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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IS 토니 디노조의 파란만장 연애사

사내연애의 저주

by 겨울달

바람둥이 같아 보이는 아주 특별한 NCIS 특수요원 앤서니 “토니” 디노조. 하지만 NCIS 전체를 놓고 보면 디노조만큼 파란만장하게 연애한 사람이 없죠. 게다가 여자 심금이란 심금은 다 울린 것처럼 보여도 사실 이 사람만큼 떠나는 사람을 위해 슬퍼한 사람도 없어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한방에 정리하는 디노조의 파란만장 연애사.


※ 부제에 주목해 주세요.


※ 모쪼록 스포 조심하세요.


1. 케이틀린 토드 (NCIS Special Agent Caitlin Todd)

From 'NCIS' / ⓒCBS / via Tumblr

1시즌 1편, 첫 만남부터 아옹다옹. 토니와 케이트는 연인보다는 남매 같은 느낌이 강했었죠. 잘 어울리긴 했는데 어느 시점까진 정말 남녀 느낌 따윈 1그램도 없었죠. 하지만 두 사람이 의문의 하얀 가루를 마셨을 때(2x22 SWAK) 격리시설에서 두 사람이 진지하게 미래와 꿈에 대해서 이야기했었죠.


From 'NCIS' / ⓒCBS / via Tumblr

케이트가 죽지 않았다면, 사샤 알렉산더가 하차하지 않았다면 토니와 케이트 두 사람은 아마 맺어졌을 거예요. 두 사람의 (아마도 가능했던) 미래는 깁스가 사경을 헤매던 200회 에피소드(9x14 Life Before His Eyes)에서 봤던 환상에 나오는데, 둘은 결혼해서 아이도 낳고 행복하게 살죠. 하지만 케이트는 (총 맞아) 죽었고요… 환상은 환상으로 남았습니다.



2. 잔 베누아 (Dr. Jeanne Benoit)


From NCIS / ⓒCBS / via Zoom Cinema

토니가 4시즌 때 사귄 여자친구, 아름답고 유능한 의사 선생님. 이때 토니가 다른 사람들과 달리 진도를 '천천히' 나가는 것이 좀 의아하긴 했었어요. 다른 여자들과 다르게 정성을 가득 쏟으며 '잘 되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노력했었죠. 사랑한다는 말도 아끼고 아끼다가 겨우 말하고, 여자친구와의 옛 남자친구와의 대면에서도 진심을 다했고요.


From NCIS / ⓒCBS / via TVBuzer

하지만 이 관계는 처음부터 거짓이었죠. 잔은 무기거래상 르네 베누아(=라 그루누이)의 딸로, 토니는 르네 베누아를 쫓기 위해서 위장잠입을 한 것이니, 잘 될 리가 없죠. 물론 시작이 좋았다면 끝까지 좋았을 수도 있었어요. 임무이긴 했지만 토니는 잔을 진심으로 좋아했으니까요. 잔은 토니의 진짜 정체를 알게 되면서 배신감을 느끼고, 카드 한 장만 달랑 남기고 워싱턴을 떠납니다.

그리고 르네 베누아가 살해되고 난 후 다시 만난 두 사람. 잔이 토니에게 '자신에게 진심이었는지' 물었을 때 토니가 ‘아니’라고 답하고, 잔은 '당신을 만난 적이 없으면 좋았겠어'라고 말하죠. 이때 진짜 마음이 아팠어요. 토니 어떡해



3. EJ 배럿 (NCIS Special Agent Erica Jane Barrett)

From NCIS / ⓒCBS / via TVLine

어느 순간부터 토니와 지바의 관계가 동료 이상으로 갈 거라는 기대가 뭉게뭉게 피어올랐으나, 좀처럼 맺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제작진도 커플을 쉽게 만들진 않으려는 심산이었는지 8시즌에는 서로 다른 사람들과 짝을 지어줍니다. 그렇게 토니가 8시즌 중에 만난 EJ는… 사실 정식으로 사귄 건 아니(라고 주장하고 싶)죠. 일단 자는 사이는 맞는데, 두 사람은 일적인 면에서는 충돌이 많았습니다. 정확히는 토니의 상관인 깁스와 EJ가 갈등을 빚으면서, 토니가 중간에서 곤란해지기도 했죠. 하지만 두 사람은 진지한 관계로 발전하지 않은 채 8시즌에서 헤어집니다. 9시즌에 EJ의 팀이 큰 위기를 겪을 때 깁스네 팀이 도와주면서 다시 등장하지만, EJ와 토니와는 더 이상 예전과 같은 사이로 지내지는 않습니다.



4. 지바 다비드 (NCIS Special Agent Ziva David)

From NCIS / ⓒCBS / via Zap2It

지바… 지바… 저 눈물 좀 닦고 시작할게요.

이 글의 부제, '사내연애의 저주' 하면 토니와 지바를 빼놓을 수가 없죠.

커플 이름(Tiva)까지 나왔는데! 이제 맺어질 만할 정도로 떡밥까지 다 뿌려놨는데!!! 왜!!!!

