행하시는 분들을 위해 실제 체험기를 전해드리는 코너입니다. 첫번째 동네로 강릉 도심에 위치한 명주동에서 일할만한 장소들을 추천하려고 합니다. 변준수 에디터와 임소은 마케터는 각자의 취향과 기호, 업무하기 좋은 환경과 이동 경로 등을 고려해 자신만의 워케이션 추천 코스를 정했습니다. 도보로 이동 가능한 10분 내외의 거리에 있는 곳으로 업무, 식사와 휴식 등을 할 수 있으면서 강릉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선정했습니다.
워케이션 추천 일정 1. 변준수 에디터의 코스
「파도살롱 명주점 - 원성식당 - 봉봉방앗간 - 중앙시장 - LP바 도어즈」
안녕하세요. 더웨이브컴퍼니에서 에디터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변준수입니다. 저는 명주동의 워케이션 추천 장소를 고르면서 두 가지를 생각했습니다. 하나는 '일하는 장소는 편안한 느낌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라는 점이었고, 다른 하나는 '일과 후에 휴식을 취하는 공간은 쉰다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장소이면 좋겠다'라는 점이었습니다.
<파도살롱>
파도살롱 명주점은 강릉에 있는 대표적인 공유오피스입니다. 파도살롱은 일일 이용권은 물론 상주 오피스 이용까지 가능한 곳으로 업무하기 좋은 장소입니다. 명주동 자체가 도심에 있어 접근성이 좋은게 장점입니다. 저는 자차를 가지고 이동을 해서 파도살롱 인근 명주예술마당 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오피스로 향했습니다. 파도살롱은 현재 예약시스템에 의해 진행되고 있고 키오스크를 통해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이용권은 네이버 예약을 통해 구매할 수 있고 저는 일일 이용권을 구매 후 입장했습니다.
파도살롱에 도착하고 라운지바에 있는 커피 머신 쪽으로 갔습니다. 라운지바에는 커피와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스낵이 비치되어 있었습니다. 작업준비를 하면서 평소 루틴에 맞춰 커피를 한잔 마셨습니다. 날이 선선한 가을에는 아이스 커피보다 김이 모락모락나는 따뜻한 커피가 잘 어울리고 커피 향도 은은하게 풍겨 일할 때 좋습니다.
커피를 옆에 두고 작업을 시작합니다. 평소 음악을 들으면서 일하는 편인데 파도살롱에서 나오는 적당한 템포의 재즈와 클래식 곡은 차분하게 업무를 진행하기 좋게 만든다는 생각이 듭니다. 공간이 넓어서 붐비는 느낌이 적은 것도 좋았습니다. 오전 8시부터 우선 처리해야 할 업무를 진행하고 오전 10시부터는 회의 공간인 파도장을 예약하고 비대면 회의에 참여했습니다.
<원성식당>
오전 시간이 끝나고 점심식사를 위해 인근 식당으로 이동했습니다. 명주동에는 많은 식당들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파도살롱 바로 앞에 위치한 원성식당을 추천하려고 합니다. 잡채밥으로 유명한 이곳은 12시만 되면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룹니다. 한산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하시길 원한다면 조금 일찍 방문하길 추천합니다.
소화도 시킬 겸 맑은 하늘을 보면서 산책을 했습니다. 이 동네는 걷기가 참 좋습니다. 주변에 남대천이 있어 물을 보면서 걷기에 좋습니다. 파도살롱에서 강릉대도호부관아까지 이어지는 대로변을 따라 걷는 코스도 추천합니다. 강릉대도호부관아는 고려시대부터 중앙의 관리들이 강릉에 내려와서 머물던 공간이면서 강릉과 그 일대 지역 업무를 보던 관청입니다. 이곳은 시민들에게 항상 공개되어 있어 점심시간을 이용해 산책하기에도 좋습니다.
<봉봉방앗간>
오후에는 근처의 다른 공간에서 작업을 이어갔습니다. 코워킹 스페이스와는 다른 분위기를 느끼고 싶었고 이에 카페 봉봉방앗간을 찾았습니다. 이곳은 밖에서 보면 평범하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꽤 널찍한 공간이 나옵니다. 가게 이름처럼 '방앗간'이었던 옛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커피숍으로 쓰고 있습니다.
