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필버그 감독님 절받으세요
정말 유쾌하게 재미있는 블록버스터였다.
유쾌상쾌통쾌 지수로 따지면 [쥬만지:새로운 세계]보다 윗길이었음.
이 영화는 정말 너드(nerd)를 위한 영화다. 이젠 추억의 시대가 된 1980년대 대중문화 레퍼런스가 이렇게 한꺼번에 등장하다니. 예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진풍경이 스크린에 펼쳐졌다. 작정한 듯 쏟아져 나오는 캐릭터를 보고 있으면 눈이 휘둥그레해진다.
화려한 그래픽 화면과 캐릭터를 모두 것어내면, 영화는 결국 평범한 소년 웨이드가 친구들과 함께 세상을 구한다는 내용이다. 블록버스터의 전형적인 스토리와 캐릭터가 '뻔함'으로 남는다면 이 영화가 마음에 들지 않을지도 모른다. 거대 기업을 이기고 약자들이 승리를 차지한다는 결말은 순수하다 못해 순진해 보이기까지 하다.
그래도 난 이 영화가 마음에 든다. 착한 마음을 품은 존재들이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낙관과 긍정적인 마음가짐. 일흔이 넘은 노감독은 평생 동안 영화를 통해 '희망'을 이야기해 왔다. 현실이 시궁창이고, 세상은 그렇게 좋게 좋게 돌아가지 않는다 해도, 감독님이 그리는 유토피아는 아주 짧지만 필요한 위로를 선물한다.
스필버그 감독 이야기가 나왔으니, 2월 말 개봉한 [더 포스트]와 [레디 플레이어 원]까지 한 달 사이로 감독님의 영화를 보니 얼떨떨하다. 같은 감독이 만든 것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두 영화는 너무나 다르다. 희망, 정의, 용기의 메시지를 기반으로 했는데 하나는 팝컬쳐 레퍼런스가 숨쉬듯 살아있는 블록버스터가 되고, 다른 하나는신문 하나 찍어내기 위한 수많은 의사결정을 쫀쫀하게 그려내는 스릴러가 된다. 놀라운 일이다.
아무래도 레퍼런스가 많다 보니, 아는만큼 보인다. 모르고 봐도 재미있지만, 스탠리 큐브릭의 [샤이닝]은 찾아보고 가면 괜찮을 듯. 최소한 하이라이트만이라도...
스필버그 감독님, 만수무강하시고 영화 많이 만들어 주세요.
웨스트사이드스토리랑 레너드 번스타인 전기영화 둘 다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http://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96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