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 젖은 재즈, 재즈 페스티벌

수원 재즈 페스티벌 2025. 9. 19. 금요일

by 흐르는 강물처럼

수원 재즈 페스티벌

2025. 9. 19. 금요일


올해 가을은 비가 참으로 많이 온다 싶었다.

그날은 특히 비가 오지 않았더라면 더 좋았을 금요일 오후였다.

그래도 우산을 쓰고 직장 동료들과 함께 재즈 페스티벌이 열리는 '재미난 밭' 공원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무척 경쾌했다.

비가 제법 오고 있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자기 자리를 지키며 앉아서 음악과 분위기에 취하여 흥겨워하고 있었다.

재즈 여가수의 매력적인 보이스는 공간을 가득 채우며 가을 공기를 타고 하늘 위로 내달리는 듯했다.


비가 많이 내리자 주변 공기는 뿌연 안개로 가득 찬 것처럼 보이고, 조명은 물기에 젖어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며 보라색에서 초록색, 분홍색, 하늘색, 노란색, 붉은색으로 연이어 변하였다.

나뭇가지들은바람에 거침없이 흔들렸고, 우리의 몸과 마음은 음악을 타고 말랑거리며 흔들렸다.


그곳은 가수들의 노랫소리, 악기 연주자들이 만들어낸 반주의 하모니, 물기를 머금은 수많은 음정들, 사람들의 웃음소리, 박수와 환호성, 빗소리, 바람소리, 수많은 소리들로 가득 메워졌다.

비에 옷이 젖고 추위에 몸이 추워지며 떨려왔는데도, 음악을 듣고 즐기는 흥분에 의해 떨리는 것처럼 느껴졌다.

나의 몸 자체도 어떤 악기가 된 듯 음악에 따라 공명하는 것처럼 울림이 있었다.


가수가 누구인지, 노래제목이 무엇인지 잘 알지 못했지만, 그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재즈를 알아도 몰라도 상관이 없었다.

음악의 즐거움을 함께 느끼는 것만으로도 그곳에 모인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 주었다.

비에 젖은 그날의 재즈는 좋았고, 사람들과 함께 한 시간은 즐겁고 흥겨웠다.

음악을 들으며 우리는 그저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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