커피로 유명한 강릉, 그리고 명주동에서도 봉봉방앗간은 조금 특별한 느낌이 드는 곳입니다. 방앗간을 리모델링한 건물 외관과 넓은 커피숍 안쪽 공간, 다른 커피숍과 달리 골목 한편에 있어 조용한 분위기, 카페 앞에 놓인 빨간색 자전거까지 눈길을 사로잡는 아이템과 요소가 많습니다. 독특한 외관과 조용한 분위기는 영감을 주기에 충분한 요소를 갖추고 있습니다.
카페로 들어가 커피를 주문하고 2층 한편에 앉아 작업을 이어갔습니다. 연재 콘텐츠 작성을 위해 초안을 잡는 업무를 진행했습니다. 해당 작업을 끝내고 나서는 잠시 업무와 관련된 책을 읽고 내용을 간추리면서 환기를 시켰습니다.
화장실을 다녀오는 길에 커피를 한잔 더 주문하고 잠시 카페 밖으로 나갔습니다. 이맘 때면 명주동 곳곳에 감나무가 많이 열리는데 올해도 어김없이 노란 감이 열린 풍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곳은 2019년 진행된 도시재생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적산가옥과 문화유적, 주거지 등 원도심의 모습이 잘 보존됐고 카페와 문화 시설 등이 자리잡으면서 동네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습니다. 카페 문 앞에서 커피를 기다리는 동안 시나미 투어에 참여한 관광객들을 보았습니다. 명주동을 투어할 수 있는 '시나미 명주'투어를 이용해 지역에 사는 주민들이 거주하는 집을 구경할 수도 있습니다.
<중앙시장>
남은 오후 업무 시간에 열심히 일하고 나니 조금 피곤함이 느껴졌습니다. 워크 아워를 마무리하고 나서 간단하게 배를 채우기 위해 이동을 했습니다. 명주동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거리에 있는 강릉 중앙시장으로 향했습니다. 명주동은 중앙시장과 서부시장 가운데에 있어 접근성이 좋습니다. 그리고 두 시장 가운데 어디를 가든 전통 시장의 포근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중앙시장에는 여러가지 음식들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시장 안 골목을 지나면 오징어 순대를 파는 가게를 만날 수 있습니다. 계란 물을 입혀 맛있게 튀겨낸 오징어순대는 채소와 오징어, 당면 등 여러 재료로 속을 꽉 채워서 나옵니다.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음식이지만 속이 든든해지는 느낌을 줍니다. 시장 바깥 쪽에는 중앙시장과 맞닿은 월화거리가 있습니다. 월화거리에는 간식으로 먹기 좋은 호떡아이스크림과 중화짬뽕빵을 만날 수 있습니다. 달콤한 호떡아이스크림과 얼큰한 중화짬뽕빵은 단짠단짠의 정석을 보여주는 메뉴입니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월화거리에 있는 벤치에 앉아 음식을 맛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다만 수요일에는 문을 닫는 곳이 많으니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배를 채우고 나니 머리를 비우고 싶어졌습니다. 워케이션에서 일만큼 중요한 Vacation, 휴식을 위해 LP바 도어즈로 향했습니다.
<도어즈>
도어즈는 시내에 있는 LP바로 오후 8시에 문을 엽니다. 사장님이 직접 DJ를 하는 이 곳은 미리 연락하면 오픈 여부를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또한 단체로 방문을 할 경우 오픈 시간을 조율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도어즈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시간여행을 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7080년대 그루지한 락카페의 느낌을 받았거든요. 바에 앉아 노래를 신청하려고 하는데 바에 붙어있는 문장하나가 눈에 띄었습니다.
