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Whalestar
Apr 22. 2021
방안 크고 작은 액자 안에
나의 지나간 시간이 걸려있고
훌쩍 여행을 간 지 꽤 오래됐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요즘은 자주 하찮지만
작은 행복에 편승하며 지냅니다
늦은 귀갓길에 환한 불을 켜고
환영하고 있는 빵집을 마주할 때
머릿속이 혼란스러워 생각이 많은 날
단정한 공간에서 읽는 책의 몰입이
여유로운 안식의 밤을 안겨줄 때
넉살과 애교로 무장한 고양이를 볼 때
작지만 귀여운 행복을 느낍니다
일상은 반복되지만 당연한 것은 없어서
도움을 받았으니 감사하다고
다독임을 받았으니 감사하다고
작은 걸 기억해주는 마음에
먼저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단순해지고 싶지만
쉽지 않은 변수의 일상에서
우리는 서로 보지 않은 채
현실적인 여백 앞에
상투적인 약속을 다시 잡겠지만
그래도 괜찮습니다
서로의 자리를 지키는 것만으로
우리의 인사는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