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개승마
비싸지만 맛있고 영양가 좋다는 그 눈개승마를 남편이 5킬로나 주문했다.
눈개승마 5킬로가 얼마만큼 큰 박스에 담겨서 왔는지 못 본 사람은 모를 것이다.
고구마 5킬로와는 차원이 다르다.
박스가 무지 크다.
양이 얼마나 많은지 여기저기 나눠주고 매일매일 한 솥씩 데쳐서 먹는데도 줄어들지 않는다.
부지런하게 눈개승마를 데쳐서 양념하여 무치고, 몇 덩어리는 데쳐서 냉동실에 넣는 작업도 남편이 모두 하였다(많이 샀다고 나한테 혼날까 봐 그럴 것이다).
거기에다 이번 주 시댁에서 나물을 한 아름 받아오고, 친정에서도 나물을 한 아름 받아왔다.
봄나물의 향연... 일까? 아니면... 나물 지옥... 일까?
쑥, 쑥설기, 쑥인절미
형님들도 이번에 내려와 열심히 쑥을 뜯으셨다. 묵은쌀 씻어서 쑥과 함께 방앗간에 맡겼다가 다음날 쑥인절미, 쑥설기를 받아왔다.
쑥 향이 진하게 나는 떡 덩어리에 콩가루를 버무려 먹기 좋은 크기로 대강 잘랐다.
방앗간에서 받아온 떡이 집으로 오는 중에도 식지 않고 온기가 아직 남았다.
떡이 말캉거리며 입속에서 녹아 없어져 버린다.
이 떡을 받아가겠다고...(명절도 아닌데) 이틀 밤을 시댁에서 자게 되어 살짝 투덜거렸는데... 형님들 수고에 뒤늦게 감사한 마음이다. 너무 맛있다!!!
취나물, 두릅, 엄나무순, 방풍나물, 표고버섯, 시래기, 비타민채, 상추, 달래
시댁 형님들이 뜯고 데친 취나물, 두릅을 양념해서 무치고, 친정엄마가 주신 방풍나물, 엄나무순도 무쳤다.
냉동실 정리할 겸 원래 냉동실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표고버섯과 시래기도 꺼내서 볶았다.
새싹채소로 먹으려고 재미 삼아 집 화분에 심었던 비타민채가 제법 자라서 비빔밥에 넣어 먹으려고 솎아낼 겸해서 뜯었다.
된장국에 달래도 넣고 달래간장도 만들고, 상추도 씻어서 쌈 채소로 준비한다.
시금치, 시금치 김밥, 참치 김밥
친정엄마가 키운 시금치를 다듬어서 주셨다. 이것도 남편이 데쳐서 무쳐놓았다.
나는 시금치를 잔뜩 넣어서 시금치 김밥을 만들었다.
아이들 좋아하는 참치김밥도 같이 만들었다.
시금치와 참치가 가득하니 먹으면 뽀빠이처럼 불끈불끈 힘이 솟아날 것 같다.
채소, 나물, 농산물은 부모님의 사랑!
시골 갔다가 받아오는 농산물은 돈으로 가늠할 수 없는 귀한 것들이다.
농사를 힘들게 지어서 실컷 먹으라고 아낌없이 내주시는 어머님, 엄마에게 늘 감사한 마음이다.
하지만 양이 너무 많으면 종종 스트레스를 받을 때가 있다.
제대로 해서 다 먹으려면 정말 부지런해야 하고, 바빠서 제때 먹지 못하면 상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농사지은 사람의 정성을 생각하면 정말 아깝고 속상한 일이다.
먹을 만큼만 받아오려고 해도 막상 가지고 와서 냉장고에 넣으려고 하면 우리 식구 먹기에 항상 양이 너무 많다.
‘나물 지옥’이라고 적은 것은 나물 자체가 싫어서가 아니고, 상하지 않게 부지런히 먹어야 하는 부담이 싫은 것뿐이다.
이것저것 주고 싶은 마음, 주고 싶은데 줄 것 없다고 속상해하고, 가진 것 없어도 자식한테 모든 것을 내어주고 싶은 부모님 마음을 잘 알기에, 주신다고 하면 못내 거절하지 못하고 열심히 받아온다.
바쁜 와중에도 열심히 먹으려고 나름대로 부지런을 떤다.
부모에게 자식들이 잘 먹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또 있겠는가.
자식들이 잘 먹고 잘 사는 것을 보는 것이 부모에게는 삶의 보람이자 삶의 의미이고, 자식에 대한 무한한 사랑이다.
어버이날을 맞아 헌신적인 부모님 사랑을 다시 한번 되새겨본다.
뤼튼 생성 이미지
봄나물은 이맘때만 누릴 수 있는 봄의 전령, 봄의 맛, 봄의 향기라 할 것이다.
흙에서 나고 자란 싱싱하고 맛난 채소와 나물들을 직접 뜯어서 마음껏 먹는 것은 시골 사는 사람들이 누리는 특권이다.
그러니 ‘나물 지옥’이 아니라 ‘나물 천국’에 빠졌다고 말해야겠다.
어제는 김밥으로, 오늘은 비빔밥으로, 내일은 고기를 구워 곁들일 쌈 채소로, 부지런하게 챙겨 먹어야겠다.
[나물은 살 안 쪄요. 살은 내가 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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