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이불을 덮고

쓰기 : 차오르거나 설레거나 / 2025년 12월 4일

by 서풍 west wind

올해 첫눈이다.

해가 지고 나서 새하얀 세상이 되었다.


저녁 산책으로 포실포실하기도 쫀쫀하기도 한 백설기 같은 눈을 밟으며 걸었다. 가다 보니 동네 작은 공원에 들어서게 되었다.

한 쌍의 남녀가 귀엽게 눈 장난을 하고 있었다.

공기도 상쾌하고 세상도 하얗고 기분이 슬며시 좋아졌다.

오늘은 눈 이불을 덮은 세상처럼 포근한 하얀 이불을 덮고 자면 좋을 날이다.


"눈은 보리의 이불이다."라는 말이 있다.

눈이 많이 내리면 땅의 보리를 덮어 보온 역할을 하기 때문에 보리가 얼어 죽지 않고, 이듬해에 풍년이 든다는 의미다. 대설(大雪)과 관련된 속담이라고 한다.

달력을 흘낏 보니 삼일 후 12월 7일이 대설(大雪)이다.

이때는 농사일이 모두 끝나고 다음 해를 준비하는 농한기(農閑期)에 해당한다.

인간의 삶에 비유하면, 한 해의 성과를 수확하고 모든 외부 활동을 멈추고 내면을 정비하는 시기라고 볼 수 있다.


쉼과 정비의 시기다.

바쁘게 달려온 한 해를 마무리하며, 잠시 멈춰 서서 휴식을 취하고 에너지를 다시 비축해야 하는 타이밍.

지금은 성과를 위해 애쓰기보다, 한 해를 정리하고 다가올 봄을 위해 조용히 이불 속으로 들어가 나만의 동굴을 갖는 때다.


올해도 애썼다!

당신도 그렇다!

그러니, 오늘은 우리도 눈 이불 덮고 코 - 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