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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겨울달 Dec 01. 2016

존 멀레이니: 더 컴백 키드

실패도 성공도 모두 자양분으로 삼은 청년의 이야기

넷플릭스로 본 또 다른 스탠딩코미디. 사실은 이전에 후기를 적은 <일라이자: 확인사살>보다 먼저 본 것이고, 사실 더 재미있게 본 공연이다.

 

일단 이 공연의 주인공, 코미디언 존 멀레이니에 대해 잠깐 소개하고 넘어가야겠다. 1982년생. 시카고에서 카톨릭을 믿는 아일랜드계 부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저명한 로펌의 파트너이고, 어머니는 법대 교수며, 두 사람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대학 동창이다. 4남매의 셋째로 자란 그는 사립학교를 거쳐서 조지타운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고전 코미디를 좋아하고 코미디언을 꿈꾸었던 그는 졸업 후 뉴욕으로 향했고, 그곳에서 코미디 센트럴 채널의 인턴으로 일한다. 그리고 SNL 오디션을 봤고, 그곳에서 배우가 아닌 작가로 채용되어 6년을 일한다. 한때 SNL를 평정했던 빌 헤이더의 캐릭터 "스테폰"은 바로 존 멀레이니의 작품. 그 외에도 2011년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SNL 모놀로그 대본을 세스 마이어스와 함께 써서 에미상도 받았다.


SNL 작가로 일하면서, 그리고 2014년에는 본인의 이름을 건 시트콤까지 제작하면서도 코미디 공연과 투어를 꾸준하게 한 존 멀레이니. 시청률 저조로 시트콤 <멀레이니>가 1시즌만에 캔슬된 후, 자신의 본업인 스탠드업 코미디 업계에 돌아와 오랜만에 흥행 공연을 만들어냈다. 넷플릭스에 업데이트된 <더 컴백 키드>는 존 멀레이니의 2015년 스탠드업 코미디 투어 중 시카고 공연의 녹화분이다.


그의 마지막 투어 공연은 2011년 공연한 <뉴 인 타운>이었다. 그 이후에 SNL을 그만두고, 시트콤은 1시즌만에 캔슬되었고, 절치부심 새 공연을 준비하면서 코미디 프로그램의 프리랜서 작가 일을 했고, 여자친구와 결혼했다. 그 몇 년간의 일에서 느낀 것들에 대해 위트있게 풀어간다. 소년의 얼굴, 청년의 몸, 말쑥하고 깔끔한 차림새, 깔끔하고 위트있는 목소리와 연기. 그래서 굉장히 클래식하면서도 위트있는 코미디를 보여준다.


John Mulaney: The Comeback Kid | Clip: Peace Be With You


여자친구와 결혼을 하며 '아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생겼다는 것에 대해서, 결혼식을 하면서 카톨릭교도인 자신과 유대교도인 아내가 준비한 결혼식에 대해, 집을 사고 작은 프렌치 불독을 키우면서 일어나는 소동들 같은 소소한 이야기이 주된 내용이다. 그러면서 남들이 흔히 하는 비유를 비틀어서 생각하고, 오래 전 일들에 대한 자신의 재해석도 곁들인다. 그리고 언제나 이야기하지만 언제나 재미있는 이야기, 자신의 부모님을 헤어지게 할 뻔한 빌 클린턴에 대한 이야기도 당연히 곁들인다.


그의 공연을 보고 있으면, 유복한 환경에서 잘 자란 바른 청년이 그가 지금까지 겪었던 일들을 깊게 생각하고 조리있고 재미있게 구성해 정성스럽게 풀어내는 것처럼 보인다. 템포도 수선스럽거나 빠르지 않고, 다른 스탠드업 코미디언들처럼 활발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아도, 단어 하나하나가 마치 꾹꾹 눌러쓴 것처럼 의도적이고, 그것이 의도한 방식으로, 의도치 않은 방식으로 모두 웃음을 준다.


공연이 진행되는 1시간 동안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들리지 않는 순간이 거의 없을 정도로 재미있는 공연. 존 멀레이니가 다음에는 어떤 공연을 들고 올지 기대된다. 만약 하게 된다면 넷플릭스가 그것도 독점으로 공개해줬으면 좋겠다. 꼭!!!



http://www.netflix.com/title/80058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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