'저희는 아이돌 노래와 트로트는 신청곡으로 받지 않습니다'
트로트와 아이돌들의 노래도 좋지만, LP바의 분위기와 콘셉트를 지키려는 사장님의 마음을 알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맥주를 한 병 꺼내고 신청곡을 받는 종이에 노래 몇 곡을 적었습니다. 뭔가 속이 탁 트이는 노래를 듣고 싶었고 로큰롤 음악을 몇 곡 적어냈습니다. 음악을 감상하다보니 일하다 쌓인 피로도 말끔하게 사라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도어즈에서는 준비된 주류와 간단한 스낵 외에 따로 음식을 팔지는 않지만, 원하는 사람에 따라 포장한 음식을 가지고 와서 먹는 것은 가능합니다. 저는 바 자리에 앉아 디제잉을 하는 사장님과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몇시간 동안 있으면서 노래를 듣다보니 꽤 많은 곡을 신청했습니다. '이 노래가 LP로 있을까' 싶은 곡도 몇개 신청했는데, 모두 LP로 들을 수 있었습니다. 벽면을 가득 채운 음반 목록에서 이곳의 역사와 음악에 대한 애정, 그리고 노래와 함께 해서 더 좋았던 휴식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일과 휴식, 워케이션과 함께 한 가을 밤은 그렇게 마무리되었습니다.
워케이션 코스를 직접 짜고 체험하면서 강릉 도심에 마련된 업무 환경, 휴식 공간에 다시 한 번 놀랐습니다. 강릉에서 워케이션을 해야하는 이유를 다시 한번 꼽아보자면 역시 일을 하면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가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특히, 명주동은 역사와 자연, 먹을거리와 즐길 거리가 다양한 강릉의 축소판 같다는 느낌을 받았고요. 그리고 KTX를 통해 서울에서 이동하기 쉬운 점도 많은 사람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할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워케이션 추천 일정 2. 임소은 마케터의 코스
「파도살롱 명주점 - 이레맛집 - 새바람이 오는 그늘 - 버드나무 브루어리」
안녕하세요 저는 더웨이브컴퍼니에서 마케터를 맡고 있는 임소은이라고 합니다. 강릉에서 살게된지 6개월이 된 아마추어 강릉인입니다. 6개월 전, 생각외로 정말 매력적이었던 이 곳은 저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습니다. 제가 느꼈던 로컬의 매력을 최대로 살려, 강릉으로 워케이션을 올 여러분들께 work와 vacation의 적절한 조화를 위한 코스를 추천드려보려고 합니다.
<파도살롱>
파도살롱은 커피머신과 각종 도서, 회의실, 사물함, OA 등이 구비되어있어 업무하기에 좋은 장소입니다. 스케쥴을 직접 짜서 강릉에 워케이션을 오신다면, 업무 장소로 파도살롱을 추천드려요. 일하는 장소만 바뀌었을 뿐인데 파도살롱의 가로수뷰와 감각적인 인테리어 덕분인지 새로운 에너지가 생겨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마침 날씨도 딱 좋아 약간은 들뜨기까지 했습니다.
오전 시간에는 팀원들과 함께 Zoom으로 주간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오전중에는 새로운 워케이션 서비스 오픈으로 홍보 일정이 진행되고 있어 정신없이 업무를 처리했습니다.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는 창문 너머 파릇한 은행나무와 맑은 하늘을 바라보며 잠시나마 숨이 트이는 기분을 느꼈어요.
<이레맛집>
점심시간이 되어 파도살롱에서 도보 3분 거리의 닭볶음탕과 추어탕, 곤드레밥이 유명한 ‘이레맛집’이라는 곳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강릉에 거주하는 지인들의 칭찬이 자자한 곳이었는데요. 저는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방문하여 닭볶음탕 소자와 곤드레밥 하나를 주문해 나누어 먹었습니다. 약간의 카레향이 느껴지는 진한 국물, 부드러운 닭고기의 닭볶음탕이 인상적이었어요. 밥그릇을 비울 때까지 맛있다는 말을 계속하게 되었습니다. 함께 주문한 곤드레밥은 양념장을 얹고 참기름을 뿌려 쓱쓱 비벼먹으면 기절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맛있었습니다. 특히 참기름이 정말 진하고 고소해서, 식당에서 따로 판매한다면 사가고 싶었어요! 가격도 정말 저렴한 편이라 파도살롱에 방문하신다면 이레맛집 방문을 추천드립니다. 단, 혼자서 가면 먹을 수 있는 메뉴가 없기 때문에 두 분이상 방문을 추천드립니다.
