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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번역가 권서경 Feb 07. 2021

<선량한 차별주의자>

"사람들은 자신이 객관적이고 공정하다고 믿을 때 자기확신에 힘입어 더 편향되게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집단의 차이를 무시하는 '중립'적인 접근은 일부 집단에 대한 배제를 지속시킨다. '중립'이라고 가장된 입장은 사실 주류 집단을 정상으로 상정하고 다른 집단을 일탈로 규정하며 억압하는 편향된 기준이기 때문이다."

2021년 새해 들어 처음 읽었던 책.
반성의 반복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든 생각이다.
여기에 구체적인 살을 덧붙이면 자기변명밖에 되지 않을 것을 알기에 지난날은 조용히 삼켜본다.

주체로서나 대상으로서나 차별과 혐오로부터 완전히 분리된 인간이 될 수 있을까?
적어도, 길지 않은 시간차를 두고 그것을 인지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는가?
자신이 없다.

다수로서 소수를 구분하고, 소수로서 받은 억압과 차별을 다시 나와 다를 바 없는 소수에게 행하는 일이 끝없이 반복된다. 지독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누구든 어떤 순간에든 '소수'가 될 수 있다.
이 명제를 이해하고 차별을 지울 수 있는 길은, 우리는 모두 '소수'에서 비롯된 존재임을 끊임없이 자각하는 것이다.
다만 저마다 그 특성이 드러나는 시간과 공간의 보편성에 차이가 있을 뿐임을 인정하는 것이다.

나의 선의가 누군가에게는 비방과 다름없음을 알아야 한다.
지난날, 위한답시고 건넨 말이 어쩌면 상대에게는 크고 작은 비수가 되어 꽂히지는 않았을까 거듭 후회가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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