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커피와 L베이글이 잘되는 이유?

쓰기 : 차오르거나 설레거나 / 2025.3.7

by 서풍 west wind

경복궁 서문 영추문(迎秋門) 바로 맞은편 인디프레스 갤러리가 오래 있던 자리에 유명한 카페가 들어섰다.

따끈따끈하게 3월 5일 경칩날 오픈을 했다.

어젯밤 우연히 한국 커피가 미국에 진출해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는 'K 커피'기사를 보게 되었다.

기사를 보자마자, 한국을 브랜드화하는 것은 좋은데 무엇이든 해외에서 반응이 있으면 K자를 붙여 쓰는 말이 이젠 왠지 매우 고루하게 느껴졌다. C커피는 바로 그 기사에 포함되어 있었다. C커피 사장은 목표였던 해외 진출을 이루어 낸 것이다.


여튼 해당 브랜드인 C커피가 서촌에도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되어 내친김에 오전에 들르게 되었다.

오피스 타운과 조금 떨어진 한적한 위치와 오전 시간임에 불구하고 자리는 북적북적 만석을 이루고 있었다. 빈티지한 가구와 인테리어 소품, 노출형의 거칠고 힙한 공간에 늘어 놓은 앰프와 스피커를 통해 울려 퍼지는 팝 음악 때문일까? 이름 때문일까? 문득 느껴지는 아날로그적인 감성 때문인지 1913년 미국에서 첫 출신 된 낙타가 그려져 있던 아주 오래된 누런 담뱃갑 디자인이 떠올랐다. 전에 패션사업을 했던 대표는 C 칼라를 좋아해서 이름을 그렇게 지었다고 한다.


잘되는 집의 시그니처 커피를 한잔 시키고 자리를 잡으니 창너머에 바로 영추문이 있다.

'되는 집'과 '안 되는 집'에는 무슨 차이점이 있을까?


M&A 시장에서 3천억 매물로 현재 국내사모펀드와 협상 중인 E회사는 L베이글을 대표사업으로 하고 있다.

이 회사 역시 대표가 패션사업을 했었는데, 직접 디렉팅 한 L베이글은 오타구적 걸리쉬한 감성을 영국 런던이라는 키워드와 조합하여 동화적이고 친근하게 재해석하여 브랜딩 한다.

먹음직한 다양한 베이글이 촘촘히 전시(?)되어 있고 말과 개가 그려져 있는 굿즈들 그리고 쵸크로 쓴 그림낙서 사이니지가 가득한 동화 속 런던 어느 가게와 같은 공간.

그곳에 흰색 코튼 앞치마를 휘두르고 커다란 말인형을 허리춤에 찬 젊은 스태프들이 줄 선 손님들을 맞이한다. 작은 소품하나하나도 매우 디테일하게 신경을 썼다.


나는 두 집의 공통점을 발견했다.

그래도 선망의 국가인 미국과 영국이라는 키워드, 패션사업 경험을 통한 오너의 감도 높은 디렉팅, 매장 공간을 통한 고객의 감성 체험, 그리고 양질의 본제품을 비싸게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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