위키피디아에 따로 페이지까지 만들 정도로(링크) 열심히 응원했으나 결국 NCIS 사내연애의 저주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지바는 3시즌, 케이트를 죽게 만든 아리 하스와리를 쫓는 모사드 요원으로 출연해 NCIS와 인연을 맺었습니다. 지바는 아리의 여동생이었고, 모사드 부국장 일라이 다비드의 딸입니다. 그리고 당시 NCIS 국장이었던 제니 쉐퍼드의 허가 아래 NCIS-모사드 연락관으로 깁스의 팀에서 활동하면서, 낯선 땅 미국에서 적응해 나가죠. 깁스와는 마치 아버지와 딸 같았고, 맥기와는 손발 잘 맞는 끈끈한 동료였습니다. 그러면 토니는? 토니는???


From NCIS / ⓒCBS / via Tumblr

두 사람은 고양이와 쥐 같은 관계였어요. 정확히는 쥐를 한 코너에 몰고 거드름 피우는 고양이와 그때를 기회삼아 한 번에 확 달려드는 쥐?ㅋㅋ 그래도 지바의 어색한 영어 표현을 일일이 다 고쳐주는 사람도 토니였고, 지바의 기분을 가장 먼저 알아채고 먼저 호들갑 떨어주는 사람도 토니였고요. 지바가 스파이로 몰릴 때 가장 강력하게 변호했던 사람도 토니였고, 심지어 납치되었을 때도! 가장 적극적으로 그녀를 구하려 했던 것도 토니였어요. 이렇게 써놓고 보니 토니 디노조 뭔가 참 많이 하긴 했네.


지바는 다른 팀원들이나 애비, 덕키 박사님에게도 그렇지만, 토니에게 가장 많이 의지했던 것 같아요. 토니의 짖궂은 장난도 센스 있게 받아치며 쿵짝도 맞춰주고, 잔에 대한 감정으로 괴로워할 때 위로해 주기도 하고요. 두 사람의 관계는 납치와 구출 이후, 서로 다른 사람을 만나고 헤어져도(이건 왜 한 건지 아직도 의문) 서서히, 아주 서서히 (너무느려!) 가까워집니다.


두 사람의 관계가 이렇게 굼벵이 걸음이었던 이유가 다른 사람이 있어서라면 차라리 낫죠. 둘은 상처받은 마음에 대한 치유가 없이는 연인으로 진전될 수 없었습니다 두 사람 다 정말 사랑하는 사람을 앞에 두고도 서로에게 충실한 관계가 되는 것에 공포를 느낀 것도 있고요. 지바의 경우 암살자로서 사람을 마구 죽였던 과거를 토니에게는 모두 드러내고 싶지 않았던 것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아가고, 중요한 순간순간마다 항상 곁에서 함께 합니다.


10시즌, 지바의 아버지 일라이 다비드가 사망하자, 토니는 상심한 지바를 위로해주고, 아버지를 죽인 자를 쫓아서 함께 독일로 향하죠. 두 사람은 범인을 사살하는 데 성공하지만, 작전 중 차 사고를 당하게 됩니다. 지바는 이스라엘에서 요양을 하는데, 그 사이에 다른 남자와 잡니다(음...). 그 사실은 국방부 수사관이 지바를 심문하는 과정에서 드러나고, 심문을 지켜보던 토니는 배신감을 느낍니다. 지바는 외로워서 그런 것이라 변명하지만, '넌 혼자가 아니야'라며 지바를 위로했던 토니에게는 그게 더 큰 상처가 되죠. 두 사람은 '친구를 잃기는 싫다'며 화해합니다. 글쎄요, 이미 두 사람의 관계는 친구나 동료라는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관계가 되어버렸는데요. 그럼 이제 맺어지는 거야? 둘이 사귀는 거야?


11시즌 방영 전인 2013년 7월, 코테 드 파블로가 NCIS에서 하차한다는 소식이 전해집니다. 이제 맺어지는 것 같더니! 왜!!

sticker sticker

전 세계 티바 팬들의 절망을 위로하듯, 제작진은 11시즌 1, 2편을 '지바를 찾는 토니'의 이야기로 채우죠. 자신이 태어난 이스라엘의 한 농장에서 자기 자신과 과거의 모습을 깊게 생각했던 지바는, 4개월간 그녀를 찾기 위해 헤매고 다닌 토니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에 계속 남기로 합니다.


From NCIS / ⓒCBS / via Tumblr

서로의 감정에 솔직했던 이 순간... 이걸 위해서 기다려왔던 티바 팬들 몸에서 사리나올 거예요..


이 이후로 뭔가 더 있을 거라고 기대했는데, 설마 뭔가 없겠어 생각했는데… 음? 정말 아무것도 없네?

지바를 다시 나오게 해달라는 청원은 매 시즌마다 들어가고 있고 제작진 또한 지바의 재등장에 대해 매 시즌 고려하고 있으나… 재등장 가능성은 굉장히 낮습니다. 게다가 지바가 하차한 이후 토니의 러브라인 또한 소식이 없다는 게 안타깝습니다. 이러면 정말 자기 인생이라는 걸 살지 못한 채로 몇십 년을 NCIS에 쏟아부은 게 되잖아요. 자유로운 영혼 토니 디노조가!!


토니의 파란만장한 연애사를 보면서 느끼는 게 있습니다.

커플을 만들 거면 빨리빨리 맺어주자. 시간 끌다가는 썸만 타다가 드라마가 끝날 수도 있습니다...


아쉬운 마음에 유튜브에서 많이 퍼져 있는 팬 뮤비를 링크합니다. 8년간의 수많은 순간을 잘 편집해 놨네요. 역시 나만 아쉬운 게 아니었어...


https://youtu.be/i97l89Xgz0w

8 Years of Tony & Zi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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