강릉은 물이 좋아서 밥맛과 커피 맛이 좋다고 들었습니다. 물맛의 차이 때문에 실제로 같은 원두로 내린 커피라도 서울에서 먹는 맛과 강릉에서 먹는 맛이 다르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강릉에는 맛집이 정말 많습니다. 아무곳이나 들어가도 평균 이상은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도 강릉에 온 이후로 몸무게가 5kg는 늘었다는... TMI를 방출해 봅니다.
<새바람이 오는 그늘>
다시 파도살롱에 와서 업무를 이어가다가 살짝 출출해졌을 때, 파도살롱 바로 옆 카페인 새바람이 오는 그늘에 방문했습니다. 이곳은 파도살롱과 제휴가 되어 있어 사장님께 파도살롱에서 왔다고 말씀드리면 10% 할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 카페 이름과 어울리는 빈티지한 인테리어와 아늑함을 느껴지는 개인 카페였습니다. 오랫동안 업무하기에 적합한 곳은 아니더라도, 컨셉이 독특하고 무엇보다 붐비지 않아서 워케이션에 온 분위기를 내는 역할로는 충분한 곳입니다. 저는 이곳의 토스트와 시그니처 음료를 주문해 보았습니다.
비쥬얼이 너무 예쁜 디저트와 음료를 받아들고 잠시 휴식을 가진 뒤 노트북으로 작업을 이어갔어요. 가끔 그 지역에만 있는 예쁜 카페와 독특한 메뉴들을 경험하는 것이 리프레시가 될 때가 있습니다. 명주동에는 새바람이 오는 그늘 말고도 다양한 카페가 있어서 식사 후 명주동 골목을 산책하는 재미도 쏠쏠하게 누릴 수 있습니다.
<버드나무 브루어리>
오후에는 조금 더 집중하여 콘텐츠 기획과 카드뉴스 제작 등 밀려있던 업무를 빠르게 마쳤습니다. 저녁은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도보로 9분 거리에 있는 버드나무 브루어리에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버드나무 브루어리는 피자와 수제 맥주 메뉴가 유명한 맛집입니다. 이곳은 타지 사람들 뿐만 아니라 강릉 현지 사람들도 즐겨 찾는 찐맛집입니다. 저는 벌써 이곳에 5번이 넘게 방문했지만 들를 때마다 웨이팅을 해야할 정도로 인기가 많습니다. 이곳에 오면 꼭 시키는 메뉴는 '강릉송고버섯피자'인데요.
저는 피자와 버섯을 선호하는 편이 아니지만 이 피자만은 예외입니다. 한 입 베어물면 입안 가득 퍼지는 트러플과 버섯향이 인상에 남아 계속 찾게되는 곳입니다. 버드나무 브루어리는 원래 막걸리 양조장이 있던 자리인데, 그 역사를 그대로 살려 맥주 양조장으로 새롭게 재탄생시켰다고 합니다. 쌀, 국화, 솔잎, 오죽 등의 한국적인 재료를 이용하여 풍미 있는 수제 맥주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습니다. 맛있는 음식 뿐만 아니라 브랜드에 담긴 이야기까지, 컨텐츠가 풍부한 강릉 맛집입니다.
제가 소개해 드린 장소 외에도 명주동에는 수많은 맛집과 카페가 있고, 저마다 이야기들이 담겨있습니다. 제가 초등학생이던 시절, '미래에는 기술이 발달되어 학교 수업과 업무를 집에서도 할 수 있게된다'는 내용의 과학 수업을 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그게 정말 가능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 제가 어느덧 어른이 되어 워케이션을 하고 있다는 것이 새삼스럽게 신기하고 묘한 기분이 듭니다. '어디서든 일할 수 있다는 것'은 생각보다 놀라운 일이며, 우리 삶에서 더욱 풍부한 경험을 누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는 것 같습니다. 워케이셔너, 혹은 파도살롱을 이용하시는 분들이라면 제가 추천해 드린 코스 외에도 나만의 강릉 워케이션 코스를 찾아가는 즐거움을 느끼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