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워서 더 슬프다
플로리다의 날씨는 왜 그렇게 뜨거운 건지,
무지개 아래 디즈니랜드는 왜 쉽게 갈 수 없는 꿈동산인지,
이 영화는 왜 이렇게 현실적으로 찍어서 보는 내내 마음을 아프게 하는 건지 ㅠㅠ
힐링... 이라니 이 아이들을 보고 힐링이 되긴 하나요 ㅠㅠ
되바라진 아이들을 보면서 귀엽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무니는 엄마의 태도와 말투를 그대로 말한다. 아이가 저런 말를 하는데 귀여울 리가.
그러면서도 아이에게 아이다움을 보지 않아서 무섭고 거부감이 든다고 생각하는 내게 문제가 있는지 따져봤다. 저 아이들은 그저 그렇게 살아왔을 뿐인데 내가 왜 겁을 먹는 건가? 저들의 삶을 왜 내 기준으로 재단하는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2시간 동안 처음에는 굉장히 인상을 쓰고 봤고, 무니와 엄마 핼리가 왜 저렇게 사는 건가 한심하다 생각도 했다. 중간 지점부터 무니를 걱정하기 시작했다. 아이는 자신이 객관적으로 봐서는 '잘 자라는' 상태가 아님을 알고 있을까? 무니가 매일 밤 목욕을 해야 하는 날엔 무니의 엄마 핼리도 안타까웠다. 결국 무니가 젠시의 앞에서 펑펑 울 땐 가슴이 찢기는 것 같았다. 그리고 무니가 디즈니랜드를 뛰어갈 땐... 이게 실제인지 환상인지 헷갈리기까지 했다.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냉엄한 현실을 가슴으로 느끼게 한다. 디즈니랜드 근처 빈민층의 삶을 가장 순수하고 맑은 아이들의 삶을 통해 그린다. 아이들이기 때문에 주어진 삶에 행복해하지만, 아이들이기 때문에 주어진 삶을 바꿀 수 있는 힘도 없다. 그래서 안타깝고, 미안하기까지 하다.
그런 내 심정을 대변하는 캐릭터가 바로 바비다. 매직캐슬 여관 매니저 바비는 우리 일반 관객들의 생각과 감정을 대변한다. 하루하루 겨우 벌어먹고 사는 사람들에게 동정심을 가지면서도 그들의 삶을 완전히 이해할 수도 없다. 시스템에 의해 억지로 헤어질 무니 모녀를 안타깝게 여기지만 지켜줄 수도 없고 그런 마음을 먹지도 않는다. 마음만 먹을 뿐, 그저 지켜볼 뿐이다. 비겁하지만 그게 바비고, 그게 나다.
영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동화같은 색감이다. 결국은 페인트로 칠한 것에 불과하지만 보라색 여관 건물은 진짜 마법의 성처럼 보이기도 한다. 플로리다의 강렬한 햇살 아래의 알록달록 색감이 영화의 분위기를 환상처럼 느끼게 한다. 그 속에서 현실적인 이야기를 풀어내는데... 그 간극 때문에 충격은 더 어마어마하다.
브룩클린 프린스는 너무 귀엽다. 되바라진 아이 무니도 귀엽지만, 본체는 더 귀엽다 ㅎㅎ 윌렘 다포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모습이었다. 내가 알던 윌렘 다포가 아닌데...? 연기 잘하는 그의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는 10개까지 가능하다고 알고 있다. 그러면 이 영화를 넣었어야 했다. 그 어느 작품도 이만큼 현실적이지 않다.
http://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124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