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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실패한 적 없다!그러나, 성공한 적도 없다?

[다이어트] 운동/건강/먹는 것

by 흐르는 강물처럼

매일 말로만 다이어트를 한다고 하고 제대로 시도한 적이 없다고 할까

그래서 실패한 적도 없지만, 성공한 적도 없다고 할 수 있겠다.

최고의 성형은 다이어트라고 한다.

미모가 살 속에 숨어있다. 살 속에서 나의 미모를 꺼내야 한다.

다이어트를 하는 이유와 목적은 솔직히 외모가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다이어트는 동시에 건강을 위한 필요조건, 전제조건이다.

아무것도 안 하면 근육이 저절로 감소된다고 하는 중년 나이, 근육운동과 단백질, 영양제 섭취는 필수이다. 아직 건강할 때 운동도 하고 근육을 키워놔야 나중에 근 손실도 막고 건강도 더 쉽게 유지할 수 있다.



얼마 전 건강검진결과에 건강지표를 알리는 숫자 여기저기 빨간 불이 들어왔다. 지금의 생활습관, 식습관, 비만상태의 몸을 그대로 놔둔다면 다양한 성인병으로 이어지고, 또 다른 심각한 질환으로 커질 수 있다는 신호이다. 다이어트를 통해 적정 체중만 유지해도 특별한 약 처방과 치료 없이도 정상범위로 돌아갈 수 있는 것들이므로 심각한 것은 아니지만, 다이어트는 건강을 위한 삶의 처방전이요,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다.



맛있는 것을 먹는 것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쁨과 즐거움, 쾌감을 준다.

이 세상에 맛있는 것은 너무나 많고, 그 유혹은 초콜릿처럼 달콤하고 진하며, 버터처럼 부드럽고 고소하다. 이를 절제하며 참아내는 것은 너무나 어렵다.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다짐이야 매일 하는데...

오늘은 라면 먹자고 누가 옆구리 찔러서 실패, 누가 수육 사다 놓았으니 맛있다고 먹으라고 권해서 실패... 실패... 실패의 연속이다.

조금만 줄여 먹어도 가끔 귀에서 소리가 나거나 어지럽고, 온몸이 후덜 후덜 떨림이 온다.

저녁과 밤이 되면 보상심리가 발동하여 결국 야식이나 과식의 리액션으로 이어진다.

에라, 모르겠다! 그냥 먹던 대로 먹자! 밥심으로 살자꾸나!

내 마음은 자꾸만 내 몸의 습성을 합리화시킨다.



사실 내 인생에도 딱 한 번 다이어트를 성공한 적이 있기는 하다. 둘째 낳고 휴직할 때였다.

애기가 어려서 바깥에 나갈 수가 없어 집 안에 갇힌 것과 다름없는 상태에서 집에 있는 유일한 운동기구인 스텝퍼 하나만 가지고 힘겹고도 지루한 시간을 견디고 이겨내며 운동을 하고, 최대한 먹는 것을 절제하는 처절한 다이어트과정이었다.

난생처음으로 독하게 마음먹고 열심히 하였으니 당연히 살이 쭉쭉 잘 빠질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컸다. 한 달에 딱 1킬로 밖에 빠지지 않은 것이다.

너무나 실망해서 그대로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힘들었던 과정이 너무 억울해서 포기할 수도 없었다.

그래도 한 달에 딱 1킬로씩 근소하지만 꾸준하게 빠지는 과정이 이어졌고, 복직할 때쯤에는 성공했다고 볼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날씬해지니까 옷도 예쁘게 맞으면서 임신하는 동안 잃었던 자신감도 다시 생겼다.

예뻐져서일까. 원래 알고 지내던 사람들이 더 친절해졌다고 느낀 것은 나만의 착각이었나?

아주 오래전, 그러니까 그래도 나름 괜찮았던(?)... 20여 년 전 이야기이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저자 김난도 교수님이 우리 회사에 와서 강의한 적이 있었다.

그 강의에서 가장 기억나는 멘트는 ‘성장의 기쁨’이었다.

아들내미가 아무리 못하게 막아도 게임을 너무 좋아하여 게임을 계속 놓지 못하더란다. 게임을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게임에서 레벨 업하는 즐거움이 크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것이 바로 ‘성장의 기쁨’이라고 강연했던 내용이 기억에 남아 있다.

성장의 기쁨과 보람은 보이지 않고 잡히지도 않지만, 무엇인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너무나 좋은 엔진과 연료가 되어 꾸준한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의 나를 발견할 때 그것은 커다란 동기부여가 되며, 멈추려고 하던 나를 움직이게 하기 때문이다.

헬스장에서 처음에는 무게추(표현이 맞는지는 모름)를 넣지 않았는데도 겨우 겨우 들어 올렸던 기구를 1킬로 올려도 가능해지고 그러던 어느 날 2킬로도 가능해졌을 때, 얼마간 못 버티고 무너졌던 동작을 오늘은 30초 어려움 없이 버틸 수 있게 되었을 때, 한 발 들고 서 있지도 못하다가 제법 균형 잡고 흔들림 없이 우아하게 팔, 다리를 쭈욱 뻗은, 거울에 비친 나 자신을 마주할 때, 나는 ‘성장의 기쁨’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맛본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오로지 나만이 느낄 수 있는, 달고 단 이 성취감을 맛보려고 어제의 실패를 힘겹게 외면하고서 오늘 또 새롭게 다짐하면서 운동화 끈을 고쳐 맨다.

체중계 숫자가 갑자기 팍. 팍. 줄어들지는 않아도 조금씩이라도 줄어들 것이라고... 오늘 내가 먹은 것, 오늘 내가 한 운동이 내일의 나에게는 도움이 되리라 믿으면서....



[요즘 하고 있는 것들과 다짐]

필라테스, 일주일에 한두 번.

저녁 요가, 일주일 두 번(이번 주부터 시작).

가끔 헬스, 산책, 걷기.

가장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식사를 조절하는 것이고,

이게 쉽지 않다...

저녁을 가볍게, 물과 채소 많이 먹고, 단백질 챙겨 먹기.

운동 수시로 하기, 부지런하게 움직이기.


그런데, 왜 체중계 숫자는 우상향곡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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